간경변·간염 등 간질환자 중 항체 없을땐 백신 접종해야

■ 의료계 준비 과제

 지난 1년간 급성 A형간염으로 인한 사망례는 13건, 이식례는 50~60여건에 달한다. 일차의료기관에서 중요히 여기지 않고 대증치료를 받으며 몇차례 타병원으로 전원된 환자가 결국 급성 간부전으로 이식대기자에 올랐으나 시기를 맞추지 못해 사망한 사례도 있다.

 이처럼 급성 A형간염은 간단한 질병만은 아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일부 임상의들은 스쳐 지나가는 감기처럼 "만만한 질병"으로 여기는 경향이 짙다. 이에 대한 의사교육이 필요하다.

 고위험군에 대한 개념도 없는 상태다. 일선에서 임상의가 접할 수 있는 위험군인 간경변, 간염, 기타 간질환 환자는 A형간염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없을 경우 백신을 접종토록 해야 한다.

 수혈 및 혈장제제를 통한 감염 예방도 필요하다. A형간염바이러스는 B, C형 바이러스와 달리 지질막이 없어 SD공법(바이러스의 지질막을 용해시키는 방법)만으로는 제거가 어렵다.

 제거를 위해서는 초여과법 등 추가적인 공정이 요구되나 국내 대부분의 혈장제제는 이같은 공정을 거치지 않는다. 그렇기에 전문가들은 정기적으로 혈장제제 투여가 필요한 혈우병 등의 환자는 A형간염 백신을 반드시 접종할 것을 권고해야 한다.

 간 전문가들은 "의사가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한다. 한편 대한간학회는 의협과 공동으로 의사 홍보를 위한 A형간염 예방가이드라인을 22일 발표할 예정이다.


전국민·고위험군 접종 사업후 발생률 "뚝"
아일랜드 연구, 면역인구 45% 이하일 때 가장 비용효과적


외국의 현황

 아일랜드에서 이루어진 A형간염 예방의 비용효과 분석 결과를 보면 예방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의료비용은 가장 낮았고, 감염률은 가장 높았다.

 백신은 면역인구가 45% 이하일 때 가장 효과적이었고, 비예방시와 비교시 감염률을 98% 감소시켰다.

 백신 전 스크리닝은 면역인구가 45% 이상일 때 가장 비용효과적이었다(AJF 2000;95:223).

 한편 면역글로불린을 이용한 수도면역의 방어율은 85%였고 3ml 접종시마다 3개월간 면역력이 지속됐다.

 아일랜드의 A형간염 발생률은 0.01%였고, 20대 환자중 불현성 감염자는 20%였다. 현성 감염자의 50%가 경증이었고, 중등도, 중증, 전격성 간질환은 각각 30%, 19.9%, 0.1%였다. 2000년 아일랜드의 GNP는 2만4371달러였고, 연구에 이용된 하브릭스의 가격은 당시 도즈당 60.96루블(13만원 수준), 백신전 항체검사 비용은 55루블(12만원 수준)이었다. 우리나라에서 항체검사 비용은 1만원 정도이다.

 현재 미국, 이탈리아, 이스라엘, 바레인 등은 만 2세 이상 신생아 전원에 백신을 접종하고 있으며, 호주, 중국, 스페인은 발생률이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이같은 백신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사업 시작 후 고작 몇 년이 지난 후부터 전 인구의 발생률이 감소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미국의 경우 급성 바이러스성 감염은 NNDSS(CDC의 관리질병조사시스템)를 통해 정부와 주 보건당국을 거쳐 질병관리본부로 자발적으로 보고된다. 미국 보건당국이 2007년 급성 간염 발생률을 과거와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급성 A형간염 발생률은 1995년 인구 10만명당 12건에서 2007년 1명으로 92% 감소했다.

 감소율은 1999년부터 소아에 루틴백신(전인구 백신)을 권고해 온 주에서 가장 두드러졌다(MMWR 2009;58:1).

 보고서를 작성한 질병관리본부 측은 2006년 발효된 1~2세 모든 소아를 대상으로 한 루틴백신 확대 권고안이 향후 A형간염 감염률을 더욱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신 없어서 못맞아"이달말께 공급 재개
감염경로 차단·위생수칙 홍보해야

■A형간염 예방 어떻게
 A형간염 백신은 면역원성이 매우 높아서 1회 접종만으로도 95% 이상에서 높은 항체가가 생성되고 6~18개월에 추가접종을 하면 장기간의 방어능력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모체로부터 넘어 온 항체를 가지는 2세 미만의 어린이, HIV 감염자, 만성 간질환자나 고령의 환자에서는 면역원성이 감소한다.

 그러나 현재 시중에서 성인용 A형간염 백신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질병관리본부가 올들어 보도자료와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발생률 증가와 백신접종 필요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해 왔다. 그 결과 백신의 수요가 폭증해 이같은 사태가 발생한 것. 백신공급은 7월말에 재개될 예정이다.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백신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감염경로 차단과 위생수칙 준수도 필요하다. 정부는 급식 및 군인 대상 식단을 끓인 음식으로 구성할 것을 권고한다. 개인의 경우 가장 쉬운 방법인 손씻기가 강조되고 있다.

 확진 환자와의 접촉, 동거 등 감염이 의심되면 즉각적인 사후 예방을 고려할 수 있다. 면역글로불린을 이용한 수동면역은 노출 후 2주 이내 접종시 85%의 환자에서 A형간염을 예방하는 효과를 가진다. 국내에서 면역글로불린은 고가에 유통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A형간염 면역글로불린이 사후예방에 있어 백신보다 우수하기는 하지만 둘 다 매우 효과적이라는 연구들도 보고되고 있다(Cleve Clin J Med 2008;75:402).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처럼 면역글로불린 이용이 용이하지 않은 프랑스는 감염 후 7일 이내에 즉각적인 백신접종을 고려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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