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 발생 빈도 증가"·"여성 골절 위험" 재확인

 
"적절히 선택된 환자에게 사용할 경우, 로시글리타존은 전반적으로 심혈관 관련 유병 또는 사망률 증가 위험을 수반하지 않는다."

 "현재까지 알려진 금기 및 경고사항이 지켜지는 한에서, 의사들은 당뇨병 환자에게 로시글리타존을 처방하는데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될 것이다."

 미국당뇨병학회(ADA)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RECORD" 최종결과에 대해 연구팀이 이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연구 자체의 결론은 "심부전이나 골절위험이 확인된 반면, 전반적인 심혈관 유병 및 사망률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언급은 해당 결과를 임상에서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할 것이냐에 대한 방향까지 내포하고 있다.

 포괄적 결론은 크게 두부분으로 나눠 해석된다. 우선, 논란의 핵심이었던 로시글라타존의 심혈관 부작용 위험과 관련해 "RECORD" 최종결과가 큰 틀의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전반적인 심혈관사건 발생 및 사망위험과 관련 기존 표준요법 대비 로시글리타존의 비열등성이 입증되면서, 이 약을 당뇨병 환자에게 쓸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구팀의 결론에는 단서조항 역시 제시돼 있다. 기존 약물라벨에 명시된 경고사항이 준수됨을 전제로 위험 대비 혜택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환자에 대한 적절한 선택이 선결돼야 한다는 것.

 ▲일차종료점 비열등성 입증

 연구팀은 왜·어떻게 이같은 결론에 도달했으며, 그 논리는 타당한 것일까? "RECORD" 최종결과의 면면을 집중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연구의 목적은 로시글라타존의 "전반적인(overall)" 심혈관 관련 안전성 검증이었다. 일차 타깃을 심혈관 원인 입원 및 사망의 복합종료점으로 삼은 것도 이 때문. 구체적인 목표는 심혈관 부작용에 있어 로시글리타존 추가요법이 메트포르민·설포닐우레아계 병용과 비교해 비열등함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로시글리타존군의 일차종료점 위험비(Hazard Ratio, 이하 HR) 최고점이 1.20(상대위험도 20%)을 넘지 않으면 비열등함이 입증되는 것으로 사전규정해 놓았다.

 5년 시점에서 로시글라존의 대조군 대비 일차종료점 HR은 0.99(CI 0.85-1.16)로 비열등 조건을 만족시켰다.

 P값이 0.93으로 양군의 발생빈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음을 의미한다. 개별 심혈관사건 역시 같았다.

MACE로 불리는 주요 심혈관사건(심혈관 사망·심근경색·뇌졸중) 복합빈도를 비롯해 각각의 발생률 모두 양군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특히, 심근경색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들은 오히려 로시글리타존군의 빈도가 근소하지만 보다 적게 나타났다. 하지만, 일차종료점 구성요인의 개별분석은 본래의 연구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통계적 검증력(statistical power)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일부 부작용 위험 재확인

 현재 로시글리타존은 심부전 환자에게 권고되지 않는다. "ADOPT" 연구에서는 여성 환자의 골절위험이 보고됐다. "RECORD" 최종결과는 이상의 두가지 위험을 재확인 했다.

 로시글리타존군의 심부전 발생빈도가 대조군 대비 2배 가량 높았다(HR 2.10, P=0.0010). 로시글리타존군의 골절은 상지(upper limb)와 하지 원위부(distal lower limb) 병변을 중심으로 주로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

 심혈관 위험인자와 관련해서는 당화혈색소(A1C)와 HDL 콜레스테롤 조절능력이 로시글리타존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는 점이 주목된다(P<0.00001). 하지만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로시글리타존군의 감소 정도가 덜했으며(p=0.0001), 체중은 대조군에서 감소하거나 변화가 없었던 반면 로시글리타존군은 증가했다(p<0.0001).

 ▲"심근경색" 결론 못내려

 연구팀은 "Lancet" 6월 5일자 온라인판 보고서에서 "여타 혈당강하제와 비교해 로시글리타존이 다소간 심근경색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점을 배제하는데 필요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밝혔다.

개별분석에서 로시글리타존군의 심근경색 HR이 1.14(CI 0.80-1.63, P=0.47)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으나,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로시글리타존과 심근경색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결론 도출이 어렵다(inconclusive)"는 견해를 밝혔다.

 하위그룹 분석결과 역시 주목할 만 하다. 성별·연령·당뇨병 이환기간·체중 등에 따라 구분한 여타 하위그룹에서는 양그룹의 일차종료점 발생빈도 차이가 그다지 부각되지 않았다.

그런데 허혈성 심질환 병력자 그룹에서 로시글리타존군의 HR이 1.26(CI 0.95-1.98, P=0.055, 상대위험도 26%)으로,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으나, 심혈관사건 위험 증가의 잠재적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상 두가지 요인을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로시글리타존 처방에 있어 심혈관 합병증이 발생했거나 위험이 높은 당뇨병 환자의 경우 "RECORD" 연구의 시그널을 고려해 주의 깊은 선택이 요구되는 것 아니냐는 견해를 전하고 있다.

 ▲BARI 2D 연구

 "BARI 2D" 연구는 당뇨병을 동반한 안정형 심질환 환자에서 최적 약물요법과 혈관재형성술+약물요법의 심혈관사건 예방효과를 검증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하지만, 연구는 또 다른 방편으로 인슐린을 제공해 주는 약물요법(insulin-provision therapy)과 인슐린저항성 조절에 관여하는 약물요법(insulin-sensitization therapy)의 혜택도 비교했다.

 인슐린저항성 개선 약물요법에는 로시글리타존이 포함됐다. 결과는 두그룹의 생존율(87.9 대 88.2%, P=0.89)과 주요 심혈관사건이 발생하지 않은 비율(75.4 대 77.7%, P=0.13) 모두 대등하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통해 심혈관 부작용 논란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는 로시글리타존이 심혈관 혜택의 이점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여타 약물요법과 비교해 대등한 개선효과를 보였다는 것 만으로도 그간의 의혹을 씻는데 단초가 제공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RECORD 연구
Rosiglitazone Evaluated for
Cardiovascular Outcomes in
Oral Agent Combination Therapy
for Type 2 Diabetes

■ 목적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로시글리타존 추가요법의 심혈관 임상결과(outcomes) 및 안전성을 검증키 위함이었다.

■ 방법

 메트포르민 또는 설포닐우레아계 단일요법으로 치료받고 있는 제2형당뇨병 환자 4447명을 대상으로 했다. 환자들의 평균 A1C 수치는 7.9%였으며, 단일요법에 로시글리타존을 추가한 그룹(이하 로시글리타존군, 2220명) 또는 두 단일요법의 병용 그룹(이하 대조군, 2227명)으로 나눠 평균 5.5년간의 치료·관찰이 진행됐다. 일차종료점은 심혈관 원인의 입원 또는 사망으로 삼았다.

■ 결과

 양그룹의 일차종료점 발생은 321 대 323명으로 로시글리타존군의 대조군 대비 위험비가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HR 0.99, p=0.93). 개별요인 분석에서 로시글리타존군의 위험비는 모든 원인의 사망(HR 0.86, p=0.19), 심혈관 원인 사망(HR 0.84, p=0.32), 심근경색(HR 1.14, p=0.47), 뇌졸중(HR 0.72, p=0.10), 주요 심혈관사건(MACE, HR 0.93, p=0.50) 모두에서 통계적 유의성이 확보되지 않았다.

 심부전의 경우 로시글리타존군의 빈도가 61명으로 대조군(29명) 대비 유의하게 높은 수치를 보였다(HR 2.10, p=0.0010). 골절위험은 상지(upper limb)와 하지 원위부(distal lower limb)를 주병변으로 로시글타존군에서 더 많이 나타났으며(RR 1.57, p<0.0001), 주로 여성에서 확인됐다.

 A1C 조절 정도는 로시글리타존군이 우수한 효과를 드러냈다.

■ 결론

 연구팀은 심근경색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에 대한 데이터가 확정적이지는 못하지만(inconclusive), 로시글리타존은 여타 표준 혈당강하제와 비교해 전반적인 심혈관 유병 또는 사망률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심부전과 일부 골절위험(주로 여성에서) 증가가 이번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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