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C "계절성 인플루엔자 결합땐 위험도 높아질 것"
SAGE "신종플루 예방 위해 백신 1인당 1도스 이상 필요"


 신종인플루엔자 A형 H1N1(신종플루)이 시간이 지나면서 기세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경고수준을 아직 6단계로 올리지 않고 있지만 신종플루 감염자가 1만명을 넘어서면서 상황의 심각성은 6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게다가 계절성 인플루엔자가 항바이러스제에 대한 내성을 획득해가며 위험도를 높여가고 있어 이전부터 제기됐던 두 바이러스의 접촉 및 합성 여부와 함께 백신생산의 방향에 보건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계절성 인플루엔자가 오셀타미비어(oseltamivir, Tamiflu), 자나미비어(zanamivir, Relenza) 등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항바이러스제에 내성을 띄고 있다고 발표했다.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 중이지만 대부분의 계절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들이 예상보다 사람들의 증상을 악화시키고 있어 신종플루와 합성될 경우의 여파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다.

 신종플루가 계절성 인플루엔자와 섞였을 때 증상이 더 심각해 질 수 있다는 의견들인 이미 제시된 바 있지만 현재의 치료제에 내성을 띈 계절성 인플루엔자와 합성할 경우 예상을 웃도는 영향력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잠재적인 위험도가 높아지면서 백신에 대한 주목도도 더 높아져가고 있다. 하지만 백신 생산 문제도 미로에 갇혀 있다.

 백신 생산에 있어서 신종플루와 계절성 인플루엔자와의 비중 문제는 경고수준이 5단계로 설정됐을 때부터 언급돼 왔지만, 지난 18~22일 열린 세계보건총회에서도 명확한 답은 제시되지 않았다.

 신종플루 백신 생산에서 제기되는 가장 큰 문제들은 백신의 필요성에 대한 입증과 팬데믹으로 발전했을 때 충분한 양이 수급될 수 있는가다. 이번 세계보건총회에서 30개의 백신제조사와 진행한 논의에서도 이 문제는 여전히 화두였다.
 마가렛 챈 WHO 사무총장은 현재 가장 최고의 상태로 연간 생산가능한 백신 수는 약 49억 도스(dose)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백신제조사 모두 필요한 백신의 수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답하지 못하는 상황. 챈 사무총장은 "신종플루에 대한 면역력을 얻기 위해 1인당 1도스 이상이 필요하거나 계절성 독감이 지속될 경우에는 상당히 부족할 것"이라 전망했다.

 WHO 전략 자문위원회(Strategic Advisory Group of Experts, SAGE)는 권장사항 보고서에서 "기존의 계절성 인플루엔자와 같은 백신 적응증으로는 충분한 면역을 얻기 힘들고 안전성 문제도 명확하지 않다"며 지금 시점에서 이 문제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은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신종플루에 대한 면역이 없는만큼 적정 수준의 예방을 위해서는 1인 당 2도스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신 생산에 대한 예상 시기도 연장됐다.

 SAGE는 보고서에서 백신의 대규모 생산체계 확보 예상기간을 7월 중순으로 발표해 기존 기존 5월 말보다 연장된 예상기간을 제시했다.

총회에서 WHO는 백신이 실질적으로 시장에 공급될 때까지는 동물시험 후 사용승인을 위한 인체대상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4~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제약회사들은 백신 생산 자체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계절성 인플루엔자를 배제한 상태에서 신종플루에 대한 백신만 생산해야 하는가"다.

미국보건복지부(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세벨러스(Kathleen Sebulius) 장관은 우선 계절성 인플루엔자 백신을 생산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직 신종플루 백신의 필요성과 접종대상자 등 세부사항들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SAGE도 보고서에서 최대한 빨리 백신을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하도록 권장하는 한편 남반구의 계절성 인플루엔자 백신의 생산을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신종플루에 대한 면역력을 얻기 위한 필요 도스량은 추후 몇주간의 자료에서 확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총회에서 몇몇 국가들은 6단계 팬데믹 선언은 세계적으로 사회·경제적 패닉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WHO가 경고수준에 대한 기준을 전파력이 아니라 치사율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21일 현재 신종플루 감염국가는 41개국으로 감염자 1만1034명, 사망자는 85명으로 집계됐다.



빈곤국들 팬데믹이 두려워
선진국 비해 인력 등 대처법 부족…지원 요청

 "이번 신종플루가 부유한 국가에서 시작된 것은 행운이다." 세계보건 총회에서 아프리카 지역 통가의 탕기(Vilami Tangi) 보건장관은 이 문장으로 아프리카를 비롯한 가난한 국가들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의료인력과 연구소, 비축약물, 백신생산시설 등 팬데믹의 발발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이 부족하다는 점을 단적으로 표현했다.

 세계보건총회에서 신종플루의 심각성과 백신생산에 대한 논의들이 진행되는 가운데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 국가들은 팬데믹 대비를 위한 원조가 필요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이지리아 대표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신종플루 대비에 많은 장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플루 자체는 경증 증상들을 일으키지만 AIDS나 다른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아프리카 국가들이 준비체계를 갖추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우선 멀었다며 원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태국 대표는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인해 항바이러스제 등의 약물들이 경제적 빈국들이 감당하기 힘든 가격으로 제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번 회의의 의장인 실바(Nimal Siripala de Silva) 스리랑카 보건부장관은 "신종플루의 관리는 정확하고 공평하게 진행되야 한다"고 지적했고, 챈 사무총장도 "신종플루의 팬데믹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단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개발도상국들의 보호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캐나다와 미국은 신종플루의 전파와 자본과 진단 등의 기술 원조를 약속했다.

 파키스탄의 경우 현재 전염병 감시시스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항바이러스제 필요물량 구축 등에 소요되는 360만달러를 CDC에서 원조받고 있다.

 또한 총회에서는 6개의 백신제조사가 약 10%의 백신을 가난한 국가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혔고, 8개 제조사는 기부하는 방안에 대해서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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