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은 질병"…치료 필요성 인식 점차 확대
의지만으로 어려울 땐 약물 처방도 고려를


각종 사망 주원인 흡연

 흡연은 단일요인으로는 암 사망률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특히 폐암은 흡연과의 인과관계가 잘 밝혀져 있는 암으로서 역학연구들은 폐암 사망자의 90%가 흡연에 의한 것임을 밝히고 있다.

또,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의 20%는 흡연이 원인이고, 뇌혈관질환에 의한 뇌출혈 및 뇌경색에 의한 사망의 15%가 흡연 때문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도 80%는 흡연이 주 원인이다.

 그 밖에 수 많은 연구를 통해 흡연이 혈관, 종양, 호흡기질환 등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알려져 왔다.

흡연은 사망 뿐 아니라 삶의 질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으며, 지난 4월말에는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흡연이 신장의 기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신부전의 위험도를 크게 증가시키는 단백뇨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몇년전 부터 흡연은 질병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실제로 미국 정신과의사들의 질병진단 목록 DSM-IV에서는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흡연문제 의사가 나서야

 자신이 담배를 피우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흡연을 하는 사람이 전체 흡연자의 3분의 2에 달한다. 담배를 끊겠다고 선언하고도 실패하기를 여러번 반복하는 사람은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의사들이 흡연문제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아직 정착되고 있지는 못하다.

그러나, 의사의 금연 권고는 매우 효과적이다. 병원을 찾는 시점은 건강에 관심이 많은 시기이므로 의사의 권고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실제로 의사의 금연 권고시 금연 성공률은 10배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Ho Lee, J KoreanAcad Fam Med 2005;27).

 흡연자들에게는 금연 동기 부여와 행동요법 및 상담이 필요하며 금연의지가 있는 이들에게는 약물요법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약물요법으로는 니코틴패취와 항우울제가 주로 이용되는데 비전형적인 항우울제인 부프로피온 서방형제제(Bupropion Sustained-Release)를 처방한 경우 금연후 흡연충동과 감정적 동요가 적다고 알려져 있다.

부프로피온 금연 효과


 FDA가 금연보조요법으로 승인한 염산부프로피온(Bupropion Hcl 150mg) 은 미국 보건의료연구소(AHRQ)가 금연치료 1차 약물로 권장하고 있다. 부프로피온의 금연 효과에 대해 6개월 이상 추적한 무작위 연구는 수십 건에 달한다.

이들 연구들은 부프로피온의 처방 6개월 후 금연율은 25~49%까지 보고하고 있는데, 이는 위약군보다 2배에 달하는 것이다.

 또한 근로현장에서 금연사업을 실시한 연구에서는 부프로피온의 단독요법은 근로자의 흡연에 따른 비용 발생을 가장 많이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Prev Med 2000 Mar;30(3):209-16).

 금연 후 체중증가를 호소하는 경우는 흔하다. 금연에 따른 체중증가가 예상되는 흡연자는 나이가 어리고 사회경제적인 지위가 낮으며 중증 흡연자라고 보고되고 있다.

 18~65세 흡연자 85명을 대상으로 위약군과 varenicline 0.3㎎ 1일 1회 요법, varenicline 1.0㎎ 1일 1회 요법, varenicline 1.0㎎ 1일 2회 요법, 부프로피온 서방형제제 150㎎ 1일 2회 요법군으로 나누어 7주간 비교임상을 실시한 결과 체중증가는 각각 +4㎏, +2.47㎏, +2.14㎏, +1.96㎏, +1.68㎏으로 나타나 부프로피온의 체중 증가 억제에 있어 가장 효과적이었다(Arch Intern Med. 2006 Aug 14-28;166(15).

 복지부가 실시한 2008년 하반기 성인흡연실태 조사 결과에서 만19세 이상 성인의 흡연율은 22.3%로 남자 40.9%, 여자 4.1%로 나타났다. 국가적으로도 금연종합대책을 마련하고, 금연콜센터(1544-9030)를 운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제 국민 건강을 위해 의사들이 금연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환자가 병원을 방문했을 때 흡연 여부를 물어보고 금연을 권하고 금연을 도와줘야 한다.

금연을 위해 스스로 의사를 찾는 경우는 아직까지 많지 않으므로 환자가 병원을 찾았을 때 금연도 치료받을 수 있음을 알 수 있도록 우선 원내에 포스터 등 금연진료 안내문을 부착하는 것이 필요하다.


"금연 약 있는지 모르는 환자 많다"

대기실서 볼 수 있게 진료안내문 부착을

금연진료 개원의 김 원 용 용피부과원장

 지난해 부터 금연 진료를 시작한 김원용 원장(용피부과)은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금연도 치료를 통해 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도록 홍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연을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는 많지 않은 만큼 대기실에서 기다리다가 볼 수 있도록 안내문이나 포스터를 부착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할 일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에 따르면 안내문을 보고 진료실에 들어온 흡연자들의 경우 자연스럽게 담배문제를 호소한다. 이런 환자에게 약물치료를 권하면 담배를 끊도록 도와주는 약물이 있는 지는 몰랐다며 매우 반가워한다.

최근 발매된 금연보조제들은 복용이 간편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호응도 높은 편이다. 패취같은 것은 사실상 한계가 있고 떼어낸 후 재흡연하는 경우도 많다.

 금연을 원하는 환자들은 건강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는 40, 50대가 많은 편이고, 자녀의 금연을 상담하는 부모들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 금연 의지가 약해질 수 있으므로 의지를 다시 강화시켜주기 위한 의사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원장의 생각이다.

 김 원장은 정부에서도 금연을 확대하기 위한 홍보나 캠페인이 더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의 의지로 어렵다면 약물을 통해서라도 금연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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