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표적치료" 미래 모습 본다

 우리나라에서 간암은 암 사망 원인 2위로 이는 OECD 가입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또 간암과 간질환을 하나로 볼 경우 40~50대 사망원인 1위다. 간암으로 사망하는 환자는 일 년에 무려 1만 명에 달한다.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간, 병이 진전되기까지 뚜렷한 증상이 없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기 때문에 사망률이 높은 장기이다.

그러나 분자표적치료 및 방사선치료 등 새로운 치료방법이 진화되면서 과거 간엽 절제술이나 간 이식 등 외과적 치료에만 의존했던 것에서 간암 치료의 선택의 폭이 다양해졌고 더불어 간암의 생존율도 향상되고 있다. 그 중에서 최근 간암 치료의 화두는 표적치료다.

 최적의 간암 표적치료에 대한 최신지견 및 세계적 석학들의 강연을 들을 수 있는 국제심포지엄이 세브란스병원 연세간암전문클리닉(이하 YLCSC, Yonsei Liver Cancer Special Clinic)의 주최로 내달 13일 세브란스병원 종합관에서 열린다.

 YLCSC 개설 이래 4번째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간암 표적치료의 최신 동향을 다룰 예정으로 분자표적치료와 방사선동위원소치료, 중재적방사선치료 등 크게 세 가지의 주제로 간암 치료에 대한 심도 깊은 학술적 교류의 장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분자표적치료를 주제로 연세대 박용남 교수가 "줄기/전구세포의 특징과 간암"에 대해, 국립암센터 박중원 간암센터장이 "분자표적치료의 현재"를, 간암 분자치료의 대가인 독일의 피터 갈렌 박사는 "분자표적치료의 미래"에 대해 강연를 펼친다.

이어 일본 구르메대학의 타쿠지 토리무라 간암센터장은 "VEGF 억제를 통한 간암의 혈관생성억제 치료"에 강연한다.

 오후 세션에서는 방사선을 이용한 국소적 표적치료와 중재적 접근에 의한 간암 치료에 대한 논의가 펼쳐진다.

 우선 구미권에서는 최초로 간암에서 방사선 치료를 도입한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라우라 도슨 교수가 "이미지 유도 방사선 치료"에 대해, 태국국립대학의 재슨 쳉 교수가 "간암에 있어서 방사선 효과증진물질의 효과"에 대해 강의한다. 연세의대 성진실 교수는 "간암의 방사선치료에 있어서 도전과 희망"이라는 주제로 방사선치료의 가능성에 대한 강연을 펼친다.

 특별강연으로는 방사선 동위원소를 이용한 간암치료가 마련돼 있다.

 연세의대 이종태 교수가 "침과 관을 이용한 홀미움의 간암 치료"를 주제로 특강을 펼칠 예정으로 이 교수는 세계 최초로 방사성동위원소 I-131 리피오돌(lipiodol)을 이용한 치료 및 온열요법을 시도했으며 1998년부터 국내서 개발된 방사성동위원소 홀미움을 이용한 간암 치료 및 임상 실적으로 미국암연구학회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정년퇴임을 앞둔 이 교수가 간암 치료에 남긴 업적을 기리는 의미의 심포지엄이기도 하다.

 마지막 세션으로는 중재적 접근을 통한 표적치료에 대한 강의가 펼쳐진다. 연세의대 이광훈 교수는 "중재적 접근을 통한 간암의 비외과적 치료"에 대해,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의 리아드 살렘 교수는 "방사성동위원소(이트리움)에 의한 동맥방사선 치료"를 소개한다.

간동맥 내로 방사성동위원소를 주입하는 동맥방사선 치료는 최근 대두되는 간암 치료기법으로 살렘 교수는 이 분야 최고 권위자다. 국내서는 현재 간동맥 방사선 치료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연세간암클리닉 한광협 팀장은 "향후 동맥 내 방사선 동위원소 치료가 간암 치료의 새로운 개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광 협 간암클리닉 팀장

"조기검진·다각적 치료 생존율 높여"

 한광협(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교수가 강조하는 간암치료의 핵심은 조기 검진의 정착과 다각적 치료다.

 조기진단과 치료방법의 발달로 간암의 5년 생존율은 크게 향상됐지만 여전히 간암의 사망률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친다는 점이다.

 YLCSC가 지난 5년 동안 다른 병원에서 전원 온 환자를 제외하고 YLCSC에서 진단받고 치료받은 환자 1500명 대상 연구 결과, 절반 이상이 3기 이상에서 간암 진단을 받았다. 또 이들의 절반 정도가 아무런 자각 증상이 없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YLCSC의 지난 5년간의 활약상과 간암조기진단프로그램의 성과 및 다양한 치료에 따른 장기적 성과에 대한 소개도 마련됐다.

 한 교수는 "간암이나 위암처럼 미국이나 유럽에서 발병률이 높지 않은 질환은 다국적제약사들이 신약개발에도 적극적이지 않은 경향이 있다"며 "간암이나 위암 치료가 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 발전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간암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넥사바"와 같은 신약도 등장해 간암 치료의 새 지평을 열었다.

 또 고주파를 이용한 치료나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치료방법들이 발전하고 있어 치료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간암 치료에 있어 우리나라 의료진의 수준도 세계적으로 세브란스병원에서 시행하는 홀미움을 이용한 치료방법은 전세계 내과 의학도의 지침서인 해리슨 교과서에 실리기도 하는 등 표준치료로도 인정받았다.

 한 교수는 "다른 장기는 외과적 수술이 효과적이기 때문에 내과와 외과의 협진만으로 만족스런 치료결과를 볼 수 있지만 간은 재발이 잦아 중재적 치료, 방사선 치료 등 여러 분야가 협진을 해야 하고 그만큼 외과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며 "그러나 가장 확실한 치료방법은 외과적 수술이라는 것은 아직까지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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