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 이슈 조명 "Inside Med-Society" 섹션 신설

 의학계의 학술 활동을 위한 단체라는 태생적 배경을 가진 의학회는 점점 그 규모와 수를 늘려 현재 총 146개가 대한의학회 산하에 있으며 정회원이 아닌 학회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200여개에 달한다. 이처럼 많은 의학회들이 탄생한데는 집약적인 학술활동을 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제도개선이나 대국민 홍보 활동 등 의학회의 확대된 역할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소위 공부만 하던 의사들의 단체인지라 운영의 묘를 발휘하지 못해 손해를 보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세부전문의 남발 및 분과 학회의 난립, 학회의 영리적인 활동에 대한 우려 등 잡음도 끊이질 않는다.
 본지는 이번 호부터 "Inside Med-Society" 지면을 신설, 학회의 이모저모를 짚어보고 학회의 이슈를 분석하는 지면을 신설했다.
 각 학회가 정보를 공유하고 이슈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란다.




 최근 김성덕 신임 회장을 맞은 대한의학회는 산하 신규학회로 대한장연구학회, 대한뇌신경과학학회,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등 3개 학회를 인준했다.

 대한의학회의 정회원 인증은 국내외적인 학술활동, 학회지 발간, 연구업적 등 까다로운 심사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김성덕 회장은 "학술지의 수준이 어느정도 되지 않으면 심사 대상으로도 두지 않기 때문에 정회원 인증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학술활동의 수준이 높다는 것"이라며 "신규 인증을 받은 3개 학회가 더 많은 연구업적을 내고 의학계의 선봉적인 역할 뿐 아니라 사회적인 역할에도 기여했으면 하는 바램이다"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대한장연구학회

협동 연구 풍토 정착
활기넘치는 젊은학회


 1998년 염증성장질환(IBD) 연구회에 이어, 2002년 발족한 대한장연구학회(KASID·회장 김원호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사진)는 젊은 소화기내과 교수들이 주축이 되어 500명 이상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소화기산하학회 중 가장 어린 학회이지만 활기찬 활동과 더불어 협동연구 풍토를 정착시킨 학회로 유명하다.

 기존 학회들의 배타적 분위기를 벗어버리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연구 진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나간 결과 "KASID study"라는 이름으로 수십 편의 SCI 논문을 출간하는 결실을 이루었다.

 IBD 연구회, 대장종양 연구회, 소장내시경연구회의 3개 산하 연구회를 상설화하여 심도 깊은 장질환 연구에 매진하는 한편, 매년 한일 IBD 심포지엄을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이처럼 활발한 활동을 바탕으로 2005년부터 의학회 가입을 신청했지만, 학술 활동, 학술지 점수 등에서 거의 매번 신청 학회들 중 최고 점수를 얻으면서도 연관 학회의 미묘한 견제 분위기 속에서 번번히 최종 승인을 받지 못하곤 하였다. 하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더욱 탄탄히 쌓아 올린 학회의 역량은 결국 대한의학회 임원들의 확실한 인정을 끌어내게 되어 올해 3월 공식 학회로 인증받게 됐다.

 올해는 대한장연구학회가 새로운 전기를 맞는 해라 할 수 있다. 의학회 인증 막바지 단계인 지난 해에 학회는 "장질환 연구에 매진하고, 진료의 표준을 제시하여 국민 건강에 이바지한다"는 미션을 만들어 공포했다.

 한편 "창의적 연구활동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학회, 진료지침을 제시하고 질 향상을 주도하는 학회, 회원 및 국민과 올바른 정보를 공유하는 학회"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또 다른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혜선 기자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다양한 직역 모여 함께 활동
학문·제도 함께 발전 사명감



 지난 해 창립 10주년을 맞이한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이사장 김시영·경희의대 혈액종양내과, 회장 이순남·이화의대 혈액종양내과 교수. 사진)는 전체 회원 1200명 중 400여명만이 의사회원이다.

나머지는 간호사, 성직자, 사회사업가, 자원봉사자 등으로 다양한 직역들이 학회에서 함께 활동한다. "호스피스완화의료"라는 학문 자체가 융합학문이이고 그 출발을 종교계에서 시작한 만큼 학회에서도 자연스럽게 다양한 직역들이 어우러지게 됐다.

그러나 의학회의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 정회원 승인을 받은 만큼 학술적인 활동이나 학문적인 수준은 뒤쳐지지 않는다.

 ""학문"과 "제도" 두 가지 영역을 함께 주도해야 하는 사명감이 있다. 학술활동의 강화와 더불어 호스피스법 제정, 현실적인 호스피스 수가 마련 및 의대교육에 호스피스 과정을 포함시키는 등 교육제도와 의료전달체계의 개선을 통해 올바른 호스피스제도화에 힘쓰겠다."

이순남 회장은 이번 의학회 승인을 계기로 제도개선과 학문발전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내실있는 학회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학회는 호스피스는 암 환자 뿐 아니라 모든 환자가 대상이며 향후 고령화로 인해 그 수요도 점점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호스피스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립에도 힘쓸 계획이다. 또 환자들에게 실제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제도 개선에도 학회가 앞장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호스피스를 정확히 인식하도록 대국민 홍보활동을 활성화하고, 호스피스활동지원을 위한 호스피스기금을 마련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홍영선 교수(가톨릭의대 혈액종양내과)가 아태호스피스학회 회장으로 활약하며 아태 지역 호스피스를 선두하고 있는 만큼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의 국제 무대에서의 활약도 기대된다. 최홍미 기자


한국뇌신경과학회

18년간 뇌신경 기초 쌓아
국제학회 통해 도약 기대


 "이번 대한의학회 인증과 오는 8월 "제22회 부산 세계신경화학회 국제학술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학회의 위상을 강화하고 내실을 기하는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대한신경과학회는 뇌신경 및 관련 질환에 대한 기초연구를 기반으로 뇌신경학의 발전을 도모키 위해 지난 1992년 창립됐다. 지난 18년의 역사는 국내 뇌신경 기초과학에 대한 무관심 속에 작은 불씨나마 살리기 위한 학회의 외로운 싸움의 시간이었다.

 오우택 이사장(서울약대 약학과 교수. 사진)은 뇌과학이 사회전반의 새로운 관심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현시점에서 관련 기초과학 발전의 중요성을 피력, 구심점이 되어 줄 학회 도약의 발판으로 의학회 인증과 국제학술대회의 개최를 꼽았다.

 우선, 대한의학회 인증으로 학회위상 제고는 물론 유관 학회와의 협력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일부 지원을 통한 연구 활성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오 이사장은 학회가 18년의 역사에 걸맞는 규모와 내실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우리나라 뇌신경 기초과학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할 학회에 아직 변변한 사무실은 물론 사무원조차 없다.

 오 이사장은 이번 세계신경화학회 학술대회 개최를 이같은 열악한 환경을 탈출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오는 8월 23~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세계신경화학회 학술대회는 뇌신경과학 전분야의 학문적 논의가 진행되는 대규모 국제학술행사로 국내외 1000명 이상의 과학자들이 열띤 토론의 장을 펼친다.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는 대외적으로 우리나라 뇌신경 기초과학의 위상정립은 물론 대내적으로는 신경과학회가 명실공히 학문발전의 견인차로 우뚝 서는 계기가 되어 줄 것이다. 이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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