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정보 아쉬운 응급의료에 희소식

 식품의약품안전청 국립독성과학원이 지난 3월 초부터 시작한 독성정보제공시스템(Tox-Info)이 이용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시스템은 독성물질정보, 중독정보, 상품정보 DB로 구성돼 전문가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인터넷(http://toxinfo.nitr.go.kr)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게 했다.

 독성물질의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모든 화학물질을 어떻게 사용하는 가에 따라 득도 되고 독도 된다. 따라서 독성과학원은 지난 2006년부터 독성정보를 체계화 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프로젝트를 주도해온 이규식 보건연구관(생식독성과)은 "독성정보 DB 중에서도 중독정보 DB 구축의 필요성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국가적 지원이 없어 추진되지 못했었다.

하지만 독성정보 DB 구축 작업을 1년 정도 하다보니 이 문제가 매우 시급함을 알게 돼 2007년부터 중독정보 DB 구축까지 함께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독정보는 대한임상독성학회와 함께 구축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 중독정보 DB 구축에 국가적인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이제 첫발을 내딛은 셈이다.

 독성물질 정보는 식약청 외에 환경부, 노동부 등 다른 정부부처에서도 관리하고 있다. 화학물질 관리에 신경쓰고 있는 환경부와 물질안전보건자료를 관리하는 노동부는 목적은 다르지만 DB 구축에 나름대로 예산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해마다 국감에서 부처간 중복 투자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연구관은 관련 분야 실제 이용자의 경우 필요한 분야만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 더 유용하기 때문에 부처별로 적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외국의 독성물질 정보를 한글화해야 하는 작업인 탓에 저작권료와 용역료가 비용의 대부분이다. 연간 4억원의 예산에 맞춰 독성물질 200개, 중독·상품정보는 60개가 매년 추가될 계획이다.

 변경된 사항 등에 대한 업데이트는 현재 식약청이 직접 하고 있지만 전담인력이 없는 상태. 독성과학원 내 생식독성과에서 구축·관리하고 있어 업무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대한임상독성학회 노형근 학술이사는 중독정보 구축에 있어서도 이에 뛰어들 인력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직 760여 개 정도인 DB가 1100건 정도 확보되는 내년에는 관리에 별도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개발된 독성정보제공시스템은 검색 기능이 매우 뛰어나다. 이 연구관은 본문 검색까지 가능한 DB는 다른 분야에서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정보 출처를 명확히 밝혀 신뢰성을 확보했다.

 한글화 작업을 하면서 그동안 어려웠던 독성물질용어의 표준화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의료계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이용하지만 일반인들도 많이 이용하고 있어 별도의 용어집을 만들어 제공할 계획도 세웠다.

 현재 독성물질정보는 이용에 제한이 없지만, 중독정보와 상품정보는 정보의 악용 우려 때문에 전문가들에게만 공개하고 있다.

노 형 근 대한임상독성학회 학술이사

"중독정보 차근차근 쌓아 갈 것"

 노형근 대한임상독성학회 학술이사(가천의과학대 교수·길병원 내과·사진)는 임상적인 중독은 의사의 역할이 요구될 수밖에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중독물질정보 DB 구축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응급실에 실려온 중독 환자는 분초를 다투는데 치료 정보가 아쉬운 현실이다. 복지부 외 다른 부처의 독성물질 DB에서도 임상 정보는 갖추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의료기관별로 외국의 DB를 구입해 쓰고 있지만 가격이 비싸고, 우리나라 특성에 맞는 정보가 필요했다.

 이러한 중독정보에는 상품정보 DB가 핵심이다. 환자나 보호자들은 중독물질이 무엇인지 모르고 어떤 상품이라고만 말하기 때문에 그 상품의 성분 정보를 빨리 파악하고 해당 중독 정보에 따른 처치를 해야 한다.

 중독정보는 현재 110개 정도를 구축했고 매년 60개씩 더해 나갈 계획이다.

 노형근 이사는 연구비 지원도 부족한 현실에서 중독물질 건마다 각 대학의 관련 교수들이 종설논문 수준의 정보를 준비하기 때문에 DB구축에 시간이 더디지만 빈도가 높은 물질 부터 시작하고 있어 실제 임상에서 빠른 환자 처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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