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전문가들 IBS 해결책 찾는다

 아시아소화관운동학회(ANMA; Asian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 Association)가 내달 2~4일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과민성장증후군(IBS), 위식도역류질환(GERD) 등 기능성 소화기질환을 주제로 학술대회겸 창립총회를 개최한다.

 ANMA 창립에 주도적 역할을 한 것은 한국. 대한소화관운동학회 최명규 회장은 취임 당시 2001년부터 2년 주기로 개최해온 아시아지역 내 학술모임(APPGM)을 아시아태평양 소화관운동학회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후 2007년 세계소화관운동학회 개최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아소화관운동학회로의 도약을 이루어 냈고, 국내에서 최초의 학술대회가 열리게 된 것.

 행사의 하이라이트로 아시아 전문가들이 모여 IBS의 역학, 병태생리, 진단, 치료 부문에 대해 델파이기법으로 진행한 40개 항목의 합의문이 소개될 예정이다. 합의문은 해당 이슈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일치 정도(%)와 이견에 대한 소개로 구성된다.

 올해 세계적으로 소화기내과 영역의 핵심 아이콘이 될 IBS는 기능성 소화기질환으로 분류되는 소화관운동장애로 과거 의사에게서도 소외받던 질환이다. 그렇기에 아직까지도 소화과전문의가 아닌 경우 진단 오류가 비일비재하며 이로 인해 대체의학으로 돌아서는 환자의 수가 적지 않다.

 유전·역학적 환경이 비교적 유사한 아시아지역 전문가들의 합의문은 임상의들이 진료시 고민하던 부분들을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국내외 초청연자 29명의 강의와 더불어 16편의 구연이 발표된다.

 창립을 겸한 1회 학술대회임에도 불구하고 108건의 초록이 제출되었고, 이중 엄격한 선별기준을 거친 내용들이 구연으로 소개되기에 알차고 실속있는 내용을 들을 수 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하는 강사 및 좌장에게 참가비 등의 지원은 일절 이루어지지 않았다. 자발적인 학술모임이라는 취지를 드높이고 향후 경제적 저개발국가에서 개최하게 될 경우 부담을 줄이자는 목적으로 "1회 학술대회"에 이같은 기준을 적용키로 한 것이다.

 학술대회는 2년마다 개최될 예정이며 차기 행사국으로 인도, 중국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

 최근 들어 소화관운동장애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과거 환자의 관심사는 생명을 위협하는 기질적 질환이었지만, 이제는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인구 반 수 이상이 소화기질환으로 내원한 경험이 있지만, 이들 중 10%만이 기질적질환자이기 때문. 세계 곳곳이 경제가 어렵다고 난리인 올해 심리적 스트레스가 발생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 질환의 유병률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세계소화기학회는 매년 "건강의 날"을 지정하고 이슈를 선정하여 의료진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질환을 홍보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의 질환으로 "IBS"를 지정했다. 5월 29일, 건강의 날에는 이 질환을 알리는 선포식과 함께 시민대상 각종 홍보가 기획되어 있다.

 소화관운동장애의 높은 유병률은 높은 의료비용을 요구하고 의사 뿐 아니라 사회적인 관심이 요구되는 질병이기도 하기에 ANMA 및 이어질 "건강의 날"을 통한 의사 및 환자에 대한 질환교육과 홍보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IBS는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괴로워하는 질병 중 하나로 지속·반복적으로 상복부에 불편감이나 통증을 느끼고 배변장애를 동반한다.
 스트레스 등 복잡한 원인으로 인해 내장 감각의 과민성 증가, 위장관 운동성의 변화, 위장관 팽창도 감소 등 위장내 근육신경계의 이상이 관찰된다.




최 명 규 조직위원장

"동양-위질환·서양-소화기암 유병률 높아"

 최명규 조직위원장(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은 "이번 행사가 아시아 각국의 의료환경(제도 등)과 역학조사(예; 음식과의 상관도) 등에 대한 정보교류를 통해 질환의 예방 가능성 모색을 위한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며 참가를 독려했다.

 - ANMA의 창립 배경은?

 "아시아인은 식습관, 유전적 소인, 사회·경제적 특징, 기저질환 등에 있어 서구인과 뚜렷한 차이가 있다.

미국인의 경우 식도암, 대장암 등의 소화기질환 유병률이 높은 반면, 아시아인은 위질환 유병률이 높다.

그렇기에 미국가이드라인을 동양인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하는데 문제가 있어 왔다. 약물선택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저개발국가들이 많은 아시아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운 비싼 약물의 사용을 권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료 차별화의 근간을 이루는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역학조사는 전체 연구의 10%에 그친다. 이같은 문제점들을 극복하고자 조직된 ANMA는 아시아 각국의 역학조사와 학문교류 등을 통해 지역적 특성에 맞는 적절한 진료기준 마련을 목표로 한다.

세계 북미, 유럽 등 의료선진국에 이어 아시아 소화관운동학회가 창립된 배경이다."

 - 이번 행사에 거는 기대는?

 "개인적으로 임기중 세계소화관운동학회와 ANMA 등 두 건의 국제학회 개최의 책임을 맡았다는 것을 뜻깊게 생각하고 있다. 아시아인의 관점에서 기능성 소화기질환을 토론할 수 있는 장이 열린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이번 행사는 자체적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할 수 있을 만큼 아시아의학이 발달한 것을 시사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학회 창립을 계기로 지금까지 국제수준의 저널에서 논문 심사시 서구와의 배경지식의 차이로 불이익을 받았던 부분도 일정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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