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튜레인대학 징첸교수팀 연구

 여러 심혈관 위험인자가 동시에 발현되는 대사증후군 환자에서 소금 섭취량에 대한 혈압 민감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환자의 경우 하루 소금 섭취량을 조절하는 식이를 통해 대사증후군의 주요 구성요인인 혈압의 조절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특히, 동시발현 위험인자의 수가 늘어날수록 혈압 민감도의 상승폭이 더 크게 나타나 대사증후군에서 식생활습관 개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임상시험 대상이 서양에 비해 전통적으로 소금 섭취가 많은 동양인이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 하다.

 미국 뉴올리언즈 튜레인대학의 징 첸(Jing Chen) 교수팀은 지난 2월 16일자 "Lancet" 온라인판에 "중국인 비당뇨병 환자에서 대사증후군과 소금에 대한 혈압 민감도" 제목의 연구결과를 발표, "혈압강하를 위한 저소금 식이요법이 대사증후군 환자에게 혜택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 방법

 연구팀은 당뇨병이 없는 16세 이상의 중국인 1906명을 대상으로 저소금 및 고소금 식사에 따른 혈압의 변화를 측정했다.

참여자들은 먼저 일주일 간 저소금 식이(하루 51.3mmol 또는 3g)를 거쳐 다음 일주일 간은 소금 섭취량이 높은 식이(하루 307.8mmol 또는 18g)를 처방받았다.

 혈압의 변화는 시험시작 전을 비롯해 각각의 식이요법 기간 중 2·5·6·7일에 측정됐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고혈압·고중성지방·고HDL콜레스테롤·고혈당 중 3개 이상을 만족시키는 일반적인 정의가 사용됐으며, 이에 따른 대사증후군으로 분류된 환자는 총 283명이었다. 소금 섭취량에 따른 혈압의 민감도는 저소금 또는 고소금 식이 시 5mmHg 이상의 상승 또는 감소가 있을 경우 고민감도로 정의했다.

 ◇ 결과

 혈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수의 변수를 보정하고 분석한 결과, 두가지 식이 모두에서 대사증후군 환자그룹의 혈압 변화가 위험인자가 하나도 없었던 그룹과 비교해 유의하게 큰 폭으로 나타났다(p<0.0001).

 저소금 식이의 경우 2·5·6·7일 기간에 대사증후군 그룹의 수축기혈압은 -5.0·-7.5·-7.9·-8.8mmHg 감소한 반면, 비대사증후군 그룹은 -3.2·-4.7·-5.1·-5.2mmHg에 그쳤다.

 고소금 식이 역시 대사증후군(+3.8·+6.7·+7.1+6.7mmHg)과 비대사증후군(+2.3·+4.3+·+4.5·+4.6mmHg)의 혈압변화가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저소금 식이 시 대사증후군 그룹의 혈압감소 폭이 비대사증후군의 1.92배, 고소금 식이 시 혈압상승 폭은 1.70배에 달함을 의미한다.

 혈압은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위험인자 수가 늘수록 보다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 위험인자가 4~5개에 해당하는 대사증후군 환자 그룹의 경우 저소금식이에서 혈압민감도가 비대사증후군과 비교해 3.54배, 고소금 식이에서 3.13배씩 각각 증가한 것이다.

 ◇ 결론

 연구팀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대사증후군이 소금 섭취 시 혈압의 반응(민감도)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식사 시 소금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대사증후군 환자의 혈압을 낮추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비만인 저소금 식이 혈압 낮추고 심혈관 보호


 소규모이기는 하나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에서 저소금 식이요법이 혈압감소와 함께 심혈관 보호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호주 필더스대학 캐시 디킨슨(Kacie M Dickinson) 교수팀의 연구로, 정상혈압 환자에서 소금 섭취량 감소가 내피세포 의존적 혈관확장을 개선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연구팀은 과다체중 또는 비만인 남·여 29명을 저소금 식이(하루 50mmol) 또는 일반식이(하루 150mmol) 그룹으로 나눠 상완동맥이완능(flow-mediated endothelial function)과 혈압변화를 비교했다. 2주간 관찰결과, 저소금 그룹의 상완동맥이완능이 4.89로 일반식이군(3.37)과 비교해 유의하게 개선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p=0.001).

 이는 혈관내피세포 기능의 개선을 의미하며, 이같은 심혈관 보호효과가 혈압과 무관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수축기혈압 역시 두그룹이 112 대 117mmHg로 저소금 식이요법군이 유의하게 낮은 수치를 보였다(p=0.02).

 이번 연구는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2009;89:485-490" 최근호에 게재됐다.


한국인, 고염분식 고혈압·뇌졸중 많아

혈압 증가 뿐 아니라 조절도 어렵게 해

 아시아인의 고혈압 관리가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는 전통적인 고소금·저포타시움 식사습관이다.

 소금 섭취가 많으면 고혈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 전통적으로 짜게 먹는 나라에서 고혈압의 빈도는 싱겁게 먹는 나라보다 높다.

 중국 역시 2002년 조사에서 일일 소금 섭취량이 12g 정도로 권고수치를 넘어서고 있다. 또한 하루 6~10g의 소금을 섭취하는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소금 섭취와 고혈압, 뇌졸중에 의한 사망률 사이의 연관성은 매우 높다.

 주목해야 할 점은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북미, 유럽국가에 비해 뇌졸중 발생이 월등히 높은데 소금 섭취의 증가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소금에 대한 예민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혈압의 증가가 더욱 뚜렷하다.

 소아·청소년 연령대 역시 최근 비만이 증가하면서 소금 섭취량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소금 섭취량의 증가는 혈관을 경직시켜 수축기혈압을 증가시킨다. 더욱 심각한 것은 체내 수액량을 증가시켜 혈압약제에 대한 반응을 무뎌지게 하는 만큼 혈압조절이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처럼 소금 섭취량이 하루 10g 이상을 휠씬 넘는(약 15~25g) 경우, 소금 섭취 증가에 의한 혈압증가나 소금 섭취 감량에 대한 혈압의 하강 정도가 뚜렷하지는 않지만(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인구 전체적으로는 소금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뇌졸중 감소나 혈압 치료개선을 위해서 중요하다.


대한고혈압학회 고혈압 진료지침 중
소금 섭취 관련 권고


  - 염분 섭취는 혈압상승과 상관이 있으며 고혈압 유병률에 기여한다.

 - 하루 약 180mmol(소금으로 10.5g)의 나트륨을 섭취한 사람이 염분 섭취량을 반으로 줄이면 수축기혈압이 평균 4~6mmHg 감소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 식염에 대한 감수성(민감도)은 고령자, 비만자, 당뇨병 또는 고혈압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서 더욱 높다.

 - 소금에 대한 감수성이 높을수록 적극적인 저염식에 더욱 잘 반응한다.

 - 저염식은 하루 나트륨 100mmol(소금으로 5.8g) 이하를 섭취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혈압강하와 이뇨제에 의한 칼륨소모를 줄이며, 칼슘의 요배설을 줄임으로써 골다공증과 신장결석을 예방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 한국인은 하루 평균 15~20g의 소금을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서구선진국은 평균 10g, 일본인은 하루 12g을 섭취한다고 알려져 있다.

 - 고혈압 환자의 식사 시에 소금의 첨가를 피해야 하며, 소금이 많은 각종 가공식품을 삼가해야 한다. 한국인의 식품에서 김치, 찌개, 국, 젓갈, 라면, 마른안주 등은 특히 염분이 많으므로 고혈압 환자에서는 삼가해야 한다. 자연재료로 직접 조리된 음식을 먹도록 충고해야 한다.

 - 소금섭취 감소와 더불어 싱겁게 먹으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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