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 목표로…새로운 약물 시판 대기중

 "류마티스 관절염, 완치는 가능한가"라는 질문에서 완치가 치료를 통해 손상된 뼈의 상태를 호전시키고 약물을 중단할 수 있는 경우를 뜻한다면 현재로서는 "아니오"다.

 증례로 손상된 뼈가 회복되고 약물치료를 중단한 경우가 보고된 바는 있지만 이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검진방법의 발달과 치료제 개발로 관해 수준에는 도달해 이제 완치를 향해 도전하고 있다.

초기 적극치료 권장

 점진적으로 약물을 늘려가는 피라미드식 치료방법은 말그대로 구시대의 유물이 됐다. 지금은 초기에 항류마티스약물(DMARDs) 2~3개를 병용하고 통증완화를 위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 스테로이드(steroid)를 사용하면서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후 증상의 완화정도를 보면서 양을 유지하거나 줄여갈 것을 권장한다.

 치료는 류마티스 관절염 확진 후 3개월 이내에 환자의 연령, 동반질환, 부작용, 순응도 등을 고려해서 시행하고, 스테로이드와 NSAIDs는 되도록 저용량으로 사용할 것을 당부한다.

DMARDs 중 일차 약제로는 메소트랙세이트(methotrexate)를 비롯한 설파살라진(sulfasalazine), 항말라리아제(hydroxychloroquine)를 추천한다. 흔히 처방되는 메소트랙세이트의 경우 소화기, 간부전, 탈모, 구내궤양 등의 부작용을, 설파살라진은 발열환자에게 사용할 때 고려해야 한다.

 관절염이 재발하거나 최고용량으로 치료해도 3개월 이상 질병 활성도가 지속될 경우, 부작용이 심한 경우 등 일차 약물이 효과가 없을 경우 레플루노마이드(leflunomide)나 신장이식에 사용된 타크로리무스(tacrolimus) 등을 단독·병용으로 사용한다.

레플루노마이드의 경우 메소트랙세이트와 병합요법은 효과적이지만 간기능의 장애유무를 점검하고 폐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TNF-α억제제·리툭시맙 사용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 후 1년만에 손목관절의 손상 진행.

 DMARDs는 치료에서 우선 처방되는 약물이지만 효과가 1~6개월 걸려야 나타나고 부작용의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재발하거나 상태가 심한 환자에게는 효능도 한계가 있어 관해로 유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에 최근에는 DMARDs와 신체면역체계를 자극하는 신호물질인 사이토카인(cytokine) 중 하나인 종양괴사인자(TNF-α)에 대한 억제제를 병용해 치료효과를 높이고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TNF-α억제제는 에타너셉트(etanercept, Enbrel), 인플릭시맙(infliximab, Remicade), 아달리무맙(adalimumab, Humira) 3가지가 있다.

 을지의대 류마티스내과 심승철 교수는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개원의 연수강좌에서 에타너셉트의 경우 메소트랙세이트보다 관절파괴 억제효과가 2배 가까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고, 아달리무맙은 메소트랙세이트와 병용했을 때 메소트랙세이트 단독군보다 관절손상억제률이 4배 가까이 높았다는 연구들을 발표했다.

 하지만 TNF-α억제제도 완벽하진 않다. 여기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도 있다. 이런 경우의 대안으로 리툭시맙(rituximab, Mabthera)을 제시했다. 리툭시맙은 β-임파구 중 염증을 일으키는 CD-20에만 작용하는 약물로 TNF-α억제제 실패환자에서 류마티스의 활동성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태반성장인자 연구"로 새 가능성

 류마티스 관절염이 발생하는 원인이 특정되지 않은 만큼 치료에 있어서 다양한 선택지가 필요하다. 이에 현재 사용되고 있는 TNF-α억제제와 함께 인터루킨-6와 인터루킨-1를 대상으로 한 치료제가 치료옵션에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로슈(Roche)사가 개발한 토실리주맙(tocilizumab, Actemra)은 인터루킨-6에 작용하며 일본에서는 이미 사용되고 있는 약물로 국내 임상예정이다.

또한 인터루킨-1에 작용하는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MS)사의 아바타셉트(abatacept, Orencia)가 국내임상을 완료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최근 성빈센트병원 류마티스내과 김완욱 교수팀은 동물실험을 통해서 임신 시 태아에게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만들어내는 태반 성장인자(placenta growth factor, PlGF)가 류마티스 관절염을 유발시키는 사이토카인인 TNF-α와 인터루킨-6의 생산을 촉진시켰다는 논문을 "Arthritis and Rheumatism(2009;60 :345-354)"에 발표, 새로운 치료방법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태반성장인자는 정상적인 생리과정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차단할 경우 부작용 없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는 별개로 성장인자가 아닌 인체에 직접 투여하는 약물의 개발에도 성공해 3~4년 안에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도움말
- 박용환 가톨릭의대 교수·강남성모병원
 류마티스 내과(대한류마티스학회 학술이사)
- 최정윤 대구가톨릭의대 교수·대구가톨릭병원
 류마티스 내과(대한류마티스학회 홍보이사)
- 한양대 류마티스병원·개원의 연수강좌



치료약은 있는데…비용 부담돼 "그림의 떡"

혈청 검사 양성땐 본인부담금 인하
20% 차지 음성환자는 혜택 못받아

 TNF-α억제제 등 생물학적 제제가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환자들은 이를 쉽게 선택하지는 못한다. 심승철 교수는 "에나터셉트, 아달리무맙, 인플릭시맙은 월 120만원, 리툭시맙의 경우는 6개월 주기로 560만원 정도가 든다"며 환자의 경제적인 부담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보건복지가족부는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보험범위를 확대, 본인부담 산정특례를 받을 수 있는 대상자를 늘렸다.

2월부터 혈청검사에서 양성으로 판명된 류마티스 환자에 대해 현재 30~50%의 본인부담금을 20%로 낮춘다는 내용으로 4만여명의 류마티스 환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강남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용환 교수는 혈액검사에서 류마티스 인자가 양성으로 나오는 경우는 75~80%로 음성으로 결과가 나온 20%의 환자들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게다가 65세 이상의 고령환자의 경우 음성인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하며 특이성 판별률이 높은 항CCP 항체 검사를 포함시키거나 대체해야 한다고 말한다.

약물사용 규정 초기치료 걸림돌

 TNF-α억제제를 사용하기 위한 규정도 환자들의 초기치료에 걸림돌이 되고있다고 말한다. 국내에서는 6개월 이상 메소트랙세이트를 포함한 2가지의 항류마티스제제를 사용한 후에도 효과가 없을 때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이 3개월 기한으로 메소트랙세이트에 대한 강제규정이 없다는 점, 일본의 경우 뼈에 손상이 있고 류마티스 인자가 양성일 경우에는 사용을 허가하고 있는 모습에 비해 매우 까다로운 편이다.

 리툭시맙의 사용에 있어서도 외국의 경우 초기부터 사용할 것을 권장하지만 국내는 3종류의 TNF-a 제제가 효과가 없을 때 사용할 수 있게 되어있어 초기치료라는 의미와 부합하지 않고 있다.

단기간에 수정·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만큼 학계, 정부가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단순한 적용범위의 확대를 넘어 현재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전과 다른 국가들의 적용상황을 고려해 치료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개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캠페인 등의 행사를 통해 류마티스 관절염과 환자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만큼 한 걸음씩 더 완치에 가까워져 가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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