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겨울 찬바람과 함께 찾아온다. 공기에 섞여 체내로 스며들어 갑작스런 고열과 기침, 코막힘, 근육통 등 신체 전반적인 통증을 불러온다. 게다가 이런 증상들은 격심하게 지속된다. 독감 이야기다.
 독감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단순히 증상이 격심하게 나타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폐렴, 폐혈증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지고 심각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원인이 되는 인플루엔자(influenza)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세계 전반적으로 합의가 이루어진 방법이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겨울 첫 번째 독감유행 시즌을 보내고 두 번째를 대비해야 하는 지금, 인플루엔자 백신의 중요성에 대해 짚어본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2월말~4월 한번 더 유행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백신은 보통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11~1월 전에 접종할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2월말~4월까지 유행시즌이 한 번 더 돌아오기 때문에 예방접종 없이 첫 번째 시즌에 독감에 걸리지 않았다고 해서 예방접종을 간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접종시기가 조금 늦었더라도 반드시 접종을 해야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예방접종을 통해 인플루엔자와 증상이 유사한 질병들(influenza like diseases)의 비율을 낮췄다는 연구결과도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뒷받침해준다.

 새삼스럽게 예방접종에 대해 강조하는 이유는 최근 예방접종률이 조류인플루엔자(AI)가 창궐했을 때보다 다소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AI는 임상적 증상으로는 인플루엔자와 감별하기 힘들다.

이에 예방접종을 통해 AI를 인플루엔자로 오진할 수 있는 비율을 최대한 줄이고 집단면역력을 높여 팬데믹(pandemic)을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한 결과 접종률이 높게 나타났다는 것.

 이와 함께 최근 유행하는 인플루엔자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항바이러스제에 내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노인은 인플루엔자 취약군

 국내 질병관리본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이나 천식, 당뇨병, 심장질환 등 만성질병이 있는 사람들을 인플루엔자의 취약군으로 보고 예방접종을 필수적으로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노인의 경우 지속적으로 예방접종을 하고 되도록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은 피할 것을 당부한다.

 백신을 통한 면역력의 유지기간이 일반인의 경우 약 6개월 정도 효과가 지속되지만 노인의 경우 3~4개월 정도로 감소하기 때문. 백신을 통한 항체생성률도 60~70%로 떨어진다.

 이에 접종 후에도 독감에 걸릴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하며 증상이 보일 경우 초기부터 항바이러스제를 통한 적극적인 치료를 권장한다. CDC에서는 노인을 통한 전염을 염두에 두고 함께사는 사람이나 치료하는 사람에 대한 예방접종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다.

노인에선 면역력 3~4개월
합병증·사망 예방 효과 젊은층보다 높아

 인플루엔자 백신의 접종목표 중 한 가지는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의 예방이다. 노인의 경우 폐렴이 일반적으로 나타난다.

CDC는 인플루엔자 백신이 독감으로 인한 입원이나 폐렴 예방에는 50~60%, 사망 예방에는 80%의 효과를 보인다고 하는 반면 일부 연구들(Lancet, 2008;372:398-405)은 노인환자의 폐렴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결과들을 제시하고 있다.

 노인에게서의 백신효과에 대해서 논란이 있음에도 필요성은 부정되지 않는다. 백신을 통한 중증감염과 사망률의 감소라는 점에서는 이의가 없기 때문. 이에 노인을 대상으로 한 백신의 효과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들이 시도되고 있다.

 그 중 접종루트의 변화를 통해 백신의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보고있다. 기존 근육에 접종하던 것을 면역세포가 많은 내피로 바꿨을 때 만성신부전 환자와 노인에게서 항체생성률이 높아진다는 결과를 얻었다.

 주사 이외 비강내 스프레이(nasal spray) 형식의 약독화생백신(live influenza vaccine)도 또 다른 대안의 가능성으로 보여주고 있다.

 현재 CDC에서는 사용연령을 2~49세로 정하고 임신을 하지 않고 심장·신장·폐질환, 천식, 당뇨, 빈혈 등을 앓지 않는 사람에게만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고령을 대상으로 한 약독화생백신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어, 주사에 거부감이 있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고용량으로 면역반응률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작년 48회 항균제및화학치료학술대회(ICAAC) 및 46회 미국감염성질환학회(IDSA)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바 있지만 평균량의 접종과 비교했을 때 실질적인 차이는 거의 없다고 말한다.

내성없는 치료 약 막바지 임상

 노인에서의 인플루엔자 예방률이 100%가 아닌만큼 치료제에 대한 관심도 높다. 게다가 최근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들이 현재 독감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는 오셀타미비어(oseltamivir, Tamiflu)에 대한 내성을 띄기 시작했고, 효과는 계속 감소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 국내에서는 미국 바이오크리스트(BioCryst)사가 개발한 페라미비어(peramivir)에 대한 3상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정맥주사로 이전 임상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아직 내성력을 가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오셀타미비어가 5일 동안 복용해야 하는 것에 비해 1일 1회 접종으로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예방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다이이치 산쿄(Daiichi-Sankyo)사가 개발한 흡입제인 CS8958도 3상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한편 페라미비어의 경우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고대 구로병원 등 전국 24개 기관에서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고, CS8958은 고대 구로병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참가 대상자는 만20세 이상으로 38도 이상의 열이 있는 경우, 고열, 코막힘, 콧물 등 인플루엔자 증상이 두 가지 이상 있는 경우, 증상이 발생 48시간이 지나지 않은 경우로 하고 있다.

▶도움말:▲노용균 한림의대 교수·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이재갑 한림의대 교수·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대한노인병학회, 호남지회와 올 첫 연수강좌

기초질환 치료·예방 집중 다뤄

 대한노인병학회와 대한노인병학회 호남지회는 지난 8일 광주라마다호텔에서 "노인에서 흔한 증상과 질환의 예방, 진단과 치료"를 주제로 올해 첫 노인의학 춘계 연수강좌를 가졌다.

 이날 강좌는 대한노인병학회가 규정한 연수내용에 기초, 노인환자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어지럼증, 보행장애, 손발저림 등의 증상과 골다공증, 골관절염, 낙상, 장기와상환자, 요실금, 수면장애, 식욕부진 등 질환에 대한 평가와 치료, 예방에 대한 강의가 진행됐다.

 다양한 세션들 중 눈에 띄는 주제는 노인탈장. 탈장이 통증과 함께 수반되는 경우는 드물고 단순히 외형적으로 보기 안좋다고 치부하기 쉽지만 감돈(incarceration)되어 원위치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태가 되면 바로 응급상황으로 된다는 것.

 특히 복부의 근육양이 줄어 감돈될 수 있는 틈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적극적인 진단과 수술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인의 운동량의 감소와 기동력의 저하로 인한 질환들도 재차 강조됐다. 낙상과 장기와상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로 꼽혔다.

 낙상은 연령, 만성질환, 치매, 주거환경 등이 위험요인으로 꼽히고 재발률도 40% 정도로 나타난다. 이에 예방을 위해 1년에 1번 낙상에 대한 질문 및 평가를 시행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주거환경의 개선, 복용약물의 조절을 통해서 위험률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와상환자의 경우 침상안정으로 인해 오히려 질병이나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침상안정은 비뇨기, 심혈관, 호흡기, 위장관, 인지행동 등의 기능저하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기관의 기능저하에 따른 운동을 통해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침상안정은 쇼크, 사지부종, 복강수술 등 다른 방법이 없을 경우에만 선택할 것을 권장했다.

 이와 함께 보건복지가족부 보험평가과 양병국 과장의 발표를 시작으로 요양병원의 적정성 평가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의약학적 측면과 비용효과적 측면의 평가에 따른 요양급여의 차등지급을 시행한다는 것으로 장기요양보험 시행 전부터 문제가 됐던 부분인 일정 병원이나 시설로의 편중, 본인부담비용에 따른 역이동을 막아보고자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저수가체계 하의 의료현실이 잘 반영되지 않았다는 의견과 함께 정책의 발전을 위해 관련 학회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도 무게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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