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행복이 병원발전 원동력"

혼란기엔 내부 결속력 강화가 제1의 생존요건

 Q. "회사 실적이 나빠지자 우수한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고 있습니다. 회사 분위기가 침울합니다.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미국 경제가 침체 증상을 보이는 요즘 모든 게 불확실합니다. 리더인 당신도 경기의 바닥인지 아닌지 종잡을 수 없어 난감할 것입니다. 회사가 어떤 타격을 받을지도 걱정되지요? 하지만 당신이 불안해하면 직원들의 사기는 땅을 칩니다. 직원들은 아닌 듯하면서도 당신의 표정 하나하나를 살피고 있습니다. 거짓으로라도 미소를 지으면 직원들은 힘을 얻습니다. 겁먹은 표정을 짓지 말아야 하고 겁먹어서도 안됩니다."
- 잭 웰치 부부 著, "자신감 바이러스를 퍼뜨려라" 중에서




조직원 독려 위해 원장들 발벗고 나서야

"어려운 상황" 공감땐 뭉치기 마련

정보·지식으로 무장한 리더 모습 보이길



 경기침체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는 조직의 결속력 강화가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 초 발표한 "2009년 글로벌 기업경영의 8大 이슈" 중 하나로 "구조조정, 감원 및 임금동결 등 스트레스가 쌓이는 변화로 인해 조직 내 유대감이 약해지면서 "임직원의 마음관리"가 기업경영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컨설팅업체 BCG도 혼란기에 필요한 리더십의 5대 원칙 중 하나로 CEO의 임직원 마음관리를 통한 조직 유대감 강화를 강조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로자베스 캔터 교수는 "불황극복을 위한 엔진으로서 직원들을 배려해주는 문화와 환경 속에서만 직원들이 위기극복을 위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직원 사기 및 의욕 저하의 심각한 부작용을 우려해 사우스웨스트항공, 페덱스 등의 기업에서는 구조조정을 지양한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지난달 열린 국민은행 부점장 경영전략회의에서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참석한 1300명의 임직원들에게 허리띠(벨트)를 직접 나눠줬다.

올해 경영상 가장 큰 화두가 "내실경영"으로 허리띠를 졸라메고 각자 맡은 분야에 최선을 다하자는 의미를 내포한 것이다. 강 행장이 허리띠를 지급하면서 보인 각오와 다짐에 대해 임직원들은 함께 공감하고 나눴다.

 병원계도 지속되는 경영환경 악화 속에서 직원들의 마음을 달래고 사기를 진작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어느날 퇴근시각, 서울시북부노인병원 재활치료실에 신영민 원장이 예고없이 방문했다. 갑작스런 방문에 김기웅 실장은 다소 긴장했지만, 이윽고 자신의 생일을 맞이해 병원장표 케이크와 장미 한 송이를 전달해주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자, 환하게 웃어보였다. 생일을 맞은 직원에게 원장이 직접 찾아 케이크와 꽃을 전달하는 첫 행사였던 것.

 신 원장은 ""직원이 만족해야 환자가 만족하고, 그럼으로써 병원도 발전한다"는 모토를 실행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직원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설 연휴에는 울산시티병원 조현오 원장이 100여명의 직원들에게 9000원이 담긴 세뱃돈 봉투를 전달했다.

 평소 환자들에게 사랑으로 최선을 다하는 직원들을 독려하기 위해 2005년 5000원씩 세뱃돈을 전달한 이후, 매년 1000원씩 늘려 전달하고 있는 것. 조 원장은 "적은 금액이지만 사회 곳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의미있게 쓸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며 "2만원이 될 때까지 세뱃돈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세뱃돈을 담은 봉투에 직원의 이름과 함께 "이루자 소망을, 나누자 사랑을"이라는 병원의 구호를 적어 직원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한 해를 희망차게 열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았다.

 병원이 성장하기 위한 노력과 발전해 나가는 단계를 직원과 함께 공유하면, 어려운 상황에서 자칫 패배주의에 빠지기 쉬운 직원 마음관리에 도움이 된다.

 대전중앙병원 금동인 원장은 올 초 경영기획팀 직원 및 외래 간호사들과 함께 건의사항과 애로사항을 듣는 간담회를 가졌다. 금 원장은 원장으로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하고, 앞으로 매달 전부서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해 더욱 발전된 병원을 만들어 나갈 것임을 다짐했다.

 직원들 역시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원장의 모습이 좋았다고 평했다.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CS팀은 이달말까지 서울성모병원 투어 프로그램인 "가자! 서울성모병원으로!"를 진행한다.

주요 병동 및 센터에 대한 이해 증대, CS 마인드 변화, 간접적 홍보효과 증대 등이 주목적으로 직원들이 서울성모병원의 VIP 병동 및 헬기 이착륙장을 비롯해 "종합병원2" 촬영지를 투어하는 것이다.

 이후 저녁 뷔페가 제공되며, 홍보 동영상도 상영되는 이번 프로그램에 1400여명의 직원이 신청, "새병원을 우리 병원으로" 인식하는 높은 열의를 다졌다.

 순천향대 구미병원은 개원 이래 의료법인 동은의료재단 소속으로 운영되어 오던 중 지난해 10월 30일을 기점으로 학교법인 동은학원에 통합됐다.

 법인 전환으로 병원의 정식 명칭이 바뀌는 것은 물론, 구성원들의 신분 또한 사립학교 교직원으로 바뀌었다.

구미병원 관계자는 "그동안 교수진은 순천향의대 교수들인 반면, 직원들은 의료법인 소속이었던 이중성을 벗고 통합을 이루었다"며 "내부 구성원들의 사기 진작은 물론 병원이미지 제고의 전기를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천환 원장도 "법인 전환을 기점으로 전 직원이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 앞으로 지역사회에 더욱 크게 기여하는 명실상부한 대학병원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여기에 전문가 조언을 덧붙이면, "투명성"과 "차별화"가 강조된다. GE CEO였던 잭 웰치는 "투명성과 차별화는 평상시에도 중요한 원칙이지만, 경제가 추락하고 있는 순간에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이 회사가 무엇을 추진하고 있으며 어떤 점을 강조하고 있는지 알면 열정적으로 일한다는 사실을 되새기며,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순간에 정확한 정보 소통으로 더욱 위력을 발휘하는 투명성에 신경쓰라는 조언이다.

 또한 투자와 비용의 우선순위를 정확하게 구분해 중요한 것과 부차적인 것을 가려내는 차별화를 통해 정보와 지식으로 무장한 능력있는 리더의 모습으로 두려움을 없애라고 조언했다. 이 두 가지 원칙을 흔들리지 않고 지켜나가면, 경기가 회복되는 순간까지 직원들의 사기를 유지하면서 열심히 일하도록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임직원의 마음관리는 한편으로 보면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병원계에서 간과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원장을 비롯한 임직원이 함께 노력해 △직원 개개인이 공동체의식, 소속감을 가지고 △자발적인 참여 통한 개인의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주어진 의무를 다하고 △직원 상호 간 활발한 소통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위기도 함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