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에 만성병까지...13%는 자살도 생각

교육열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강남, 분당, 목동, 중계 등 지역의 중고생 두 명중 한명은 많은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으며, 61%는 만성적인 두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유희정 교수팀이 지난해 10월 한 달간 이들 4개 지역 중고등학생 1216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건강실태 조사’를 한 결과 611명(50.2%)가 스트레스가 많다고 답했으며, 159명(13%)은 자살을 심각하게 생각해본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호소한 증상은 두통으로 747명(61.4%)에 달했다. 소화불량은 570명(46.8%), 어지럼증 512명, 허리통증 504명이었으며, 681명(56%)은 3가지 이상의 증상을 겪고 있다고 응답, 지나친 학습량과 수면부족, 운동량의 결여로 다양한 질병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보통은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이번 조사에서는 고등학생 보다 중학생이 스트레스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전국 조사에서 중학생은 43.4%, 고등학생은 49.9%가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고 대답한 반면 이번 교육특구 거주 학생 조사 결과에서는 중학생 52.4%, 고등학생 48.7%가 자신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이에대해 유 교수는 “과거에는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는 고등학생들이 입시 스트레스를 많이 느꼈지만 최근에는 특목고 진학 등 일찍부터 입시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저학년이 받는 체감 스트레스가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따라서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부모가 가이드를 제시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학업과 입시의 경쟁에 아이를 무조건 뛰어 들게 하기 이전에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일에 흥미를 느끼는지 탐색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고,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 왜 공부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도와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나라 교육열은 교육특구에서 시작되어 전국으로 확산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 지역 학생들의 건강패턴은 결국 우리나라 전체 학생들의 건강패턴을 한발 앞서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볼 수 있다.”며 “이번 조사에서는 청소년들이 스트레스를 체감하는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음을 확인한 만큼 이들의 학업 성취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건강한 발달을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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