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가 아파서 병원에 가야겠다는 한 남자에게 그의 친구가 조언한다.
 "잡화점에 가면 소변샘플만 넣으면 무슨 병이든 진단해주는 컴퓨터가 있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도 말해줘. 겨우 10달러 밖에 안한다구."
 남자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소변을 담아 잡화점으로 가 컴퓨터에 소변을 붓고 10달러를 넣었다. 잠시 후 자그마한 종이쪽지가 튀어나온다.
 "테니스 엘보 증세가 있습니다. 따뜻한 물에 팔을 담그고 심한 노동은 피하세요. 2주만 지나면 좋아질겁니다."
 그날 저녁 남자는 기계를 속이는 것도 가능할 지 궁금해졌다. 수돗물에 자기 집 개의 대변과 아내와 딸의 소변을 섞어 그 혼합물을 들고 다시 잡화점으로 갔다.
 "수돗물이 경수입니다. 연수기를 다세요. 개에게는 기생충이 있습니다. 따님은 마약을 하고 있으니 재활시설에 보내세요. 부인은 임신하셨습니다. 손님의 자식이 아니니 변호사를 구하세요."<중략>



 월가의 애널리스트 앤디 캐슬러가 쓴 "의사가 사라진다"의 한 부분이다.

 유전자 검사에 대해 극단적으로 묘사했지만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앤디 캐슬러는 IT/BT 기술의 발달로 의학계에 커다란 변화가 찾아 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개인의 유전체(퍼스널 게놈, personal genome) 정보로 이를 이용한 맞춤의학·예방의학이 실현되면 의사들의 입지도 줄어들 것이란 주장이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의사들이 진단에 쏟아부었던 시간이나 비용이 대폭 줄게 돼 치료나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실제 미래의학의 핵심은 유전체 연구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적지 않다. 우리 정부 역시 미래 성장동력으로 "유전체 산업"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유전체", "개인 유전체 지도" 등 일반 국민들은 물론이고 의료인들에게도 생소한 단어 일색인 이 분야에 대해 의사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21세기는 유전체 시대라고 한다. 의사들의 입지를 줄어들게 할지도 모른다는 유전체 연구, 한번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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