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맞춤의학 시대 곧 온다
게놈 분석, 기기 발달로 시간·비용 단축





















 김성진 원장의 경우 DNA 조각이 6억4000만개였으며 DNA 길이로 따지면 염기 224억개를 이은 것과 같다. 개인의 염기가 약 30억 개이므로 8배쯤 되는 양으로 증폭시킨 것으로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용량으로는 23G(기가바이트)에 해당한다. 이렇게 많은 양으로 해독하는 것은 DNA 해독 장비가 한번에 읽을 수 있는 염기 길이가 제한되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양을 늘리는 것이다.


 올해는 진화론의 창시자인 다윈 탄생 200주년이자 그의 저서 "종의 기원" 출간 150주년으로 전세계가 다윈과 진화론을 앞다퉈 조명하고 있다. 더불어 유전의학과 "개인 유전체(퍼스널 게놈)"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국내서는 지난 해 12월 가천의과학대 이길여 암·당뇨연구원 김성진 원장이 자신의 유전체를 해독해 공개하면서 개인 유전체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또 서울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소장 서정선)도 30대 한국인 남자의 개인 유전체를 해독해 지난 해 5월과 11월 국내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바 있으며 오는 5월 경 논문을 공개할 예정으로 올해는 개인 유전체와 관련된 여러 연구 결과와 프로젝트가 잇따라 발표될 전망이다.

 유전체 연구가 활기를 띠게 된 것은 분석 기기의 진일보도 영향을 미쳤다. 2007년 무렵부터 염기서열을 초고속으로 해독하는 자동기기가 개발되면서 개인 유전체 연구에 가속이 붙기 시작한 것.

 이번 김성진 원장의 유전체 해독에 사용된 기기는 솔렉사에서 제공하고 있는 서열해독기로 대당 8억원 정도다.

 총 서열해독 시약 비용은 2억 5000만원이 들었다. 서열 해독과 서열 해석의 수행에 소요된 기간은 각각 56일과 5.42일 정도로 한 사람의 유전체 서열을 8배수 정도로 분석하는데 불과 2달의 시간이 소요된 셈이다.

 2003년에 발표된 최초의 서양인 유전체 서열해석에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중국의 16개 연구소가 13년간 총 2조 7000억원의 비용을 들였고, 이후 2007년에 발표된 미국 벤터박사의 유전체 서열해석에는 4년간 총 1000억원이, 2008년 4월 왓슨박사의 서열해석에는 4개월간 15억원이 소요된 것에 비교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김성진 원장은 "DNA 시퀀싱을 할 수 있는 즉, 인간 유전체를 해독하는 기기가 발달함에 따라 향후 분석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비용도 절감될 것"이라며 "IT의 발전과 함께 유전체 분석의 대중화 시대도 멀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유전체 분석에 사용되는 기계는 시약을 사용해 DNA에 색을 입히고 레이저를 이용해 사진을 찍어 서열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30억개의 염기를 퍼즐을 풀 듯 맞춰가는 방식이다.

 그러나 시약이 필요없는 분석 기기가 개발 중에 있으며 개인 유전체 해독의 대중화를 위해 기기 개발 후 특허를 안 낸 회사도 있어 비용은 점점 낮아질 전망이다.

유전체학 전문가들은 향후 2~3년 내로 한 사람당 약 1000달러 이내의 비용으로 유전체 서열 해독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맞춤의학 열쇠 SNP에 있다

 한국인 표준 유전체 지도가 만들어지면 인종이나 개인별 유전적 변이를 찾아 이 변이가 어떤 질병이나 신체 특징과 관계되는지 생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런 정보를 가진 부분이 단일염기다형성(SNP)으로 어떤 SNP가 약물에 반응하는지를 밝히는 것이 맞춤의학을 실현하기 위한 과제다.


 SNP는 인종 간에 다양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한국인에게 이들 결과를 응용하기 위해서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대량 분석한 SNP 지도 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인의 SNP가 있으면 한국인에게서만 발생하는 특정 질환은 무엇이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실마리를 풀 수 있다.

 인간의 게놈을 구성하는 DNA 염기서열의 99.9%는 같고 0.1%만이 다르다. 즉 한 사람에게 약 300만 개의 SNP가 존재한다는 것으로 이것이 바로 눈과 피부색, 인종, 생김새, 체질, 질병의 감수성 차이까지 만들어내는 것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SNP들은 약 6만개의 염기서열이 덩어리가 돼 일배체로 함께 움직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일배체의 분포는 인종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대부분의 질병에는 여러 개의 SNP들이 동시에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예를 들면 당뇨병은 염색체 1번의 20,000번째 DNA 염기가 A에서 G로 바뀌고, 염색체 8번의 5000번째의 염기가, C 에서 T로 바뀌며, 염색체 22번의 350번째의 T가 C로 바뀌면 다른 사람보다 당뇨병에 걸릴 확율이 높아진다는 식이다. 당뇨병은 이러한 변이가 수십개 단위로 복잡하게 얽혀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에 비해 어떤 질병은 단 한 개의 염기가 변이를 일으킴으로해서 생길수도 있다. 즉 SNP를 밝혀내면 개인에게서 특정질환이 발생할 위험도를 알아내 체질에 맞는 치료법이나 약물을 투여하는 개인 맞춤 치료가 가능해지고 희귀병이나 유전병에 대한 예방을 할 수도 있다.


유전의학 용어 해설

유전자(gene)

염색체상에서 일정한 위치를차지하고 있는 유전정보 인자, 특정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자는 DNA 염기서열로 표기된다.

염색체(chromosome)

세포 안에서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와 단백질 덩어리. 염색체 안에서 2중 나선구조를 이루고 있는 DNA는 아데닌(A), 구아닌(G), 티민(T), 시토닌(C) 등 4개의 염기조합으로 이뤄져 있으며 이 염기 배열의 순서에 따라 인종, 성격, 체질 등의 유전정보가 결정된다.

유전체(genome)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의 합성어로 한 생물체의 단일객체가 갖고 있는 모든 유전 정보를 의미한다.

단일염기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

유전체에서의 단일 DNA 서열(A, T, C, G)의 변이로 인종이나 개인별 염기의 차이를 나타내는 염기를 말한다.

돌연변이(mutation)

DNA가 여러가지 요인(예: 전자기파, 방사선, 화학물질 등)에 의하여 원본과 달라지는 현상

반복서열변이

어떤 유전자의 염기 배열이 여러 차례 반복해 나타나는 변이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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