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쉬운 설문 도구 "KMSQ" 개발
ICHD-Ⅱ·연구자 경험 바탕 3개 질문 구성
상담때 월경성·시각적 자극 여부도 확인을


편두통 진단의 중요성

 편두통은 반복하여 발작적으로 나타나는 만성적인 두통으로 유병률이 8.4~22.3%인 흔한 두통질환이다. 신경과 외래에서 두통으로 내원하는 환자 중 가장 흔한 두통질환이기도 하다.

 1990년대 이후 편두통의 급성기 치료에 트립탄 계열 약물 보급과 편두통 예방 치료의 발달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수의 편두통 환자들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주민경 교수에 따르면 편두통 환자들 중 신경과 내원전에 의사로부터 편두통 진단을 받은 환자는 42%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두통 2005;6:121).

 또한 지난 1년간 두통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편두통 환자는 14.4%에 달했다.

 이들은 빠른 진정을 원하기 때문. 만일 환자가 일차의료기관에서 적절한 진단을 받는다면 발작 및 예방에 대한 적절한 처방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할 경우 그들은 가까운 응급실로 향하게 된다. 미국 조지아대학 약학교수 재키 광에 따르면 두통은 응급실에 내원하는 6번째 이유였다.

 편두통 환자의 뇌 손상 가능성에 대한 보고도 있다. 지난 11월 한일두통학회에서 충남의대 김재문 교수는 "편두통 환자의 뇌는 정상인의 뇌와 다른가?"라는 주제의 발표를 진행했다.

24명의 편두통 환자와 12명의 대조군을 MRI 검사한 결과 체감각피질의 두께에 있어 편두통군이 21% 두꺼웠다. 김 교수는 어린 시절부터 지속된 편두통으로 인한 반복된 체감각 자극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이같은 변화가 편두통의 원인인지, 반복된 두통의 결과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한편, 로체스터대학 타카히로 타카노 박사는 살아있는 쥐를 관찰한 결과 편두통을 지닌 쥐의 뇌 세포에서 부어오름 현상과 더불어 혈관확장에도 불구하고 말초부위는 산소결핍 상태에 놓여 신경부종과 수상돌기간 시냅스의 손상을 유발함을 관찰했다.

한국 실정 맞는 질문 항목

 그렇기에 편두통은 조기진단과 더불어 적절한 치료가 강조된다. 지금까지 ID-migraine, BHS, SDMQ 등 여러가지 편두통 선별기구(screening instrument)가 개발되어 사용되어 왔으나, 대부분 서구사회에서 인구집단을 바탕으로 하거나 3차 후송기관의 두통환자를 바탕으로 개발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신경과 10개 병원의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한 "한국편두통선별설문(Korean Migraine Screening Questonnaire, KMSQ)"이 개발됐다.

 설문은 ICHD-II와 두통 전문가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3가지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어 간편하고 효과적인 진단을 기대할 수 있다. 질문 중 두가지 이상에서 "예"라고 대답할 경우 편두통으로 선별한다.

 성균관의대 정진상 교수팀이 KMSQ의 타당도를 평가한 결과 KMSQ의 민감도와 특이도는 각각 0.74, 0.8로 편두통의 선별에 타당하고 유용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결론지었다(대한두통학회지 2007;8:84).

질문에 따라 빛공포증 진단 달라

 그러나 미국 베일러의대 이반스 박사의 보고에 따르면 빛공포증이 매우 흔한 증상임에도 불구하고 진단이 용이하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편두통 진단시 사용되는 ICHD-II 척도중 빛공포증 및 소음공포증 항목에 대해 많은 환자들이 "빛이나 소음이 두통기간중 당신을 괴롭힙니까?"라는 질문에 실재로는 "그렇다"고 답해야 할 환자들이 "아니오"라고 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두통기간 중 어둡고 조용한 방에 누워 있는 것과 밝은 햇빛이 드는 방중 어느 것을 선호하느냐"고 질문을 변경하자 빛 민감도에 대한 응답률이 기존 76%에서 93%로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Headache 2008;48:395).

 박사는 "추가적인 질문이 없었다면 편두통 확정 환자 중 8% 이상이 잠재환자로 잘못 분류되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연구는 환자가 빛 민감도에 정확한 답변을 얻기 위해서는 다변화된 실질적인 질문이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한편 고려의대 구로병원 오경미 교수팀 역시 103명의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빛공포증에 대한 변형된 설문조사를 개발해 그 유용성을 평가한 결과를 한일두통학회에서 발표했다.

일반적인 환자질문 때 "머리가 아플때는 밝은 빛이 거슬리거나 싫고, 눈이 유난히 부시거나 눈이 아프십니까?"라는 질문에 51.5%의 환자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반면 ▲"머리가 아플 때 밝은 빛을 보면 눈이 아픕니까?" ▲"머리가 아플 때는 번쩍거리는 화면, 특정 색이나 선, 명암이 뚜렷한 그림 등이 눈에 거슬리십니까?" ▲"머리가 아플 때 밝은 빛을 보면 눈이 아픕니까?" 등 변형된 질문을 통한 설문조사시 환자의 응답률은 82.5%로 좀 더 민감하게 빛공포증을 알아낼 수 있었다.

만성 연일성 두통 위험인자 체크를


 두통을 치료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할 경우 만성 연일성 두통으로 진행하게 된다. 주민경 교수는 "이 경우 높은 두통빈도, 여성, 비만(BMI 30 이상), 코골이, 스트레스, 높은 카페인 섭취량, 급성 약물 과용, 우울증, 두부 창상, 편두통력, 고졸 이하 학력이 위험인자로 보고되어 있으므로 이같은 항목을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월경성 편두통은 월경 시작 2~3일전에 관찰되며 혈중 에스트로겐의 현격한 감소가 일부 관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여성의 50%가 이를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Headache 2008;48:s124). 이같은 생물학적 기전을 이해하는 것은 정확한 진단을 가능케 하고 편두통 악화에 민감한 시기를 환자가 인지하도록 도울 수 있다.

 그밖에 편두통 스크리닝을 위해 pattern glare test를 실시할 수 있다. 시각을 자극하는 그림을 10~20초간 보도록 한 후 불편함의 정도를 설문지에 작성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진행한다.

시각 자극은 편두통의 일반적인 자극원으로 상당수의 환자가 편두통 공격시기중 빛공포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도움말: 주민경 한림의대 교수·성심병원 신경과·대한두통학회 학술이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