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진단·치료 어디쯤

불치병 목록서 빠진 지 오래

맞춤·표적치료법 진전…원인유전자 연구는 아직 갈 길 멀어

- 맞춤치료

 기존의 항암치료는 암세포 소멸을 위해 정상세포까지 함께 소멸시켜 관해를 유도해 조혈모세포이식을 통해 회복시켜 나간다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맞춤치료는 환자마다 가지고 있는 다른 예후인자를 구분하는 방법으로 치료전략을 선택할 수 있어 기존항암제의 양을 조절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암을 발병시킬 수 있는 원인유전자를 발견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이다.

 현재 염색체 검사가 예후인자 판단의 기본방법으로 시행되고 있고 골수검사도 추가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 표적치료

 발암유전자의 발견은 새로운 표적치료제 개발의 목표가 되기도 한다. 표적치료제는 발암원인 유전자만을 공격하기 때문에 모든 조직에 영향을 주는 항암화학요법을 조절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AML에서는 젬투주맙(gemtuzumab ozogamicin, Mylotarg)이 대표적인 표적치료제다. 젬투주맙은 CD-33 에 적용되는 약물로 고령환자에서 재발한 AML 치료에 승인받았다. CD-33은 AML 증례의 90% 가량을 차지한다. 재발한 환자에서 완전관해율은 15%지만 항암치료와 병행 시 85%의 비율을 보인다.

 악성림프종의 경우에는 리툭시맙(rituximab)이 기존 치료전략의 효과를 높여주고 있다. 림프종 중 비호지킨림프종의 경우 여러 형태가 있어 치료하기에 어려움이 있지만 리툭시맙과 기존 항암제와의 병용요법이 항암제 단일요법과 비교한 임상시험에서 높은 생존율(70% vs 57%)을 보여줬다.

 이마티닙(imatinib, Glivec) 역시 CML 표적치료제 중에 한 가지로 필라델피아(philadelphia) 염색체에서 발현된 비정상적인 BCR-ABL 유전자를 타깃으로 한 분자표적 치료약물이다. BCR-ABL은 CML 환자 95%에게서 관찰되고 예후도 좋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7년 생존율 결과밖에 나와있지 않아 장기간의 관찰이 필요하다.

- 반일치골수이식

 진단방법과 약물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백혈병 치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골수이식부분이다.

 HLA가 일치하는 사람을 찾기 힘든 치료실정에 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 이규형 교수는 부모나 자식으로부터 골수를 기증 받을 수 있는 새로운 골수이식방법을 개발했다 (Biology of Blood and Marrow Transplantation, 2008;15:61-72).

 AML 환자 31명을 대상으로 부모, 자식, 형제의 완전한 일치가 보이지 않는 골수로 이식을 시행했다. 이식 전에 양을 줄인 부설판(busulfan)과 플루다라빈(fludarabine), 항흉선세포 글로불린(antithymocyte globulin)으로 조절했고 이식편대숙주질환(GVHD)의 예방을 위해 사이클로스포린(cyclosporin)과 메토트렉사트(methotrexate)를 투여했다.

 이식결과 28명이 16.5일 동안 중성호성백혈구 수치를 500/μL 이상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 안정된 모습을 보였고, 18.2개월 후의 이식관련 사망률도 13%로 나타나 기존 형제간 골수이식에서의 20%보다 낮게 나타났다.

2주 후 공여자의 세포와 완벽하게 결합한 사람은 22명으로 이후 이식거부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급성 GVHD와 중등도~중증 GVHD의 누적발병률도 19%, 20%로 기존 방법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 교수는 부모자식간 골수 이식을 위해서는 사전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계에서는 지금까지 많은 전문가들이 이 방법을 시도했지만 사전환경 조성에 실패했었다는 점을 들며 이번 성공이 골수이식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 진행중인 연구와 과제

 세계가 고령화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는 백혈병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65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 포함해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한혈액학회가 진행하고 있다.

 고령환자들의 경우 항암치료의 효율도 낮고 골수이식의 성공률도 낮기 때문이다.

 고령환자의 치료에서 독성이 비교적 적은 플루다라빈(fludarabin)과 다른 제제들을 병용한 효과를 알아보는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또한 AML과 비슷한 여러 인자들이 원인으로 보이는 골수이형성증후군 치료약물들이 AML에서 항암제와 병용했을 때의 효과을 알아보는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여서 다양한 범위의 백혈병 환자들에 대한 치료선택지를 늘리기 위한 노력들이 국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시험 이후의 지원방안이다. 현재는 제약사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이후의 지원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된 것이 없기 때문. 치료뿐만 아니라 진단에서도 마찬가지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골수 이식 전 이식편대숙주질환을 비롯한 부작용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국내에도 있지만 검사과정 비용이 만만치 않아 함부로 권장할 수 없는 실정이다.

▶도움말
 이종욱 가톨릭의대 교수·성모병원 혈액내과
 박은경 중앙의대 교수·중앙대병원 혈액종양내과


림프절 멍울 지속땐 의심

면역체계 저하증상 나타나도

■ 백혈병의 일반적인 증상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림프절에 2cm 이상의 멍울이 2주 이상 지속적으로 느껴질 때 악성림프종을 의심해야 한다.
 특별한 이유없이 열이 나거나 속옷이 젖을 정도의 식은 땀이 나는 경우에도 상담할 것을 권장한다. 특별한 예방법은 없지만 에이즈 감염을 주의하고 면역억제제의 장기투여는 피하도록 하고 있다.
 골수성백혈병의 경우 면역체계의 저하로 인한 증상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경우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잦은 피로, 가슴의 두근거림, 헐떡거림, 빈혈, 치은출혈, 비출혈, 피하출혈 등의 증상이나 회복이 더딘 구내염, 폐렴, 요로감염 등의 감염증이 나타난다.


미디어 속 잘못된 의학지식 의사들이 나서 바로 잡아야

 드라마 속 백혈병에 대한 잘못된 정보는 일반인들뿐 아니라 분과가 다른 의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또 다른 백혈병 드라마인 "내 인생의 황금기"는 중앙대병원 혈액내과 박은경 교수의 자문과 함께 진행되고 있다.

 이 덕분에 "너는 내 운명"이 범하고 있는 오류들은 피해가고 있다. 드라마로서의 흥미와 의학적 사실 사이의 균형을 잡는 역할을 적절히 수행한 것이다.

 박 교수는 드라마 자문역할이 일반인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해 줄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었다는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 병원이나 학회들이 일반인이나 개원의를 위한 연수강좌를 진행하지만 TV라는 매체의 파급력과 흥미라는 흡입력이 대중에게 더 쉽게 다가간다는 것이다.

 의학드라마를 포함해 질병을 등장시키는 드라마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에서 대중들이 정확한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수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못된 인식이 안착되기 전 철저한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다.

 TV 드라마를 일반인들의 인식개선이나 교육의 수단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작품에 대한 조언 및 자문을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것보다 전문가 집단의 입장에서 주도적으로 고정 자문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생각해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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