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관절염으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무릎 꿇기나 쪼그려 앉기와 같이 고도굴곡이 필요한 활동보다는 통증 없이 걸을 수 있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관절센터 김태균 교수팀은 최근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무릎치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사하기 위해 20가지 항목 중 무릎 관절 기능장애가 가장 심한 항목은 무엇이며 각 항목이 환자에게 어느 정도 중요한가를 조사했다.

그 결과 퇴행성 관절염 때문에 쪼그려 앉기, 다리의 변형, 무릎 꿇기와 같이 고도굴곡이 필요한 활동을 할 수 없어 불편해 하긴 하지만, 무릎 치료를 통해서는 보행곤란, 주간통증, 계단오르기 어려움 등 보행과 통증에 관한 활동이 우선적으로 해결되길 바라고 있었다.

우리나라처럼 좌식생활을 하는 동양권 환자들은 전통적으로 인공관절 수술 후에도 쪼그려 앉기, 무릎 꿇기 등과 같은 고도 굴곡 활동을 할 수 있기를 원하는 것으로 짐작하고 이에 따라 의료진들도 수술 후 환자의 무릎 운동각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인공관절 치환술 후 과도하게 무릎 관절을 굽힌 상태에서 생활하는 것은 인공관절 수명을 단축시키고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또, 무릎 인공관절 수술 후 관절 운동각도를 늘리는 것은 인공관절 수명을 단축시킬 뿐 실제로 무릎 기능을 개선하는데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운동각도’란 무릎을 완전히 편 상태로부터 완전히 굽힐 수 있을 때까지의 각도를 측정하는 것인데 평균 110도 이상이면 걷기 등의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해낼 수 있고 무릎꿇기, 가부좌 등의 좌식생활을 위해서는 140도 이상의 고도굴곡이 필요하다.

김태균 교수는 “많은 의사들이 인공관절 수술 환자가 수술 후에 고도굴곡이 필요한 활동을 당연히 원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실제로 환자들은 통증의 해소나 일상 생활에 필요한 만큼 중요하게 생각지 않고 있다”며 “수술 후 무리하게 무릎의 운동각도를 늘리려는 노력보다는 가능한 좌식생활을 피하고 걷기·수영·자전거타기 등 관절 회복과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하는 것이 인공관절 수명을 늘리고 오랫동안 잘 사용할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SCI journal인 Clinical Orthopaedics and Related Research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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