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노화로 자극에 약해져
면역력 저하따른 발병 증가


 차가운 날씨와 건조한 공기가 가득한 겨울, 감기와 함께 피부건조증에 대한 경고들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특히 면역력이 저하되어 있는 노인의 경우 피부건조증을 주의해야 한다는 것은 이제 상식으로 자리잡았을 정도다.

 하지만 노인들이 주의해야할 겨울철 피부질환이 피부건조증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면역력이 하루가 다르게 약해져 간다는 점은 노인들의 질환에 대한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신체의 최전선에서 외부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피부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는 겨울, 노인 피부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노인 피부의 특징

 노인 피부질환의 원인은 다른 노인성 질환이 그렇듯 우선 내인성 노화에서 찾을 수 있다. 노인의 피부는 말그대로 세포차원에서 약화된다.

세포의 크기나 모양이 불균일하게 되고 랑게르한섬(langerhans cell), 멜라노사이트(melanocytes), 섬유아세포 등의 수가 감소한다. 또한 외피와 내피의 접합부가 평평해지면서 두께도 얇아져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약해지게 된다.

 이로 인해 피부보호기능은 물론 세포재생, 화학적 자정력, DNA 수복, 외피수분유지 및 분비, 면역반응성, 비타민 D 생산, 상처회복 등의 기본적인 기능들이 저하되어 피부질환을 유발·재발시켜 관리를 어렵게 한다.

 내인성 노화 이외에도 다른 노인성 대사질환이나 열악한 경제사회적 여건, 인지기능장애 등 대부분의 노인환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도 피부질환의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으로 꼽힌다.

피부자극 줄이고 습도 유지해야
건조·동반질환으로 흔히 발생


 피부소양증

겨울에 발생하기 쉬운 피부건조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피부소양증을 들 수 있다. 피부소양증은 기본적으로 땀샘과 피지선의 분비저하로 인해 피부가 건조해 지면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이외에도 옷과의 마찰이나 알레르기, 온도에 의한 자극 등 주변환경에 의해서도 쉽게 발생한다.

 당뇨병, 통풍, 폐쇄성 황달, 담도성 간경변 등 대사성 장애, 호치킨병, 임파성 백혈병, 호흡기·전립선 암 등의 중추 신경계 장애, 내분비 이상, 만성 신장질환, 갑상선 기능 항진증 등의 동반질환이나 약물 부작용으로도 발생할 수 있어 계절이나 질병에 국한되지 않은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는 질환 중 하나다.

 이차감염이 발생하는 경우 완치가 곤란해진다는 점도 염두해 두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피부의 자극을 줄이고 습도를 유지하는 예방이 우선되지만 치료가 필요할 경우 산화아연이나 항히스타민제을 사용한다. 오래된 습진에는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고, 전신 소양증의 경우 로션 타입의 약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만 가능한 스테로이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을 권한다.

 스테로이드의 대체약물로 타클로리무스(taclorimus), 피메클로리무스(pimeclorimus)를 사용하지만 10세 이하에게 사용하는 것은 금하고 있다.

초기 관리 중요…통증·빈도 줄여
수포형성 72시간내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대상포진

 피부소양증은 노인의 대사성 질환과 함께 다른 피부질환에서도 나타난다. 특히 피부사상균증과 피부종양의 경우 부분적으로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나이가 들 수록 유병률이 증가해 50대 이후로 높은 수치를 유지한다.

 그중 대상포진은 부분적인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감염성 피부질환으로 꼽힌다.

 대상포진의 베리셀라-조스터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 VZV)는 수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신체의 한쪽 신경을 따라 감염돼 수포형태로 군집 혹은 띠 모양을 이룬다.

 VZV는 수두를 앓은 사람의 신경 세포 내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는 경우나 정신적 스트레스, 신체가 피곤한 경우에 대상포진으로 발전한다.

신경분포를 따라 발생하기 때문에 심한 통증, 감각이상, 가려움증이 나타나고 치유된 후에도 통증이 계속되는 "포진후 신경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나이가 들 수록 중증도는 심해지고 회복력은 떨어지는 데다가 통증도 몇 달에서 몇 년 동안 지속될 수 있으므로 초기관리가 중요하다. 초기치료에는 항바이러스제, 진통제, 소염제를 사용한다.

 항바이러스제의 경우 수포형성 후 72시간 이내에 투여하면 급성 통증의 기간을 줄이고, 포진 후 발생빈도를 줄일 수 있다. 1차적으로 아시클로비어(acyclovir)를 사용하며 노인에서는 반드시 정맥주사로 투여한다.

경구용 약제로는 팜시클로비어(famciclovir), 발라시클로비어(valacyclovir)가 있고 경구용 아시클로비어에 비해 체내 흡수율이 높다는 장점을 가진다.

 통증 관리를 위해 가바펜틴(gabapentin), 프리가발린(pregabalin), 삼환계 항우울제(TCA) 등 경구용 약제를 사용하고 필요할 경우 계획적으로 오피오이드(opioid)를 사용하거나 몰핀(morphine)과 가바펜틴을 병용해서 사용할 수 있다.

 소아에게 전이될 경우 수두를 야기할 수도 있으므로 소아와의 격리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찜질방서 옮는 경우 증가
전이 쉽고 확산 빨라 치료 어려워




 옴(scabies)이 최근 찜질방이나 요양기관 등 교차감염의 위험도가 높은 곳에 사람들이 모이면서 위험도가 증가하고 있다. 면역의 저하, 비정상적인 피부병변 등을 가지고 있는 노인에게는 호발되는 데다가 날씨가 추워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찜질방 건물의 소독관리가 잘 유지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옴은 전이가 쉽고 발병할 경우 빠른 속도로 퍼지지만 2~4주 후에 증상이 발현하기 때문에 발견이 어렵고, 증상이 나타나도 단순한 소양증이나 건조증 혹은 정신질환으로 오인되기 쉬워 진단이 잘 되지 않는다. 치료에 있어서도 기관이나 건물 전체로 해야하고 환자의 협조도 얻기가 힘들기 때문에 어려운 실정이다.

 치료에는 일반적으로 감마 벤젠 헥사클로라이드(gamma bezene hexachloride) 연고를 사용하지만 신경성 독성이 포함되어 있어 소아에게는 크로타미톤(crotamiton) 연고를 사용한다.

 옴 치료와 함께 소양증과 피부병변의 치료를 병행하면서 침구와 옷의 소독은 물론 접촉한 사람들도 함께 치료해야 한다.

고령화 따른 확산 불구 인식 부족
노인 성생활 사회 관심 필요


성관계 피부질환

 옴과 함께 매독, 임질, 첨규 콤딜롬, 사면발이 등 성관계에 의한 감염성 질환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최근 독신 노인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와 놀이문화 부족, 발기부전치료제의 보급, 매춘 여성들의 고령화 등 사회적 요인들 간의 상관관계는 노인들의 성생활에 대한 사회의 관심들이 반영해 주고있다.

 하지만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문제시 되고 있음에도 의사가 노인환자의 성관계 질환에까지 생각이 닿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 게다가 환자가 쉽게 내원하지 않고 진료 시에도 병력을 정확히 밝히지 않아 진단·치료의 난국에 한 몫하고 있다.


노인환자 피부소양증 예방수칙

▶30분 이상의 목욕은 삼가한다. 되도록 사워로 대체하되 10분 내외로 하도록 한다.
▶피부자극을 줄이기 위해 강한 알칼리성 비누는 되도록 피하고 사용량도 줄이도록 한다.
▶보습제를 주기적으로 사용해 피부의 습기를 유지한다.
▶실내 습도는 40~50%로 유지하도록 한다.
▶산, 바다 등 그늘이 없는 곳에서는 자외선 노출량을 최소화하고 거친바람에서 피부를 보호하는 습관을 들인다.


▶도움말
 김낙인 경희의대 교수·경희의료원 피부과
 최종수 영남의대 교수·영남대병원 피부과(대한의진균학회 학술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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