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학 치료 한계 극복 도와

국내선 제도 마련 안돼 적용 어려워





차 영 수
예산명지병원내과원장


음악·미술 등 예술도 치료로 효과
카이로프랙틱 등은 의료인이 활용



 20세기 이후 서양의학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관심이 증가하기 시작한 보완의학은 최근 들어 새로 출판되는 서양의학 교과서에도 빠지지 않고 언급될 만큼 치료의 한 방법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양의학 치료에 만족하지 못한 많은 환자들에 의해 보완의학에 대한 요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서양의학 의사들의 보완의학 사용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서양의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서양의학과 보완의학을 함께 사용하여 치료하는 것을 통합의학이라 한다.

외국의 경우 보완통합의학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서양의학과 한의학으로 의료체계가 이원화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보완통합의학에 대한 제도가 전무하여 기존 의료인들이 다양한 보완의학을 환자 치료에 활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예를 들면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보완의학 치료에 대해 보험 급여를 하기도 하고, 미국의 경우 일부 보완의학에 대한 국가 자격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의료법에 의료인도 자신의 진료 영역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부 대학병원과 개원가에서는 적극적으로 보완통합의학을 사용하고 있어, 미국 국립보완대체의학 센터에서 분류한 바에 따라 보완통합의학 치료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소개할 사례는 의사에 의해 직접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와 의사의 처방에 의해 치료사가 치료를 행하는 경우를 포함하며, 한의학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보완의학 분야로 볼 수 없으므로 제외하며, 치료사 단독으로 행하는 경우도 제외하도록 하겠다.

대체의학체계 (Alternative medical systems)

 대체의학체계에 속하는 보완의학 중 국내에서 통합의학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동종요법(Homeopathy)과 자연요법(Naturopathy)이 있다. 대체의학체계는 질병과 치료에 대한 독특한 철학을 가진 전통의학들이 이에 속하며, 배우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으나, 치료 영역이 매우 넓다는 장점이 있는 의학 분야이다.

동종요법 치료 1 54세 여환자는 새벽 속쓰림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환자의 증상은 전형적인 위궤양 증상으로 식후 완화되는 공복시 속쓰림이었기 때문에 상부소화기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였다.

검사 결과 경도 표재성 위염 이외에 특이 소견이 없어 기능성 위장장애로 진단하고 동종요법 치료를 시행하였다. 환자의 체질을 고려하여 유황을 재료로 만든 Sulphur C200을 처방하였고 환자는 약제 복용 3일째부터 호전되어 2주 후 새벽 속쓰림은 완전히 소실되었다.

이와 같이 서양의학적 검사로 악성종양 등 심각한 질병을 감별한 후 보완의학적 치료를 하는 것도 통합의학적 접근이라 할 수 있다.

동종요법 치료 2 4세 여아가 발달장애를 주소로 내원하였다.

 환아는 무기력하였으며 손으로 잡고 설 수는 있었으나 걷지는 못했고, 소리도 거의 내지 못하였다. 환아의 식사 습관, 배변 습관, 수면 습관 등 체질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Silicea c30을 처방하였다.

 약제 복용 2주까지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3주째부터 걷기 시작했고, 소리를 내기 시작했으며, 근육의 힘도 눈에 띄게 증가되었다. 환아는 이후 조금씩 호전되고 있으며, 현재도 동종요법 치료를 받고 있다.

심신요법 (Mind-body intervention)

 바이오피드백은 고혈압, 두통, 공포증 등의 기능성 질환에 사용되며, 일부 대학병원과 개원가에서 사용되고 있다. 타이치(태극권)는 일부 의과대학에서 관절염 치료를 위해 사용되고 있고, 일부 의사들이 치료를 위해 권장하고 있다.

 음악 및 미술 치료 등의 예술 치료는 일부 대학병원에서 처방에 의해 시행되기는 하지만 처방 없이 시행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바이오피드백 치료 50대 중년 여성으로 잦은 설사와 변비 증상으로 여러 대학병원에서 검사 및 진료 후 과민성 대장으로 진단됐으며, 이후 약물 치료를 하면 어느 기간 후 다시 재발하는 복통을 주증상으로 내원했다.

 환자는 바이오 피드백 10회 후 약물 복용 없이 재발 증상 없이 지내고 있으며, 현재는 본인이 바이오피드백 자가 치료로 약물처방 없이도 지낼 수 있게 되었다.

태극권 치료 88세 여자 환자가 수술 후 관절통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심한 골관절염으로 일상 보행이 힘들어서 양측 무릅 인공관절수술을 받았고 내원 당시 목발에 의지하여 일상 생활과 보행을 했다.

수술 후 추가적인 증상 완화를 위해 태극권을 처방받아 시작하였고 태극권 운동을 일주일에 2회 3개월 간 지도 받았으며 집에서 또한 연습하도록 권고하여 운동한 결과 3개월 후 양측 목발 없이 일상 보행을 할 수 있었다.

미술 치료 62세 여자 환자가 대학 병원에서 치매를 진단받고 인지능력 및 공간지각력 저하를 주소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이에 대해 미술치료를 처방받아 5회 시행하였고, 치료 후 뇌파 해석을 통해 치료 결과를 평가하였다.

 환자는 증상 개선과 함께 뇌파검사 결과 신경세포의 활동성이 높아져 미술치료가 치매 환자의 활동성을 개선하는 데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생물학적 요법(Biologically based therapies)

 우리나라에서 가장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분야로 다양한 기능성 식품을 서양의학적 약물과 함께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말한다. 서양의학과 기본적인 철학이 크게 다르지 않고 제도적인 문제도 거의 없어 많은 대학 병원과 개원가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초유 치료 40대 남자 환자로 평소 잦은 설사와 복통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진단을 위해 복부 전산단층촬영 및 대장내시경시행한 결과 허혈성대장염을 진단받았다.

 환자는 서양의학 약물에 대한 치료 효과가 부족하여, 초유를 함께 처방하였다. 2달 간 복용 후 잦은 설사 및 복통은 개선되었으며, 추적 검사 상 정상 소견을 보여 성공적으로 치료되었다고 평가하였다.

수기·신체 사용 요법 (Manipulative & body-based methods)

 수기요법에 포함되는 카이로프랙틱 (Chiropractic), 정골의학(Osteopathic medicine) 등은 우리나라에서도 의료인에 의해 활용되고 있는 분야이다.

수기 치료 43세 여환이 요통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내원 2년 전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았고, 최근 교통사고로 6개월간 입원 치료를 받기도 하였다. 요추 전산단층촬영 검사 결과 5번 요추와 1번 천추 사이의 디스크 공간이 좁아져 있어 물리치료와 근육내 자극요법, 수기 치료를 시행하였다.

 치료 2주 후부터 증상은 호전되기 시작하였고, 3주 치료 후부터 증식 치료도 병행하였으며, 환자는 6개월 치료 후 증상의 90%가 호전되었다.

 이상과 같이 우리나라에서 현재 치료에 활용되고 있는 보완통합의학 분야들을 증례를 통해 살펴보았다. 사실 전체 보완의학의 사용 빈도 중 의사에 의해 처방되거나 시행되어 서양의학과 함께 통합의학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의사의 처방 없이 시행되는 경우에 비해 턱없이 적은 것이 현실이다.

 2006년도 조사 자료에 의하면 기능성 식품에 소비되는 비용이 서양의학 약제에 소비되는 비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의사에게 처방받지 않고 스스로 구입하여 복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제도적 제한과 보완의학에 대한 인식 부족 등이 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환자의 입장에서 보면 보완의학이 의사에 의해 시행될 경우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서양의학으로 어렵지 않게 치료될 경우 보완의학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서양의학적으로 쉽게 치료되지 않는 경우나, 치료 과정에서 수반되는 통증이나 부작용을 경감시키기 위해 의사들은 보완의학을 통합의학적으로 활용한다. 서양의학도 만병통치가 아니고 보완의학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어떤 치료 방법도 부작용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고, 아무리 안전하고 몸에 좋다는 식품도 과다 복용한다면 예측할 수 없는 부작용이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둘을 합쳐 통합의학적으로 환자를 치료한다면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효과는 높일 수 있다.

 통합의학을 위해서는 의료인이 서양의학 뿐 아니라 보완의학에 대해서도 충분한 지식이 있어야 가능하므로 의료인들도 할 일이 많은 것이다. 막연한 맹신이나 정보 부족에서 기인한 무조건적인 비난은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보완통합의학에 대한 우리나라의 토양은 매우 척박하다.

하지만 최근 국민들의 보완통합의학에 대한 요구가 더욱 증가함에 따라 정부도 보완통합의학에 대한 제도 정비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의료계의 인식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보완통합의학에 대한 전체적인 제도화가 머지않아 이루어 질 것으로 생각되며, 이에 대해 의료계도 준비를 해야 할 시기로 생각된다.

통합의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만큼 향후 우리나라에서도 통합의학이 올바로 정착하여 많은 환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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