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원인 모호땐 다른 혈관계 질환 선별검사



정 우 식

이대의학전문대학원 교수·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성기능은 이제 건강의 한 척도로서 생활수준의 향상과 함께 나이가 먹음에 따라 중요한 관심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성기능 장애라 함은 남성의 경우에 발기 장애를 포함하여 성욕장애, 사정장애, 극치감장애, 삽입장애 등을 모두 포함하는 포괄적인 의미이며, 이중에서 배경질환인 심혈관질환과 연관되어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발기부전증을 중심으로 설명해 보고자 한다.

발기부전증과 심혈관질환과의 관계

 발기부전증은 50세 이상의 남성에서 반 수 이상이 앓고 있는 매우 흔한 질환으로 미국의 통계에 의하면 2004년도 기준으로 전세계적으로 2500만에서 3000만 명이 발기부전 치료제인 PDE5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으며 현재는 약 3억 명 이상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러 임상연구들의 결과에 의하면 이 질환은 내피세포기능부전이라는 근본적인 병태생리가 적용되는 당뇨, 고혈압, 심혈관질환, 고지혈증 등과 자주 병발하게 되므로 음경의 발기상태가 전신의 내피세포나 평활근의 기능을 대변해 줄 수 있다고 한다. 즉 발기의 기능에 이상이 왔다면 이는 단지 음경의 이상만이 아닌 다른 심혈관계 질환의 초기 증세일 수 있다는 말이다.

 미국에서 10년간 약 10000명을 대상으로 추적 관찰한 역학연구의 결과에 의하면 발기부전증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심혈관질환에 대한 발생위험률이 1.4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흡연이나 심근경색의 가족력을 갖는 것과 비슷한 정도의 기여도를 갖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발기부전증이 관상동맥질환에 앞서 2~3년, 심지어는 5년 먼저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져 발기부전환자에서 심혈관질환에 대한 검사가 강조되고 있다. 이는 음경의 피를 공급하는 해면체동맥이 심근의 관상 동맥에 비해 내경이 더 작으므로 동맥경화로 인한 증상이 음경에 가장 먼저 나타나기 때문이다<그림 1>.

그림 1. 음경동맥의 내경이 관상동맥의 50% 수준으로(a)
동맥경화시 발기부전의 증상이 먼저 나타나기 쉽다(b).


 따라서 발기부전증의 발생이 손상이나 전립선적출술, 내분비적 원인 등의 확실한 원인 없이 온 경우에는 혈당검사, 혈중 지방 농도, 혈압 측정, 기타 대사질환 관련 검사들을 시행하여 다른 혈관계질환들의 유무에 대한 선별검사가 이루어져야 하겠다.

이렇게 함으로써 발기부전증 환자가 추후 심근경색증으로 발병하기 전에 관련된 위험요소를 발견하게 되고, 이를 조절함으로써 미리 치명적인 질병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심혈관질환 환자에서 발기부전증의 진료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3명중 2명 이상에서 발기부전증이 발견된다고 한다.

즉, 공통된병인에 의해 두 질환이 병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심혈관 질환 환자에서 발기부전의 유무를 반드시 체크하여 발기부전증이 발견된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하여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에 일조를 해야한다.

 성기능전반에 대한 설문지인 IIEF-15 (international index of erectile function - 15 questions) 혹은 간단히 발기력만 평가하는 IIEF-5를 이용하여 쉽게 발기부전증을 찾을 수 있다.

문제는 이들 환자에서 발기부전증의 치료인데, 약물을 복용하여 발기가 된다면 성행위라는 운동부하를 감당할만한 심장의 상태가 되는지에 대한 평가가 중요할 것이다.

발기부전 치료제 PDE5 (phosphodiesterase type 5) 억제제가 발매되면서 심장내과 전문의들이 주축이 되어 1999년에 미국 심장내과학회에서 Princeton I 진료지침서를 발표한 바 있고 2005년에 일부 보강된 Princeton II 지침서를 내어 놓았다.

 처음 지침서의 요지는 발기부전의 치료약제에 의해 발기가 되고 성행위가 가능해진다면 이런 정도의 운동이 심장에 부담이 되는지의 여부를 판정하여 발기부전의 치료에 신중을 기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환자의 심혈관질환 상태에 따라 저, 중간, 고의 세 위험군으로 나누어 저위험군에 속한 환자는 특별한 추가 검사 없이 발기부전의 치료약제를 투여하고, 중간 위험군은 추가검사를 통하여 안전여부를 판정하며 마지막으로 고 위험군은 심장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발기부전의 치료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표 1>.

표 1. Princeton Guidelines for the Treatment
of Erectile Dysfunction in Men
with Coronary Artery Disease.



 중간 위험군에서의 추가검사는 운동 부하 심전도 검사 등이 포함될 것이다.

이어서 보강된 지침서에는 원인불명의 발기부전증은 다른 혈관질환에 대한 선별검사를 해야 한다는 사실과, 비만과 운동부족이 중요한 위험인자로 부각된 바, 이를 교정하기 위한 생활양식의 변화가 치료와 예방에 매우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상기한 지침서에 따라 약물치료를 해도 안전하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PDE5 억제제를 투여할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관상동맥 질환에 흔히 쓰이는 질산염기(nitrate)를 갖는 약제와는 병용이 절대 금기사항이라는 점이다. 이 약제와 병용할 때에 병합효과로 인해 과도한 혈관확장으로 저혈압 쇼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고혈압약제인 알파 차단제를 사용할 때에도 저혈압에 의한 어지러움증을 예방하기 위해 PDE5 억제제와 최소 4시간 이상의 복용간격을 두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복용약물 사용에 금기가 된다면 해면체 내 주사치료나 수술적 치료 등을 고려하게 된다.

위험인자 조절로 혈관성 질환 극복

 심혈관 질환과 발기부전증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의 공통된 위험인자를 가지는 혈관성 질환이기에 이들 위험인자를 조절함으로써 두 질환을 모두 잡을 수 있다.

대부분의 심혈관 질환 환자들에게는 발기부전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에 대한 평가는 필수적이며, 또한 발견된다면 많은 경우 안전하게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발기부전의 치료에 들어가기 전에 치료의 종류에 상관없이 환자의 심장이 성행위의 운동부하를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가 반드시 우선되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두 질환 사이의 관계 규명에 대한 기초연구와 임상 및 역학연구들을 통해 공통분모인 병인을 더욱 자세히 밝혀냄과 동시에 두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 괄목할 만한 발전을 기대해 본다.


 ■ 발기부전증 치료제인 PDE5 억제제 사용의 절대적인 금기증은?

- 질산염제제 복용중인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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