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약물 선택때 심혈관계 부작용 주의를



박 영 민

인제의대 교수·일산백병원 신경정신과


 우울증과 심혈관질환은 지구촌에서 disability를 야기하는 질환 중 1위,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노인 환자에서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5순위에 안에 포함되는 질환이다.

 또한 심혈관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20%에서 우울증을 가지고 있을 만큼 두 질환의 연관성은 높은 편이다. 미국 심장 관련 학회들의 다양한 가이드라인에는 심혈관질환을 가진 환자들에서 우울증의 선별 검사 및 치료가 반드시 이루어지도록 추천하고 하고 있다.

 그러나 가이드라인까지 명시된 미국에서 조차 심혈관질환에서 동반된 우울증이나 우울 증상의 진단은 매우 과소평가 되어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2005년 미국의 Ellis 등의 연구에서 490명의 관상동맥질환 환자들에서 41.9%가 우울증 혹은 우울 증상을 보고하였으나 치료가 이루어 진 것은 단 10% 뿐이었다고 한다.

 따라서 아직 심혈관질환 관련 우울증에 관련된 데이터가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심혈관질환과 우울증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관련된 역학 연구들이 하루 빨리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심혈관질환 중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연구들을 검토해 보면 대부분의 연구에서 우울증, 혹은 우울 증상들은 관상동맥질환의 위험 인자와 재발 인자가 되며 또한 CABG 수술의 예후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 보고되었다.

 심근경색 후의 우울증의 발병은 15~23%로 조사되었다. 어떤 연구에서는 우울증과 관상동맥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사망 위험성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서 3배 이상 높다고 보고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사망 위험성은 우울증의 심각도에 비례한다고 하였다.

 Swenson 등은 우울증이 관상동맥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삶의 질에 가장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제시하였으며 오히려 ejection fraction이나 Killip class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2004년 INTERHEART study는 52개국 25,000명 정도의 환자를 대상으로 급성 심근경색증의 위험 인자에 대해서 조사하였다.

기대했던 것처럼 고지혈증, 당뇨, 흡연, 고혈압, 비만이 위험 인자로 나타났고 운동, 야채와 과일 섭취, 적정량의 알코올 섭취는 예방 인자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신심리적인 요소가 다른 위험 인자들보다 더 강력한 위험 인자로 나타났다.

 2005년 Agatisa 등의 연구에서는 반복된 우울증이 관상동맥과 대동맥 초기 atherogenesis의 특징인 calcification과 관련이 있음을 보고하였다.

 우울증은 또한 울혈성 심부전의 발병과도 관계가 있으며 울혈성 심부전과 합병시 나쁜 예후 인자로 작용한다.

 4,500명의 고혈압 환자를 대상 연구에서 우울증 환자에서 울혈성 심부전의 빈도는 16%였고 우울증이 없는 환자에서는 7%였다.

울혈성 심부전을 가진 환자 대상의 또 다른 연구에서 우울증의 합병은 사망과 재입원을 증가시키며, 증상을 악화시켰다는 결과를 보여 주었다.

 Jiang 등의 연구에서는 심부전과 동반된 우울증은 사망률을 2배로 높이며 재입원율은 3배로 높인다고 한다.

 왜 우울증이 심혈관질환의 경과와 예후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일까?

 여러 가지 가설들이 제시되고 있다. 크게 생물학적인 기전과 심리행동학적인 기전으로 나눌 수 있다. 생물학적인 기전을 보면 우울증이 cardiac autonomic tone의 변화, hypothalamic pituitary-axis의 activity의 증가, platelet activation, catecholamine level의 증가, serotonin level의 증가, inflammatory process의 증가, omega-3 fatty acid level의 감소, 스트레스로 인한 ischemia 등을 발생시키고 이것들이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최근의 연구들에서는 우울증을 가진 관상동맥질환 환자들에서 항염증 인자인 cytokine interleukin(IL)-10이 감소하고 염증반응과 관련된 TNF-α와 Fas ligand가 증가되었다고 한다.

 심리행동학적인 기전은 우울증으로 인해 생긴 음식 섭취 양상의 변화, 운동의 감소, 치료 약물의 순응도 감소, 사회적인 지지 부족, unhealthy lifestyle 등이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준다는 보고들이 있다.

Ziegelstein 등은 144명의 MI 환자들을 대상으로 우울 증상들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조사하였다. 우울 증상들은 식사량 감소, 운동량 감소, 흡연량 증가, 스트레스 증가, 사교성 감소 등을 발생시켰다고 한다.

 그렇다면 심혈관질환을 가진 우울증 환자들의 약물 치료는 어떻게 할 것인가? 몇 가지 숙지해야 할 주의 사항들이 있다.

 첫 번째로 항우울제들이 갖고 있는 심혈관계 부작용이다. 특히 TCA는 다양한 receptor profile을 가지고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TCA는 adrenergic α1와 histamine 수용체를 차단하여 기립성 저혈압과 어지러움을 유발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심근경색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또한 심장전도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협심증이나 부정맥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을 금해야 한다. SNRI로 알려진 venlafaxine은 용량의 증가에 따라 이완기 혈압을 증가시킨다. 최근에는 저용량에서도 혈압을 증가시켰다는 증례 보고도 있었다.

 따라서 심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주의해서 사용해야 하며 하루 용량이 200mg 이상인 경우에는 혈압 측정을 반드시 모니터 하여야 한다.

 Mirtazapine은 기립성 저혈압을 일으킬 수 있으며 반대로 adrenergic tone의 증가로 인해 고혈압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체중 증가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first line drug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NDRI에 속하는 bupropion 역시 혈압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혈압 측정과 관찰이 필요하다. MAOI에 속하는 moclobemide도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역시 혈압의 주기적인 측정이 필요하며 특히 non-selective MAOI에 속하는 약물들은 티라민의 섭취에 주의를 요해야 한다.

 Non-selective MAOI는 티라민의 분해를 억제하므로 이로 인한 체내의 티라민이 증가되며 이는 고혈압을 야기시킬 수 있고 심지어는 hypertensive crisis에 빠질 수 있다. SSRI는 anticholinergic effect가 거의 없고 전도 장애를 일으키지 않으므로 심혈관질환에 비교적 안전한 약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심혈관질환이 동반된 우울증에서 흔히 쓰이고 있다.

 Swenson 등은 SSRI 중의 하나인 sertraline을 관상동맥질환과 우울증이 동반된 환자들에게 투여하여 환자들의 삶의 질을 유의하게 증가시켰다고 보고하였다. 몇몇의 연구들에 의하면 SSRI는 platelet의 activation을 억제하고 bleeding time을 증가시킴으로써 심근경색에 protective한 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두 번째로는 항우울제들이 체중 증가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연구로는 모든 항우울제들이 체중 증가를 일으킬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심지어 비만 치료제로 쓰이는 fluoxetine 마저도 장기적인 연구 결과 체중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다. 이러한 체중 증가로 인해 LDL cholesterol이 증가될 수가 있어 심혈관질환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체중의 변화 및 cholesterol에 대한 정기적인 측정이 필요하다. 세 번째로는 심혈관질환 환자에서는 항우울제의 병합 요법시 심혈관 부작용이 심화될 수 있으므로 이에 따른 주의가 필요하며 심혈관질환 약물과의 drug interaction에도 유의하여야 한다.

 네 번째로는 SSRI가 비교적 안전한 약물이기는 하지만 serum의 sodium의 level을 낮출 수가 있다는 점도 숙지해야 한다. 또한 bleeding time의 증가는 심근경색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다른 심혈관질환에서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으므로 이에 따른 bleeding time의 관찰이 필요하다.

 SSRI 중에서 가장 추천되는 항우울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비록 특정 약물이 우위에 있다는 evidence는 없지만 sertraline, citralopram, escitalopram이 많이 선호된다. 그 이유는 이들 약물이 cytochrome p450 enzyme에 대한 영향이 가장 적어 drug interaction을 최소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에서 우울증과 심혈관질환의 관계에 대해서 알아 보았다. 우울증이 심혈관질환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심혈관질환 질환의 경과와 예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면 심혈관질환과 우울증이 동반된 환자는 사망률이 몇 배 이상 증가될 수 있다. 또한 심혈관질환 자체가 우울증을 유발시킬 수 있다. 따라서 심혈관질환과 우울증은 서로 밀접한 연관성이 있으며 이에 대한 연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하겠다.

 ■ 왜 우울증이 심혈관 질환에서 나쁜 영향을 주는가?

- 크게 생물학적인 기전과 심리행동학적인 기전으로 나눌 수 있다.
생물학적인 기전을 보면 우울증이 cardiac autonomic tone의 변화, hypothalamic pituitary-axis의 activity의 증가, platelet activation, catecholamine level의 증가, serotonin level의 증가, inflammatory process의 증가, omega-3 fatty acid level의 감소, 스트레스로 인한 ischemia 등을 발생시키고 이것들이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준다.
심리행동학적인 기전은 우울증으로 인해 생긴 음식 섭취 양상의 변화, 운동의 감소, 치료 약물의 순응도 감소, 사회적인 지지 부족, unhealthy lifestyle 등이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준다는 보고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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