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들어선 환자 세워두고 차트입력 피해야

의사에게 필요한 인사법

의사가 인사를 하는 경우는 병원에서 선배의사분들, 동료의사, 그리고 간호사 등 병원직원, 환자들이다.

기본적인 내용은 지난호에서 기술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기서는 환자와의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인사를 이야기한다.


1. 진료실에서 마주칠 때

환자가 들어온 경우 의사들 대부분은 차트를 적거나, 컴퓨터를 보며 치료 지시사항을 입력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의사의 태도를 보면 각양각색이다.

간호사가 자리를 안내해 주지만 의사가 하던 일(차팅, 전산입력)이 끝날 때까지 아무말 않고 끝까지 인사하지 않는 사람, 환자가 인사할 때 눈은 차트나 컴퓨터를 쳐다 보며 고개만 까닥하는 경우, 또는 말로만 인사를 받아주는 경우,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에는 바로 환자가 치료대에 가서 눕는 경우가 있다.

이런 여러상황의 환자에게 어떤 기분을 느끼는가 질문하면 이렇게 대답한다.

"의사선생님이 바쁘시니까 어쩔 수 없죠", 또는 "의사만 바쁘냐", 어떤 환자는 "왜 환자가 먼저 인사하죠? 환자는 고객인데"라고까지 대답하는 환자도 있다.

나중에 진료전 대기MOT 분석에서 이야기를 하겠지만 환자가 대기중에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자기 앞에 몇 명이 기다리고 있고, 언제쯤 진료를 볼수 있는가이고 의사가 자기의 존재를 기억하는가 이다.

자기를 알면 자기의 질병도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사는 이렇게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추천하는 방법은 환자가 들어오면 차팅과 전산입력을 일단 멈추고 "어서오세요"하면서 환자가 앉을 자리를 가리켜 주는 것이다.

이때 환자와 웃으며 눈을 맞추되 고개를 숙이지는 않아도 된다.

필요에 따라서는 15도 정도 상체를 가볍게 숙일 수 있으나 그 이상은 필요하지 않다고생각한다.

손은 환자가 앉을 자리를 가리키는 것이 좋다.

손을 1초간 펴고 1초간 멈춘 다음, 1초간 다시 구부린다.

그리고 "잠깐 기다려 주세요"하고 다시 차팅하던 것을 계속하면 된다.

차팅이 끝나면 "오래 기다리셨지요"라고 이야기 하여 반드시 진료전 기다린 것과 차팅하는 동안 기다린 것에 대한 지루함을 의사로서 공감하는 표현을 하는 것이 좋다.


2. 병실에서 치료 및 술기시행으로 만날 때

병동에서 치료를 하거나 검체 확보를 할 때 또는 상담을 위해서 환자와 만나게 된다.
 
이미 인사를 나눈 환자이다.

따라서 특별히 인사를 거창하게 할 것은 없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는 경우가 많다.

보호자에게 "어떨 때 의사가 불친절하다고 느끼십니까"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한 보호자 환자들이 있었다.

환자가 침대아래에서 내려와 옆사람과 이야기 하는 경우 또는 자고 있는 경우, TV를 열심히 시청하고 있는 경우에 진료권한이 있다고 무조건 가서 병문안 온 사람을 접대하고 있는 환자보고 "침대위로 올라가세요"라고 이야기를 한다든가, 회진중이라고 하여 TV를 환자에게 알림없이 꺼버리는 행위, 그리고 자고 있는 환자를 흔들어 깨워서 치료하는 경우들이 있다.

물론 병원 입원목적이 진료이기 때문에 의사는 이러한 상황을 끼어들고 가서 진료를 할 권한이 있다.

허나 그것은 방법적인 문제다.

이런 경우에는 이미 환자와 의사가 다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정식인사는 필요없으나 기본적인 예의는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적인 태도는 환자의 앞에 선 후 웃으면서 환자와 눈을 마주치면 인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른인 경우는 상체를 5도 정도 움직여 인사를 하는 것이 좋다.

웃으면서 "안녕하세요"도 좋고 "좀 어떠세요"도 좋다.

그리고 주위의 보호자나 방문객에게도 간단한 눈인사 정도 하면서 상체를 약간 숙여 주면 좋다.

그외의 상황을 보면, 환자가 다른 사람과 이야기 하면 웃는 표정으로 상체를 약간 숙이며 "얘기중이시네요, 미안하지만 지금 치료(검체확보)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라고 이야기 한다. 자고 있는 환자도 필요한 치료라면 조심히 흔들어 깨워 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다고 얘기를 한 후 해야 한다.

TV 소리가 환자와의 대화에 방해가 되면 반드시 "조금만 줄이겠습니다"라고 이야기 한 후 줄여야 한다.

환자 아닌 사람도 TV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3. 응급실에서 치료시

응급환자를 처음 볼때는 환자와 처음 만나는 경우가 있고, 다른 선생님의 부탁으로 보는 경우가 있다. 화상으로 온 환자를 본다고 가정하여 보자 응급실 전담 선생님이 보고 해당과로 알려지는 경우가 있고, 응급실전담의사가 바로 해결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응급실에서 흔히 볼수 있는 의사태도는 "어디가 아파서 오셨나요"로 시작되는 병력청취이다.

그리고 진찰을 한다.

물론 이러한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기서도 숨이 넘어가는 환자가 아닌 이상 인사는 필요하다.

먼저하건 나중에 하건 그것은 의사가 알아서 한다. 인사를 "안녕하세요"라고 할 수는 없다. 피흘리고 아픈 사람이 안녕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대신 자기가 누구라는 것을 밝히는 과정이 필요하고, 환자의 문제중 이러한 것을 본인하고 이야기 할 수 있다고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일단 화상환자가 오면 "어디가 아파서 오셨나요"라고 묻기 이전에 "제가 응급실 의사입니다.

환자에 관련된 처치는 저하고 이야기 하시고 저에게 알려주시면 됩니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자기소개, 인사를 겸해서 알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검사, 치료 병력청취 등을 하면 된다.


4. 이미지 체크

한번은 어느 큰 병원의 외래에 환자로 갔을 때의 일이다.

환자를 위한 배려가 돋보이는 시설에 깨끗함을 유지하는 병원 인테리어가 일단 필자를 압도했다.

진료를 기다리는 동안의 배려도 다른 병원에서 볼 수 없는 높은수준이었다.
 
필자의 이름이 호명된 후 진료실에 들어가서 담당의사와 상담·진찰을 시작했다.

그런데 담당의사의 매너 또한 깔끔하였으나 문제는 의사의 입냄새 였다.

점심식사 후여서 그런지 몰라도 청진기를 가슴에 대고자 환자인 필자에게 접근하였을 때의 입냄새가 필자를 아주 불쾌하게 했다. 게다가 청진기를 대고 있으면서 숨을 크게쉬어보라고 하였는데, 냄새가 나서 숨을 크게 쉴 수 없었다.

그럭저럭 청진이 끝나고 의사가 검사를 몇가지 해보자고 하고 필자는 그냥 "네"하고 대답하고 나왔다.

그러나 그 순간 더 이상 그 병원의 하드웨어가 필자를 더 이상 압도하지 않았다.

순간 의사의 입냄새의 불쾌함이 모든 병원의 수준을 저평가하게 만든 것이다.

아마도 필자는 서비스를 공부한 사람으로서 좀더 예민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의사가 환자에게 보여주어야 할 이미지는 깨끗함이다.

이를 위해서 일반적인 이미지 체크와 의사의 이미지 체크를 이야기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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