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간염·베체트 장염 분야 분주했던 한해

 올해는 아시아·태평양간학회학술대회(APASL), 세계간암학회, 한일IBD심포지엄 등 소화기질환과 관련한 다양한 국제학회가 국내에서 개최됐다. 또한 국내에 유병인구가 특징적으로 많은 베체트장염의 진단가이드라인을 세계 최초로 제안하는 성과도 이루었다.

 사회적으로는 지금껏 가볍게 여기던 A형간염 바이러스의 감염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현성감염이 증가하는 등 문제시되자 이에 대한 백신접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움직임이 일게 됐다. 한편 B형간염 바이러스로 인한 만성간염 환자 치료에 있어 끊임없이 문제로 제기되어 온 항바이러스제 보험적용기간이 올해 초 부분적으로 연장됐다.

 제약면에서는 개량신약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의 외국과의 판매계약 체결 및 임상시험 공동진행 등 국제화 움직임이 돋보였다.

 한편 한국이 만들어낸 B형간염 항바이러스제인 클레부딘은 48주 효능시험 결과를 추가적으로 발표함으로써 국내 신약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소아장염의 주요 원인체인 로타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소개됨으로써 보다 건강한 육아를 가능케 했다. 2008년을 장식한 소화기내과 분야의 각 이슈를 정리해 본다.

다양한 국제학회 개최

 ■ 제18회 APASL 개최·가이드라인 개정안 발표 = 만성 B형간염에 대한 치료제는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어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의 개정도 정기적으로 이루어 지는 추세에 있다.

 올해 발표된 개정안은 우선 HBeAg 유무에 따라 HBeAg이 양성인 경우 HBV DNA가 1×10썓copies/ml이면서 ALT가 2배 이상일때, HBeAg이 음성인 경우 HBV DNA가 1×10썒copies/ml이면서 ALT가 2배 이상일때 치료를 고려한다.
 약제로는 인터페론 혹은 페그인터페론, 엔테카비어(0.5mg), 아데포비어, 텔비부딘, 라미부딘 혹은 싸이모신-알파를 초치료로 권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한 클레부딘은 장기간 임상결과 자료 부족으로 권고안에 포함되지 못했다.

 ■ 제6차 세계간암학회 개최 = "간암에 대한 최신지견"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동양과 서양의 간암치료 성적을 비교하면서 향후 간암의 진단과 치료에 중요한 정보를 교환하는 행사가 올 12월 서울아산병원에서 개최됐다. 13개국으로부터 130명의 유명한 연자들이 초청되었고, 28개국으로부터 730명의 회원들이 참석하여 간암에 대한 최신지견들을 토의했다.

 ■ 대한장연구학회 베체트장염 진단가이드 마련 = 베체트병은 구강 궤양, 외음부 궤양 및 안구 염증의 3대 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재발성 질환이다. 소화기내과 의사가 관심을 갖는 베체트병의 위장관 침범은 중동이나 서양 환자들은 0~5%로 드물며 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에서는 10~30% 정도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안된 베체트병 진단 기준에서 예후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베체트 장염은 포함되어 있지 않고 있는 것은 이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부족하다는 것을 반영한다.

 전세계적으로 볼 때 가장 많은 환자군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배경 하에 대한장연구학회 IBD 연구회에서는 세계 최초로 한국인 베체트 장염의 진단 가이드라인을 제안했다. 

A형간염 백신 접종 적극 고려

 ■ A형간염 문제질환으로 부각 = 올해 발생한 A형간염 환자 중 젊은 층에서 간기능 저하로 인한 급성 간부전으로 사망하거나 간이식을 받고 생존한 사례도 보고되어 향후 A형간염 예방에 대한 적극적 고려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만성 B형간염이나 C형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에서는 중복감염될 경우 간부전증에 빠질 위험성이 더 높아 A형간염 백신이 적극적으로 고려되고 있다.

 ■ B형간염 항바이러스제 보험적용기간 연장 = 엔테카비어는 초치료(naive) 환자(0.5mg)에 기존 1년에서 3년으로 요양급여 기간이 연장됐고, YMDD 내성 환자의 경우 1mg에 대해 3년간 요양급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전에 아데포비어를 쓰던 환자는 아데포비어 투약기간을 포함하여 3년간 요양급여가 가능하다.

 클레부딘은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됐다.

국내 제약사-외국 임상시험·판매 계약

 LG생명과학은 간손상과 간경화의 주요 메커니즘으로 작용하는 세포사멸인자인 캐스파제를 억제하여 작용하는 기전의 간질환치료제(LB84451)에 대해 미국 길리아드와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2상시험을 진행중이다.

 유한양행은 항궤양제 레바넥스에 대해 중국과 3상시험을 준비중이다.

 한미약품은 항궤양제 에소메졸에 대해 미국과 3상시험을 준비중이다.

 일양약품은 항궤양제 일라프라졸에 대해 국내판매를 승인받았다. 반면 미국 파트너사인 다케다아메리카와는 용량 선정과 관련한 이견이 발생해 3상시험 진입을 중단했다.

 ■ 클레부딘 48주 효능 확인 = B형간염 항바이러스제인 클레부딘(레보비르, 부광약품)은 소규모 연구라는 제한점은 있지만 라미부딘과의 48주간 비교시험 결과 우위를 확인함으로서 "24주 효능시험뿐"이라는 꼬리표를 뗐다.

 ■ 로타바이러스 백신 국내 판매 승인(로타릭스, GSK) = 로타바이러스 위장관염 발병률이 높은 생후 6~24개월 이전에 조기 예방을 위해 생후 약 2, 4개월에 2회 투여하는 경구용 백신으로 영유아 예방접종 스케줄에 맞춰 타 백신과 함께 투여할 수 있다.
▶도움말; 윤승규 가톨릭의대 교수·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대한소화기학회 학술이사)


전문가 2009 전망

윤승규 가톨릭의대 교수

간암 경구치료제 "소라페닙" 급여 전환 기대



 내년에도 국제학회 개최 일정이 풍성하다. 먼저 3월 2~4일 아시아소화관운동확회(Asian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 Association·ANMA), 9월 국제간심포지엄(SILS), 11월 서울국제소화기병학회(SIDDS)가 한국에서 개최된다.

 간질환 분야에서는 현재 인정비급여 대상인 간암 경구치료제 소라페닙(넥사바·바이엘)이 기존 치료제보다 생존기간을 3개월 더 연장시킨다는 연구가 "NEJM"에 보고된 이후 급여 약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 왔다.

내년에는 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제적인 대규모 4상연구를 진행중이다.

 한편 간 섬유화 검사시 조직검사의 침습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간섬유화스캔(fibroscan)이 보다 널리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까지 일부 병원에 도입되어 있는 이 진단기기는 초음파기와 유사한 방식으로 조직의 탄성도를 이용해서 섬유화 정도를 측정해 낼 수 있으며, 비침습적인 진단을 가능케 했다.

 올해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A형간염에 대한 백신접종에 대해 현재 대한간학회측이 권고안 마련을 고려중으로 30대 미만 젊은층을 대상으로 항체 검사 후 항체 음성자에게 접종토록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C형간염 환자의 페그인터페론 투약은 현재 유전자형 1형 감염자에게만 보험적용이 인정되고 있다. 유병인구가 더 많은 2형 감염자가 보험대상에서 제외된 이유는 약물에 대한 반응정도가 1형 감염자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

 그러나 이들에서도 인터페론보다 치료효과가 우수하고, 1주 3회 투약해야 하는 인터페론에 비해 1주 1회라는 치료의 편리성도 있기에 현재 환자를 중심으로 헌법소원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페그인터페론은 상대적으로 고가라는 점도 환자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한간학회측 역시 보험적용 대상 확대를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측과 조율중이나 그 결과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올해 의학회 정회원으로 승격된 대한장연구학회에 소속된 IBD연구회는 염증성 장염(크론병, 궤양성 장염, 베체트장염)의 진단기준 을 발표한데 이어 치료기준을 준비중으로 내년중 발표를 계획하고 있다.

한편 암 관리법이 올해 통과됨에 따라 암 검진기관은 질 평가를 받아야 하게 됐다. 올해는 종합병원 이상 희망병원을 대상으로 이미 평가를 시작했으며, 내년은 종합병원, 내후년은 개인병원으로 그 범위가 의무적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이에 대한장연구학회와 내시경학회는 내시경 행위에 대한 공동연구를 통해 내년중 "내시경 질 관리"에 대한 논문 등을 발표함으로서 진단수준을 균일화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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