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감소율 남자보다 낮고 저연령 시작 두드러져


 보건복지가족부가 최근 발표한 "2007 국민건강영양조사" 중간결과를 중심으로 지난 10여년의 건강통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들은 적게 움직이고 영양섭취는 과도해 비만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이로인해 만성질환 유병률도 동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B형 간염에서는 개선효과가 나타났으며 흡연율도 일부 감소했다. 그러나 과도한 음주경향은 여전했다.

 특히 여성흡연율의 감소는 미비한 수준인데 반해 흡연 시작 연령이 낮아지고 있어 많은 가임기 여성들이 흡연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또 고위험 음주를 하는 여성의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흡연과 음주가 여성 건강에 미치는 폐해에 대한 집중조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련의 연구들은 흡연과 음주에 있어 여성이 남성보다 취약하며 불임, 폐암, 심혈관질환의 주요 원인이 된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 임신 중 흡연과 음주는 심각한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폐경 이후 비만과 고지혈증 유병률이 급속하게 증가하는 점은 남성과는 다른 양상으로 여성들의 노년기 건강에 있어 비만과 대사증후군의 관계를 면밀히 분석해야 함을 시사한다.

 2007 국민건강영양조사 주요 결과 중 흡연율과 음주율, 비만 및 고지혈증 유병률을 통해 한국여성의 건강 실태를 짚어본다.


흡연인구 남 45%·여 5.3%


 2007년 19세 이상 한국인의 평균 흡연율(평생 담배 100개피 이상 피웠고 현재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비율)은 25%로 지난 98년 35.4%보다 낮아졌으며 더불어 간접흡연율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흡연율은 1998년 66.9%에서 2007년 45%로 10년 간 21.9%나 감소했고 여성 흡연율은 6.5%에서 5.3%로 1.2% 감소했다.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간접흡연 여부 조사에서는 2년 만에 직장 및 가정에서 각각 51%→37.4%, 44.8%→14.6%로 감소해 뚜렷한 개선효과를 보였다.

 그러나 여성 흡연율 감소 수준이 남성보다 현저히 낮고 흡연 시작 연령도 남성보다 큰 폭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10년 전 흡연 시작 연령은 20.8세였으나 지난해 19.1세로 낮아졌으며 같은 기간 여성은 29.3세에서 25.7세로 무려 3.6세 낮아졌다.

지난 10년 감소비율 남 21.9%·여 1.2%

 전반적으로 한국인의 흡연율은 눈에 띄게 줄었으나 20~30대 흡연율 감소폭은 전체 감소폭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대는 2001년 30.7%에서 2007년 27.7%로 소폭 감소했고, 같은 기간 30대는 32.6%에서 32.9%로 오히려 약간 늘었다.

 연세의대 지선하 교수가 최근 대한금연학회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대 흡연 남성이 하루에 피우는 담배의 양은 1998년 평균 15.4개피에서 2007년 17.4개피, 같은 기간 30대 남성 흡연자는 평균 18.4개피에서 20.3개피로 각각 증가했다.

 지 교수는 "최근의 흡연자들은 금연에 실패한 중독 성향이 강한 사람이 많아서 한 사람이 피우는 담배의 양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도 지난 10년간 담배소비량은 19.2% 감소한 반면 흡연량은 25.3% 감소해 남녀를 막론하고 한 사람이 피우는 담배의 소비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담배의 백해무익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지만 흡연율은 쉽게 줄지 않고 있으며, 최근 들어 여성 흡연자들의 평균 연령이 낮아지면서 20~30대에서의 여성 흡연자는 오히려 증가 추세다.

미국산부인과학회에 따르면 흡연 여성의 수명은 피우지 않는 여성에 비해 평균 14.5년이나 짧다.

음주율 증가…폭음 즐기는 여성도 늘어

 전반적으로 한국인의 과도한 음주경향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음주한 사람의 비율인 월간 음주율은 2005년 54.6%에서 2007년 57.2%로 늘었고 한달에 1번 이상 한번의 술자리에서 소주 7잔 이상(여성 5잔 이상)을 마시는 고위험음주 빈도도 같은 기간 44.8%에서 47.8%로 증가했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어나고 음주 기회가 많아지면서 여성 음주율 및 고위험 음주를 하는 여성의 비율도 증가했다. 남성의 월간 음주율이 2005년 72.6%에서 2007년 73.5%로 미비한 증가를 보인 반면 같은 기간 여성의 월간 음주율은 36.9%에서 41.5%로 5% 가까이 증가했다.

 여성의 음주 행태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고위험 음주가 증가했다는 점이다.

전체 고위험음주 빈도는 같은 기간 44.8%에서 47.8%로 증가했으나 남성의 경우 63%→62%로 소폭 감소한데 반해 여성은 22.3%→28.7%로 가파른 증가양상을 보이고 있다.

 울산의대 강영호 교수에 따르면 음주는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이며 특히 폭음은 심뇌혈관질환 및 사망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성은 남성과 달리 체내 수분이 적고 체지방이 많아 남성보다 알코올 농도가 빠르게 높아져 같은 양의 술을 마셨을 때 남성보다 평균 30~40% 높은 혈중 알코올 농도를 나타낸다.

 따라서 음주가 남성과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도 각기 다르다. 일본 오사카대학 연구팀이 술이 심장혈관과 뇌졸중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남성은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감소하지만 여성에서는 사망율의 증가를 가져오는 등 성별에 따른 차이를 나타냈다(Stroke 2008;39).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2010"의 목표는 향후 2년 이내 남성의 경우 70%, 여성은 34%까지 월간 음주율을 떨어뜨리겠다는 것이다.

여성의 음주율과 고위험 음주율이 증가하고 가임기 여성에서의 음주는 임신과 출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여성 대상의 음주 관련 정보 제공과 올바른 음주문화 정착을 위한 대대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폐경 후 비만 급증 대사증후군과 연관

 지난 10년 간 신체활동 실천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은 하루 30분도 채 걷지 않으며 비만유병률도 5.7% 증가했다. 특히 남성 비만율은 11.1% 증가해 변화가 미비한 여성 비만율에 비해 뚜렷한 증가양상을 나타냈다.

 소아 청소년 비만 유병률도 증가 추세이며 BMI≥30kg/m썐 이상인 고도비만도 10년 간 1.8% 증가했다. 고도비만은 남성의 경우 2.5배, 여성은 1.4배 증가해 남성에서의 증가율이 더 높으나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에 급격한 증가를 보이는 점이 특징이다.

 고지혈증 유병률에도 성별에 따른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에서 남성의 경우 평이한 수준을 보이지만 여성은 폐경기인 50대와 60대에 급격하게 증가한다.

고중성지방혈증 유병률에서도 남성은 중년 이후 유병률이 감소하는 반면 여성의 폐경기인 40대 이후에 급격한 증가를 보여 중장년에서 노년기 여성건강에 있어 적절한 체중조절과 함께 고지혈증 관리가 중요한 이슈임을 보여준다.

 비만유병률의 증가와 함께 만성질환 유병률도 동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뚜렷한 비만 증가율을 보인 남성의 경우 당뇨병 유병률이 2001년 8.6%에서 2007년 9.5%로 증가했으며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이상지혈증 유병률 또한 증가해 비만과 대사증후군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요구된다.

 한편 최근 들어 골다공증이 증가하는 가운데 칼슘 섭취는 권장기준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8년 권장기준의 71.1%를 섭취했으나 2007년에는 63.6%에 불과해 7.5% 감소한 것. 단백질은 권장기준의 1.5배 가량을, 나트륨은 권장기준의 3배 이상을 섭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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