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EASD, 초기·추가요법 알고리듬 공동 합의문


우선·선별 선택 약물 분류해 권고

 미국당뇨병학회(ADA)와 유럽당뇨병연구학회(EASD)의 공동가이드라인은 고혈당 치료과정을 "알고리듬(algorithm)" 형태로 도표화시켰다는데 의미가 있다. 알고리듬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사용되는 일련의 단계를 포함한 절차"를 말한다.

 즉, 가이드라인은 당뇨병 진단에서 시작해 치료 목표지점 도달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 형태로 혈당조절의 길을 안내하고 있다. 도표 하나만으로도 임상의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판은 알고리듬의 흐름이 중간역에서 두갈래로 나뉜다. 출발점(1단계)과 종착역(3단계)에는 큰 변화가 없으나, 2단계 내에서 우선선택(Tier 1: well-validated core therapies)과 선별선택(Tier 2: less well-validated therapies)으로 첫 추가 약물이 분류돼 권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알고리듬을 들여다 보기 전에 알아 두어야 할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고혈당 관리의 시작과 목표치는 당화혈색소(A1C) 7%를 기준으로 한다는 것이다. A1C는 또한 전체 알고리듬에 있어 수치의 중증도에 따라 약물선택의 기준으로 작용한다. 이제 새롭게 선보인 개정판 알고리듬을 하나 하나 따라가 보자.


우선선택

1단계, 증상 초기 첫 투여 메트포르민 제시

 식사조절과 운동으로 대변되는 생활요법은 성공했을 경우 체중감량 및 유지에 미치는 장·단기적 영향과 함께 비용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져 왔다.

이때문에 제2형당뇨병을 진단받은 신규 환자들은 생활요법으로 치료의 첫발을 내디뎌야 한다.

 특히, 최근 대사개선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전문 의료진에 의한 맞춤형 생활요법 처방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은 생활요법 혜택을 설명함에 있어 "성공했을 경우"라는 단서를 달고 있다. 체중조절 실패, 체중 재증가, 진행성 당뇨병의 특성을 비롯한 여러 복합요인으로 인해 생활요법 만으로 대사목표치의 달성 또는 유지가 힘들다는 점을 염두한 포석이다.

 당뇨병 진행과정의 초기에 약물치료가 일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이 강조된 것도 이 때문.

가이드라인은 이를 근거로 당뇨병 진단시점에서 생활요법과 동시에 메트포르민 투여가 시작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메트포르민이 약물치료의 첫주자로 선택된 이유는 무엇일까?

 양학회는 이에 대해 혈당강하 효과 이외에도 체중 증가나 저혈당에 무영향, 전반적으로 낮은 부작용 위험, 높은 순응도, 상대적으로 낮은 약가 등을 언급했다.

 이는 비비만형이 아직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며 인슐린 분비능력 또한 많이 떨어지는 한국인 당뇨병 환자의 특성을 고려해 메트포르민과 함께 설포닐우레아·알파글루시다제억제제·메글리티나이드를 일차선택제로 함께 권고하는 대한당뇨병학회 가이드라인과 차이를 보인다.


2단계, A1C 수치 중증도 따라 선택

 생활요법과 메트포르민 최대유효용량 치료에도 불구하고 혈당목표치 달성 및 유지가 안될 경우, 치료시작 2~3개월 이내 또는 목표치에 도달치 못하는 어느 시점에서라도 2단계 전략으로 넘어가야 한다. 2단계의 핵심은 바로 추가약물의 투여.

 메트포르민에 이어 추가할 수 있는 약물로는 인슐린이나 설포닐우레아 가운데 선택이 요구됐다.

 여기서 A1C 수치의 중증도는 다시 약물선택의 기준으로 작용한다.

 가이드라인은 A1C가 8.5%를 초과 시 인슐린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인슐린 치료는 지속형 기저인슐린으로 시작한다.

 설포닐우레아와 관련해서는 클로르프로파미드와 글리벤클라미드가 여타 이세대 약제(글리글라지드, 글리메피리드, 글리피지드)와 비교해 저혈당 위험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3단계, 인슐린 시작 또는 추가 투여

 2단계에서도 목표치 도달에 실패한다면 다음 단계는 인슐린 요법의 시작이나 강화전략이다.

 2단계에서 기저인슐린 요법을 시작했다면 식후인슐린 수치 조절을 목적으로 속효성 인슐린의 추가투여(집중요법)를, 설포닐우레아가 사용됐다면 인슐린 투여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3단계에서 인슐린 요법을 시작하는 경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인슐린분비촉진제(설포닐우레아 또는 글리나이드계)의 중단 또는 용량감소 후 중단 고려를 요구했다.

 결국, 인슐린 사용 시 설포닐우레아가 중단을 주문했고 실패 시 인슐린 강화로 대체되기 때문에 알고리듬의 최종단계는 생활요법 +메트포르민+인슐린 집중요법으로 귀결된다.


선별선택

저혈당증 위험한 환자 치료 2단계
엑세나타이드·피오글리타존 고려



 선별 선택의 전략은 1·3단계는 같으나 2단계에서 또 다른 선택을 제공하고 있다. 즉, 1단계를 통해 목표치 달성 및 유지가 안되는 상황에서 저혈당증 발생 시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특정 조건의 경우 엑세나타이드나 피오글리타존이 고려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방법이 비효과적일 시에는 2단계 선별 선택을 중지하고 기저인슐린 요법을 시작하거나 중지 없이 설포닐우레아를 추가하는 방법이 다음으로 권고됐다.

 최종단계는 우선선택과 마찬가지로 인슐린을 시작했으면 인슐린 강화를, 설포닐우레아 추가의 경우 기저인슐린 투여의 시작이 각각 권고됐다. 이로써 알고리듬은 당뇨병 진단 시 생활요법+메트포르민의 병용으로 시작해 생활요법+메트포르민+인슐린 집중요법으로 전략상의 종료점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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