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지방산 과다·식사 섬유소 결핍 혈중 콜레스테롤 증가시키는 주범



조 홍 근

연세조홍근내과 원장




혈중 콜레스테롤은 어디에서 유래하는가?


 많은 사람들이 혈중 콜레스테롤이 음식물에 포함된 콜레스테롤에서 유래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관심사인 혈중 콜레스테롤은 식사보다는 간의 기능에 더 많이 영향을 받는다.

 70kg인 사람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인체엔 약 140g의 콜레스테롤이 존재한다. 그 중에 피에 존재하는 콜레스테롤은 고작해야 8g 정도이며 80% 이상이 LDL에 분포되어 있다.

 그 중 단지 1g 만이 매일 turn over된다. 그 1g 중 600mg은 간에서 생성된 것이고 400mg만이 장을 통해 들어온 콜레스테롤이다. 콜레스테롤은 하루에 1g이 장으로 배설되며 약 500mg이 재흡수 된다(enterohepatic circulation).

 콜레스테롤은 또한 담즙산의 형태로 약 500mg이 배설된다. 따라서 매일 1g의 콜레스테롤이 배설되고(담즙 콜레스테롤 + 담즙산), 1g의 콜레스테롤이 유입된다(음식 400mg + 간생성 600mg).

 그렇다면 나머지 139g의 콜레스테롤은 어디에서 유래하는가? 우리 몸의 모든 장기는 스스로 콜레스테롤을 만든다. 그러나 콜레스테롤을 다른 장기로 전달할 수 있는 장기는 소장과 간 밖에 없다. 소장에서는 chylomicron으로 지방을 전달하며 간에서는 VLDL, IDL, LDL의 형태로 지방을 다른 장기로 전달한다.

 그 양이 피 속에 있는 콜레스테롤 8g이다(HDL까지 더하면). 지질저하제로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킨다고 해야 기껏 혈중 콜레스테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며 50%를 낮춘다고 해도 단지 4g만을 없앤 것이므로 전체 콜레스테롤 pool인 140g으로 볼 땐 1%의 영향도 주지 못한다.

 따라서 혈중 콜레스테롤을 너무 낮추면 몸 속에 콜레스테롤이 다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면 음식과 간에서 유래된 콜레스테롤 중 어떤 것이 더 혈중 콜레스테롤에 영향을 줄 것인 가? 답은 간이다.

간은 콜레스테롤 생성과 제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늘 항상성을 유지하려고 하므로 식사를 통해 콜레스테롤이 너무 많이 들어오면 간에서 콜레스테롤 생성을 낮추고 분해를 증가시킨다. 너무 콜레스테롤이 적게 들어오면 반대의 경로를 밟는다.

 콜레스테롤의 흡수만 저하시키는 식사요법이나 약물요법(bile acid sequestrant, ezetimibe) 등의 효과가 제한적인 것은 이 때문이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올리려면 콜레스테롤을 많이 먹는 것만으론 큰 소용이 없다.

 여러 임상실험에서 밝혀진 대로 콜레스테롤을 현재 보다 100mg/day씩 꾸준히 더 먹어도 혈중 콜레스테롤은 2.2~2.5 mg/dl 또는 2~3% 증가하는데 그칠 뿐이다.

 이 수치는 기저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와 관계없이 일정했다. NCEP ATPII 지침서가 인용한 연구에 의하면 100mg/d/1000Cal를 더 섭취했을 때 혈중 콜레스테롤은 대략 10mg/dl 증가한다.

 여러 임상연구를 메타분석 한 Clarke의 연구에 의하면 하루에 100mg의 콜레스테롤을 더 섭취했을 때 LDL 콜레스테롤은 1.9mg/dl, HDL콜레스테롤은 0.4mg/dl 증가했다. 더구나 음식의 콜레스테롤이 용량비례적으로 체내로 흡수되는 것이 아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콜레스테롤 섭취가 500mg/d 이상 되면 아무리 콜레스테롤을 많이 먹어도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올라가지 않고 plateau에 도달한다(Ceiling effect; 지붕효과).

 예를 들면 현재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500mg/d인 사람이 계란 노른자를 더 먹는다고 해서 혈중 콜레스테롤은 더 높아지지 않는다. 따라서 음식의 콜레스테롤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기에는 좋은 물질은 아니다.

포화지방산은 간의 LDL 수용체의 활성을 낮추어 혈중 콜레스테롤 제거를 저하시킨다. 또한 간에서 SREBP(Sterol Response Elementary Binding Protein)의 활성을 증가시켜 콜레스테롤 생합성을 증가시킨다.

 1965년 Hegsted는 혈중 콜레스테롤에 대한 포화지방산, 불포화지방산 및 식이 콜레스테롤의 관계를 규명한 공식을 발표한다. 그 식은 다음과 같다.

ΔSerum cholesterol = 2.16ΔS - 1.65ΔP + 6.66ΔC - 0.53

ΔSerum cholesterol = 혈중 콜레스테롤의 변화량(mg/dl),

ΔS = 전체 에너지섭취에서 포화지방산이 차지하는 %의 변화량,

ΔP = 전체 에너지섭취에서 불포화지방산이 차지하는 %의 변화량,

ΔC = 콜레스테롤 섭취의 변화(100mg/day)


 예를 들어 다른 것은 그대로 하고 콜레스테롤 섭취를 100mg 더 올려 먹게 되면 혈중 콜레스테롤의 변화는 2.16×0 -1.65×0+6.66×1 -0.53 = 6.13mg/dl 정도이다. 메타분석에서 도출된 변화량 보다는 다소 많지만 생각한 것 보다 훨씬 적게 혈중 콜레스테롤에 영향을 준다.

 반대로 다른 것은 변하지 않고 포화지방산만 10% 더 먹어도 혈중 콜레스테롤은 21mg/dl 증가한다.

 요약하면 혈중 콜레스테롤의 증가에 영향을 주요 인자는 콜레스테롤 섭취가 아니라 포화지방산 섭취이며 불포화지방산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지만 같은 양이라면 포화지방산의 50% 역가 밖에 갖지 않는다.

어떤 음식이 문제인가?

 위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혈중 콜레스테롤은 콜레스테롤 섭취보다 포화지방산의 섭취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역학 연구에서 콜레스테롤 섭취와 심혈관질환이 깊은 연관이 있는 것처럼 보여지는 것은 콜레스테롤이 섭취되는 형태와 관계가 있다.

 대부분 콜레스테롤이 많은 식사는 버터에 굽거나 튀긴 형태로 가공되며 곁들인 음식도 대단히 기름지기 때문에 포화지방산이 비례해서 많이 들어간다. 반면에 콩, 버섯, 야채, 해조류 등의 식사섬유가 많이 든 음식은 적게 섭취하게 된다.

 따라서 콜레스테롤 섭취와 혈중 콜레스테롤의 관계에 대한 착시는 동반된 포화지방산의 과섭취와 식사섬유의 섭취 결핍에서 기인한다.

 Connor 등은 CSI(Cholesterol Saturated fat Index: 1.01×g of SFA+0.05хmg of cholesterol)라는 지표를 발효했는데 음식이 혈중 콜레스테롤에 영향을 주는 정도를 표준화한 지표로 음식내의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을 감안한 값이다.

 CSI가 클수록 혈중 콜레스테롤을 잘 증가시킨다. 콜레스테롤이 160mg이나 함유되어 있는 새우의 CSI가 5인 반면 콜레스테롤이 없는 아이스크림은 CSI가 19나 된다.

 굴과 조개는 CSI가 3인 반면 체다 치즈는 7, 버터는 36, 코코넛 오일은 37이나 된다. 생선은 CSI가 3이고 등심과 채끝살은 7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 식물성 기름과 올리브 오일은 각각 8과 7이다. 육식과 조개류가 콜레스테롤을 많이 높이고 채식은 상관없을 것이라고 하는 상식과 아주 반대되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CSI도 모든 것을 설명해 주지 못한다. 프랑스인과 영국인들의 CSI 평균은 동일하지만 영국인들이 프랑스인에 비해 심혈관질환이 5배 더 잘 생긴다. 또한 CSI가 높은 계란의 경우 심혈관질환의 발생과 관련이 없다는 보고가 많다.

계란 역설

 계란의 CSI는 24로 높은 편이지만 계란 섭취의 증가가 심혈관질환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 계란의 노른자는 단일 식품으로는 가장 많은 콜레스테롤을 함유하고 있다.

연구에 따라 다르지만 계란 노른자 하나 당 약 250~300mg의 콜레스테롤이 존재한다. 전형적인 미국식 식사의 경우 총 콜레스테롤 섭취량 중 계란에 의한 섭취가 약 3분의 1에 달한다.

 계란 노른자는 따라서 고지혈증 치료에 있어 제일의 기피 식품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여러 연구는 계란 노른자의 섭취량과 심혈관질환 사이에 상관관계를 부정한다. Framingham Heart Study 연구 대상자 중 관상동맥질환이 발생한 9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자군내에서도 계란 섭취량이 10배까지 차이가 났다.

 California Adventists Study에 의하면, 일주일에 한 개도 먹지 않는 군에 비해 일주일에 3개 이상의 계란을 먹는 군의 심혈관질환 비교위험도는 1.01로 차이가 없었다.

Nurses" Heart Study와 Health Professionals Follow-Up Study의 자료를 분석한 Hu 등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한 개 이상 매일 계란을 먹는 남녀와 1주일에 한 개의 계란도 먹지 않은 남녀의 심혈관질환과 뇌졸중 위험도에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그림 6>.


 국제계란위원회(International Egg Commission)가 발행한 자료에 의하면 한 사람 당 계란 소비량이 많을수록 심혈관질환의 사망률이 낮았다<그림 7>.

계란과 CSI가 놓친 것

 콜레스테롤을 아주 적게 먹는 사람이 계란 등을 많이 먹으면 당연히 혈중 콜레스테롤이 증가한다.

그러나 이미 콜레스테롤을 300~400mg/day 섭취하고 있는 사람에겐 여분의 콜레스테롤이 더 들어와도 이미 콜레스테롤의 흡수가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혈중 콜레스테롤이 많이 올라가지 않는다(Ceiling effect). 또 하나 간과해서 안될 사항은 같이 먹는 음식이다.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음식이 있다면 반대로 감소시키는 물질도 있다.

 식사 섬유가 대표적인 음식이다.

 식사 섬유는 소장에서 담즙산을 포획하여 음식으로 들어온 콜레스테롤과 담즙으로 분비된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저하시키고 배설시킨다. 섬유소는 수용성 섬유소와 불용성 섬유소가 있는데 수용성 섬유소가 효과가 훨씬 뛰어나다.

수용성 섬유소는 보리, 귀리, 콩 등의 곡류와 김,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 그리고 채소보다는 과일에 많이 있다.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이 많은 식사를 하는 사람들은 대개 식사 섬유를 적게 먹는다.

따라서 CSI가 같은 음식을 먹는다 해도 식사 섬유가 적은 영국식 식사보다는 해산물이 풍부하고 전곡과 과일을 많이 먹는 프랑스식 식사가 이롭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식사 역시 전체적 관점에서 보고 지도를 해야 한다.

결 론

 혈중 콜레스테롤은 심혈관질환의 제일의 위험인자이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은 따라서 심혈관질환의 예방과 치료의 근간이다.

고위험군이 아닌 환자의 경우 약물치료에 앞서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다른 위험인자를 교정하는 생활습관 교정치료를 해야 한다. 그러나 식사 콜레스테롤이 혈중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제 1의 인자는 아니다.

혈중 콜레스테롤은 포화지방산이 많은 식사를 하는 경우에 제일 많이 증가하며 불포화지방산을 섭취할 경우 포화지방산의 효과를 반 정도만 상쇄할 따름이다.

식사 콜레스테롤은 아주 많은 양을 줄이거나 늘려야 혈중 콜레스테롤에 반영이 될 정도로 그 효과는 크지 않다. 많은 부분 간과되고 있는 것은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막는 식사 섬유소의 섭취이다.

식사 섬유소는 콜레스테롤은 물론 지방과 당의 흡수도 저해하므로 성인병 예방에 필수적이다. 그러나 음식의 콜레스테롤도 아주 많이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므로 약간의 주의를 요한다.

 이 글의 요지는 식사 콜레스테롤이 무죄라는 것이 아니라 포화지방산의 과다 섭취와 식사 섬유소의 결핍이 혈중 콜레스테롤 증가의 주범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고지혈증 환자에게 다음과 같은 식사처방을 권한다.

◇ 피하면 좋은 음식
▲크래커, 비스킷, 패스트리, 머핀, 파운드케이크, 크림빵, 케이크, 파이 등의 제과 제빵류
▲순대, 간, 곱창 등의 근육 아닌 고기, 갈빗살
▲닭, 돼지 껍데기
▲햄, 쏘시지 등의 가공육류
▲크림 토핑, 아이스크림
▲에스프레소 커피
▲튀긴 음식
▲곰탕, 갈비탕 등의 국물

◇ 먹어도 되는 음식
▲새우, 조개, 굴, 바지락, 낚지, 문어, 오징어 등의 해산물
▲모든 종류의 생선
▲안심, 등심 등의 살코기를 굽거나 훈제 또는 삶은 것
▲비계를 뺀 삼겹살
▲닭 앞 가슴살
▲계란(1주일에 3개)
▲아메리칸 커피(filtered coffee), 일반 냉동건조 커피(프림 없는)
▲해조류, 과일, 전곡(whole grain)

 Sharper와 Marr 등이 이미 30년 전에 지적했듯이 우리는 low-cholesterol food와 cholesterol-lowering food를 혼돈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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