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임상선 여성 환자가 80~90% 차지"



 7살 아이의 엄마이자 초등학교 교사인 김 모씨(35세). 1년 전부터 피로감이 심해지고 온 몸에 알 수 없는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며칠 휴가를 내 쉬기도 하고 한의원을 찾아 보약도 먹어봤지만 통증은 점점 더 심해졌고 특히 아침에 일어나면 몸을 움직이기 불편할 정도로 뻣뻣한 증상이 나타나 출근 준비가 어려울 정도였다. 원인을 찾기 위해 1년이 넘도록 여러 병원을 전전하던 김씨가 받은 진단명은 "류마티스관절염".

 류마티스병원에서 치료를 시작한 후 현재는 통증이 경감돼 일상생활은 물론 직장생활에도 별어려움이 없다. 일상생활의 장애 뿐 아니라 환자 10명 중 6명에서 우울증을 유발하고 관절염이 없는 사람보다 심장질환의 위험이 3배 높은 류마티스관절염은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성인인구의 약 0.8%에 이환되며 우리나라의 유병율은 약 1% 정도로 추정된다.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3~4배가량 높고 활발한 활동을 하는 30~40대에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배상철 원장은 "실제 임상에서는 여성과 남성의 비율이 8~9:1 정도 된다"며 여성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꼽았다.

치료 목적, "삶의 질" 유지

 류마티스관절염은 활막의 지속적인 염증반응으로 관절의 연골 손상, 골미란이 일어나 결국은 관절의 파괴로 기능장애를 초래하는 만성 염증성 전신 질환이다. 경한 소수 관절염부터 심한 기능적 장애를 수반하는 진행성 다기관 침범 형태까지 질병의 경과는 매우 다양하고, 질병의 진행과정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주로 손과 손목관절에 대칭적으로 염증이 나타나며 조조강직(morning stiffness)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다른 염증성 관절염에서도 나타날 수 있지만 한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류마티스관절염 외에는 드물다.

 일반적으로 질병 발생 10년 정도 경과 후에 환자의 50%에서 일상생활에 장애를 갖게 되며 이로 인해 발생되는 통증, 피로감, 우울 증상 등으로 인해 환자의 삶의 질이 저하되고 사회·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또 조직염증으로 혈전이 생겨 심장병의 위험도 높다.

TNF억제제 복합요법 많이 사용
한국형 가이드라인 곧 가시화


 최근 열린 미국류마티스학회(ACR) 연례회의에서 발표된 미국 메이요병원 히랄 크레머스 박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50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심장질환 위험률은 85%로, 류마티스관절염이 없는 사람의 27%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치료의 목적은 통증을 최소한으로 경감하고 관절의 염증을 조기에 억제해 손상을 최소화하고 불가역적인 변형을 방지, 신체 기능을 보존해 삶의 질을 유지시키는데 있다.

 이에 최근에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에 대한 평가에서 환자의 삶의 질(QOL, Quality Of Life)을 비중있게 포함시키고 있다. 실제 식약청은 지난 해 장기적인 관절염 시험에서의 전반적인 건강 관련 삶의 질 측정이 충분하지 않다며 임상 시험시 삶의 질을 측정하도록 장려하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임상평가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조기 적극 치료가 예후 좌우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는 전통적으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와 질병조절 항류마티스제제(DMARDs)가 사용됐다. 병의 경과와 약물반응 정도에 따라 스테로이드제제, 면역억제제도 사용하며 최근에는 생물학적제제인 종양괴사인자억제제가 좋은 치료결과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류마티스관절염 치료는 조기에 적극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환자의 예후를 향상시키는데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현재 류마티스관절염 진단기준인 1987년 개정된 미국류마티스학회 분류기준은 이미 류마티스관절염으로 확진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제정된 것으로 조기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게 적용할 경우 그 민감도가 낮다. 때문에 발병 초기 적용이 어렵고 실제 질병의 발병으로부터 평균 9개월의 기간이 지난 후에나 기준을 만족하는 확진이 가능하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대부분의 경우 증상 발현 후 2년 내 구조적인 관절 손상이 X-ray상에서 관찰된다. 최근까지 발표된 대부분의 연구들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서 골미란의 발생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시점을 증상 발현으로부터 2년으로 보고하고 있다.

또 이 기간동안 골미란이 발생하지 않은 환자들은 이후로도 골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Arthritis Rheum 1998;41).

 배상철 원장은 "류마티스관절염은 호르몬, 환경적, 유전적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증상이 애매모호해 다른 치료를 받다가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는 류마티스관절염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진단시기도 단축됐지만 치료시기가 늦을수록 심각한 기능장애와 합병증을 유발하는 만큼 조기 류마티스관절염의 분류기준이 마련되면 진료의 질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서구보다 여성에서 많은 유병률, 간염과 결핵의 위험요소가 많은 등 우리나라 고유의 특징을 반영한 "한국형 류마티스관절염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기 위한 계획을 갖고 있다"며 "이르면 이달 중으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 종양괴사인자억제제인 TNF 억제제는 TNF-α를 선택적으로 억제함으로써 류마티스관절염을 비롯한 자가면역질환의 증상에 효과적이다.

 관절 염증을 유발하는 종양괴사인자의 작용을 억제해 염증 악화를 막아 기존 약물로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중증 환자에게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또 MTX(methotrexate)와 병용시 효과가 장기간 지속된다는 장점이 있어 최근에는 복합요법이 많이 쓰이고 있다.

 현재 출시된 TNF억제제는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 "엔브렐(에타너셉트)" 세 가지 종류의 주사제가 있다.

 엔브렐은 1998년 TNF억제제로는 최초로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레미케이드는 단백질 구조의 일부를 쥐의 염기서열에서 얻었으며, 엔브렐은 유전자 서열자체는 인간 유전자 서열이지만 항체, 수용체의 일부분을 조합해서 제조됐다.

 휴미라는 최초의 100% 인간단백 단일콜론항체제제로 TNF억제제 중 유일하게 관절파괴 억제 효과에 대한 5년 장기임상 결과를 보유하고 인간 면역글로불린과 구조적으로 동일해 단일 클론 항체에 비해 면역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낮고 MTX 병용 투여 유무와 상관없이 낮은 면역원성을 유지하며, 장기적인 치료효과를 보인다.
▲한양대병원 여성종합진료센터 공동기획


TNF 억제제 사용 빠를수록 효과적

고가·보험적용 기간규제가 걸림돌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배 상 철 원장

 TNF 억제제의 효과는 아직까지 긍정적이지만 언제까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장기간 사용해도 같은 효과를 유지할 것인가와 치료 후 감염이나 종양발생 위험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다.

 배상철 원장은 "TNF 억제제의 치료시기는 빠를수록 좋다"며 "중증환자의 경우 다른 약에 반응하지 않을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예후가 더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또 "언제까지 TNF억제제 치료를 유지할지는 더욱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출시 7년여가 지난 현재까지는 필요하다면 기간을 제한하지 말고 계속 처방하는 것이 환자에게 좋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재의 보험기준은 보다 많은 환자들이 오랫동안 약의 혜택을 받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배 원장은 "류마티스 관절염은 다른 중증 질환에 비해 의료비 부담이 크다"며 "TNF억제제의 치료효과가 좋지만 고가인데다 보험 적용기간이 제한돼 많은 환자들이 약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정부도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우리나라만 보험 적용기간이 제한돼 있는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 TNF억제제의 보험 적용기간은 27개월에서 최근 51개월로 늘어났다.

 그러나 일선 의료진들은 몇 개월마다 과잉진료에 대한 평가가 실시돼 의료진의 행정적인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배 원장은 "앞으로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이라며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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