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균치료후 생애 위암 발생 남 14.5·여 26.6% 감소


재감염 드물어 재검사·치료 요구도 낮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선별검사를 젊은 연령대에 실시할수록 위암발생 위험을 비용-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연구가 보고됐다(Int.J.Cancer 2008;124:157).

 이같은 연구결과는 지난 30년간 이루어진 학문적 보고를 바탕으로 위암 발생에 있어 헬리코박터와 일련의 전암병변의 역할 규명에 이어 최근 위암연구의 방향이 치료에서 선별검사를 통한 예방전략 마련으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에 보고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 이같은 프로그램을 국가적으로 도입하기에는 감염경로 등에 대한 역학조사 등 선결될 과제들이 지적되고 있다.

 중국의 헬리코박터 감염률은 60% 수준으로 보고된다. 미국하버드의대 보건정책관리과 제니퍼 예(Jennifer Yeh) 연구팀은 중국내 고위험지역의 문헌보고들을 통해 헬리코박터 선별검사 시기와 관련한 건강상 혜택과 경제적 효과를 평가했다.

 전암병변들을 통해 위암발생을 예측하는 모델을 이용해 ▲선별검사 없이 20, 30 또는 40세에 생애 1회 선별검사를 실시한 군 ▲선별검사 후 감염 확인자에 대해 재선별검사를 실시한 군 ▲선별검사 없이 20, 30 또는 40세에 박멸치료를 실시한 군에서 생애 암발생 위험, 기대수명, 의료비용을 예측했다.

 20세에 헬리코박터를 선별검사하고 치료한 군은 생애 암발생 위험이 대조군(비선별검사)에 비해 남성 14.5%, 여성 26.6% 감소했고, 연간 해당 의료비용(외래진료, 헬리코박터 검사, 항생제 투약, 암 치료)은 1500달러 미만이었다.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인 1700달러 보다 낮은 비용효과는 헬리코박터 선별검사 및 제균치료가 권장할 수 있는 전략일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한편 감염 확인 후 재선별검사를 실시한 군과 30대 이상 군은 비용효과가 떨어졌다. 박멸치료군은 위험률을 추가로 1.5~2.3% 감소시켰으나, 의료비용은 연간 2500 달러를 초과했다.

 현재 임상 가이드라인은 무증상 환자에서 헬리코박터 선별검사를 권고하지 않고 있지만, 20세에 선별검사시 위암 발생률이 가장 낮았던 결과는 예방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며, 이 경우 어린 연령대를 타깃으로 해야함을 시사한다.

공중보건적인 면에서 헬리코박터 선별검사는 매력적인 예방법이다. 성인기에는 재감염이 드물기에 선별을 통해 치료가 된 환자는 재검사 또는 재치료 요구율이 낮다.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한 유방암, 결장암, 자궁경부암과 같은 기타 암에 대한 예방프로그램과는 다른 것이다. 또한 암발생 위험 감소를 위한 식이요법, 운동, 금연 등도 요구되지 않는다.

한편 헬리코박터 선별검사 시 이용되는 혈청학적 검사는 위음성률이 낮고 민감도가 높다. 또한 특이도는 낮지만 위양성 결과로 인한 항생제 치료비용이 적고 부작용 발생도 낮다.

 연구는 헬리코박터 선별검사가 영국, 미국과 같은 저위험국가와 중국, 태국과 같은 고위험국가 모두에서 비용효과적이라는 이전의 분석결과들과 일치한다.

 연구팀은 "위암 선별검사 프로그램의 잠재적 효용성을 확인함으로써 향후 예방전략 마련을 위한 임상연구의 필요성에 대한 근거를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 헬리코박터 관련 기타 연구들

 Cancer Epidemiol Biomarkers Prev. 2008;17:2498.
 감염과 일부 헬리코박터가 생성해내는 세포독성단백질인 CagA은 위장점막화생의 위험인자이다. 한편 질병의 상태, 나이, 성별은 헬리코박터 감염 및 CagA에 대한 IgG 반응의 관계에 영향을 준다.

 J Dig Dis 2008;9:186.
 선진국처럼 아시아에서의 헬리코박터 유병률은 급격한 감소 추세에 있다. 그러나 소화성 궤양은 분명한 감소경향을 보이지 않는다. 이같은 역설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 또는 특발성 궤양처럼 헬리코박터와 관련하지 않은 궤양의 증가로 설명할 수 있다.


전문가에게 물었습니다

보균율 60~80% 한국서 적용은 오히려 의료 낭비
공중위생·백신 개발 국가적 전략 마련 필요



심찬섭

순천향의대 교수, 순천향대병원 소화기내과

▶연구의 시사점

 현재 일반적인 헬리코박터 치료 가이드라인 경향은 무증상인 경우 헬리코박터 선별검사를 권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본 연구는 중국처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유병률이 많은 지역에서는 20대에 무증상이더라도 조기에 혈청검사를 통한 선별검사를 통해 치료함으로써 위암 전구병변인 위축성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보고한다.

 또한 이미 발병된 위축성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을 퇴화시킴으로써 위암발병률을 14.5% 이상 유의하게 낮출수 있으며 40~60대에 선별검사를 시행하여 치료하는 경우에 비해 1인당 국민소득 대비 비용효과 면에서 훨씬 우수한 결과를 보인다고 보고하였다.

 한편 나이가 많은 연령층에서는 항생제 내성 등으로 인한 헬리코박터 박멸효과가 낮았으며 전암성 병변의 퇴행효과도 비용대비 효과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보고했다.

 국내에서도 상기 논문과 유사한 데이터 결과를 가진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으며, 현재의 치료가이드라인의 보험적용 범위를 넓혀 증상이 없는 젊은 연령층에서의 범국민적인 선별검사를 통한 제균치료로 전암성 병변을 퇴행시켜 위암발생률을 낮추자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의 헬리코박터균 보균율이 60~80%나 되는데 모두 치료한다면 국가적인 의료비 낭비를 초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기 논문에서 간과한 항생제 내성이 급격히 높아져 오히려 치료율이 떨어질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따라서 헬리코박터의 치료지침은 각국의 감염률, 위암의 유병률 및 나라마다의 질병 특성을 고려하여야 하며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새로운 약제와 투여방법 및 기간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헬리코박터 예방을 위한 방법 및 국가적 전략 마련의 필요성

 헬리코박터의 예방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박멸요법, 공중교육과 공중위생을 통한 감염차단, 백신개발의 3가지가 있다. 첫번째 박멸요법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감염률이 너무 높고, 부작용 발생률이 또한 높으며 실패에 동반되는 내성의 발생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두번째 공중위생을 통한 감염차단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감염경로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필요하다. 구강대 구강, 항문대 구강으로 전파되리라는 추측이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감염경로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는 실정이므로 국가적인 역학조사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세번째 방법은 백신의 사용이다. 현재는 헬리코박터 제균을 위해 항생제가 사용되고 있으나 내성균주의 출현으로 문제가 있고, 유병률이 높은 지역에선 재감염률이 높다.

또한 많은 양의 약제 복용과 그 부작용으로 인해 환자의 순응도가 떨어지고, 증상이 있는 환자들만 치료하므로 증상이 없는 감염 환자들은 여전히 위축성 위염, 위암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문제점들이 있다.

 이러한 항생제 제균 치료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효과적인 백신의 사용이다.

 헬리코박터 백신은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예방적인 측면의 사용과 감염상태를 제균하기 위한 치료적인 측면의 사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헬리코박터 집락형성이 유년기에 이루어지므로 영아들이 예방적인 백신 프로그램의 목표 대상이 될 것이고, 감염된 성인들이 치료 목적의 백신투여에 적합한 대상이 된다. 현재 활발히 연구되고 있은 백신은 구강면역요법을 이용하는 것이다.

 구강면역요법이란 헬리코박터가 위점막 점액과 위상피에 존재하기에 헬리코박터 항원과 함께 면역반응을 증강하는 보강제(adjuvant)를 투여해 위점액의 IgA를 증가시킨다면 감염이 예방된다는 것이다.

 한편 보험적용 범위를 넓혀 무증상 성인을 대상으로 선별검사를 통한 제균치료로 위암발생률을 예방하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발암기전에 대한 연구 단계이므로 아직은 고려할 단계가 아니며, 장차 연구 과제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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