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 움직임 느려진 남성 5배 증가


[American Society for Reproductive Medicine 64th(Program O-6)]

=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인 파록세틴(paroxetine, Paxil)이 남성의 불임률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SSRI 계열 항우울제가 남성의 성적기능 부작용을 야기시킨다는 연구·보고는 있었지만 정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 코넬대학(Cornell University) 슐레겔(Peter N. Schlege) 교수팀은 파록세틴이 정자의 DNA 분절화현상을 증가시켰다는 내용을 지난 8~12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생식의학회(American Society for Reproductive Medicine) 64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다른 SSRI 약제에서도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남성의 불임률 자체를 평가하진 않았지만 비정상적인 정자 DNA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수가 5배까지 늘어났다"며 파록세틴이 남성의 불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연구는 SSRI가 정자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것으로 지원자 35명을 대상으로 5주 동안 파록세틴을 복용시키고 정자샘플을 파록세틴 복용 전과 4주차에 채취, DNA 분절화현상 비율을 비교했다.

지원자들의 정자는 정상이었고 1주차에 10mg, 2주차에 20mg, 3·4주차에는 30mg, 5주차에는 20mg의 파록세틴을 복용했다.

 결과 평균 DNA 분절화 수치와 비교했을 때 연구 전에는 13.8%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4주차에서는 30.3%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와 함께 35%의 환자가 발기부전, 47%의 환자가 사정 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DNA 분절화현상 수치는 인공수정의 부정적 예측인자로 정자직접주입술을 포함한 대부분의 생식기술이 개입된 임신결과에 영향을 끼친다.

 슐레겔 교수는 "파록세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SSRI 약물이 임신기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 약제를 복용한 남성들이 불임이 있을 때는 DNA 분절화현상 검사를 받으라고 당부한다.

 연구팀은 파록세틴이 여타 다른 약물의 부작용처럼 정자의 생산력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체내에서 움직임을 느리게 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정자의 이동속도 저하는 결과적으로 임신율과 정자의 수명에 영향을 미치지만 정자의 수, 모양 등은 정상적으로 나타나 일반적인 정자의 분석으로는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부작용 결과에 기반해서 현재 다른 SSRI 약제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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