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대표 음악가…민속색채 찾으려 애써

새해 아침이 밝았다.
시간의 흐름은 역사의 굴레를 벗지 못하고 또 다시 2005년이라는 달력을 펼쳐보게 한다.
며칠 전 신문에 `하늘의 호텔`에어버스 A380(가격이 무려 2억6천만 달러에 달하는)
관련 기사를 보면서 현재 가장 크다는 보잉 747보다 무게도 덜 나가고 550석의 좌석과
상설 면세점, 칵테일 라운지가 있는 사진을 보면서 인간의 기술이 어디까지일까 생각했다.
우리 나라에서는 2007년 첫 운항을 한다는 소식을 보고 경제 걱정에 나라 걱정,
그렇지 않아도 짜증이 많이 나는 요즘 가끔은 이렇게 우리를 놀라게 하는 일도 있으니
많은 독자들이 희망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2005년에는 메디칼업저버 모든 애독자들이 건강하시길 기원하며,
모 광고 카피처럼 `부자 되세요`로 독자들의 올 한해 희망을 그려본다.

 이번 호에는 노르웨이가 낳은 최대의 작곡가 에드바르트 그리그 (Edvard Grieg)를 만나보자.
 1843년 6월 15일 노르웨이 베르겐에서 오형제중 넷째로 내어난 그리그는 해산물 무역을 하며 영국 영사에게 임명 받은 교양 있는 아버지와 명문가 출신으로 음악적 재능이 풍부한 어머니와 한 가족을 이루고 어린시절을 보냈다. 당시 노르웨이는 스웨덴에 종속됐었으나 그리그가 만년이 되는 1905년에 완적 독립국가가 된다. 음악적 재능과 감성이 풍부했던 그리그의 어머니는 모짜르트, 베버, 쇼팽을 좋아했고 그러한 어머니의 정신은 그리그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12세 때 작곡을 시작한 그리그는 15세가 되던 1858년에 아버지와 함께 베르겐의 동쪽 산악지방을 여행하면서 세계적 바이올린 연주자 올레 볼(Ole Bull, 1810~1880)과의 만남을 계기로 라이프치히에서 음악을 공부하게 된다. 그리그는 이 곳에서 3년 반을 보내게 되는데 대부분 피아노곡을 작곡하게 된다. 20세(1863년)때 부터 본격적인 음악가로 활동을 시작한 그리그는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자리를 옮겨 3년간 살게 된다. 이 시절에 신진 작곡가 노르드로크(1842~1866) 등이 결성한 민족적 음악창조를 지향하는 그룹 `오이테르페(Euterpe)` 협회에 참가하게 된다.
 24세 때인 1867년 성악가 니나를 만나 결혼 생활을 시작하며, 오슬로(당시 지명은 크리스티아니아) 필하모니 지휘자로 부임하게 된다. 이후 그리그는 노르웨이의 민요 수집사 린네만을 만난 것을 계기로 만년의 명곡 `4개의 시편`, `페르귄트`와 여러편의 성악곡을 만든다.
 노르웨이가 낳은 최대의 작곡가로 평가받는 그리그는 독일 낭만파의 영향을 받았으나 조국의 민요와 민속춤곡을 도입해 노르웨이의 국민음악을 만들어낸 작곡가이기도 하다.
 34세인 1877년 베르겐 동쪽의 오지 라프트퓨스에서 지내며 산악지방에 사는 소박한 주민들의 민요와 피리 등의 악기를 접하면서 `12선율 op33`, `현악 4중주`, `남성합창 앨범`, `산의 트롤` 등 참다운 민속 작품을 작곡하게 된다. 또 첼로를 잘 연주하고 즐기던 형을 위해 `첼로 소나타`를 작곡 했다. 42세에 라이프치히에서 브람스를 만나 음악적 능력을 인정받고 `산의 피요르드`, `서정 소곡집 제3집` 등의 곡을 완성한다. 이후 독일 여행에서 만난 러시아의 유명한 바이올린 연주가 브로즈카와 친교를 맺고 그의 작품 바이올린 소나타 3번을 처음 브로즈카가 연주하게 된다.
 1903년 프라하에서 드보르작을 만난 후 건강이 악화돼 1906년 종교합창곡 `4개의 시편`을 마지막으로 1907년 9월4일 베르겐에서 64세의 일생을 마감한다.
 ▲페르귄트
 문호 입센(1828~1906)은 노르웨이 민요 연구중 얻은 전설적인 인물 페르귄트를 주인공으로 노르웨이의 파우스트라 할 수 있는 시극을 쓰게 되고 그리그에게 극음악을 부탁한다. 처음 피아노 2중주 형식으로 세상에 선보였으나 후에 23곡의 오케스트라로 편곡(op23)하게 된다. 극중에 뛰어난 4곡을 뽑아 제1모음곡 op46과 제2모음곡 op55를 편집하게 된다.
 제1모음곡
 ·1번 아침 : 조용한 새벽에 태양이 떠오르는 아름다운 아침 정경을 묘사.
 ·2번 오제의 죽음 : 슬픔과 죽음을 느끼게 하는 곡으로 가슴속에 스며드는 장송음악으로 손꼽히는 걸작이다.
 ·3번 아니트라의 무곡
 ·4번 산의 마왕의 동굴에서 : 깊은 산에서 요정이 날뛰는 모습.
 제2번 모음곡
 ·1번 잉그리드의 탄식 : 페르가 잉그리드를 버리고 떠날 때 그녀의 심정을 표현.
 ·2번 아라비아 무곡 : 동양적 색체가 느껴지는 곡.
 ·3번 페르귄트의 고향 : 페르가 고향에 돌아갈 때 겪게 되는 무서운 정경.
 ·4번 솔베이그의 노래 : 페르를 기다리는 솔베이그의 간절한 노래. 룕겨울가고 또 해가 바뀌면 언젠가 당신이 내게 돌아올 겁니다. 당신이 꼭 돌아오리라는 것을 믿습니다룖의 가사가 가슴을 아프게 한다.
 곡의 줄거리를 아는 것이 음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므로 간추려 보겠다.
 ▶1막 : 페르는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오제)와 살지만 과대망상과 게으르기까지 했다. 참신한 여인 솔베이그라는 여인이 있었는데 마을 결혼식장에서 다른 남자의 신부 잉그리드를 가로채 산으로 숨어 버린다.
 ▶2막 : 페르는 얼마 후 잉그리드를 버리고 산속을 헤매다 녹색 옷을 입은 아름다운 아가씨를 만나 마음이 서로 통하나 마왕의 딸임을 알고 도망친다. 마왕은 요괴를 시켜 페르를 죽이려 하나 아침을 알리는 교회 종소리로 목숨을 구하게 된다.
 ▶3막 : 산에서 돌아온 페르는 잠시 솔베이그와 산다. 어느 날 어머니(오제) 생각에 어머니를 찾아 가지만 어머니는 아들의 얼굴을 보고 안심하며 눈을 감는다. 슬픔을 달래려 다시 바다로 모험을 떠난다.
 ▶4막 : 세계 각지를 돌면서 큰 부자가 되어 모로코 해안에 도착하나 사기꾼에 빈털털이가 된다. 그는 예언자로 가장해서 돈을 번 후 아라비아에 가게 되나 추장 딸 아니트라의 관능적 춤에 유혹되어 전 재산을 잃는다.
 ▶5막 : 파란만장한 생활 후 미국의 캘리포니아에서 금광을 캐내 거부가 된다. 그리고 고국으로 오던 중 배가 폭풍우로 난파되면서 전 재산을 잃게 된다. 거지가 된 그는 옛날에 살던 오두막집에 갔는데 백발이 된 솔베이그가 아직도 페르를 기다리고 있었다. 감동한 페르는 그녀에게 룕당신의 사랑이 나를 구했다룖며 슬피 울고 솔베이그의 무릎을 베고 누워 그녀의 자장가를 들으며 생을 마감한다.
 △추천CD=1)폰 카라얀(지휘), 베르린 필, DG 410 026-2 2)에사-페카 살로넨(지휘) 오슬로 필, 바바라 핸드릭스, Sony 44528 3)토머스 비참(지휘), 로얄 필하모니, 엘세 홀웨그, EMI 5 66966 2
 ▲피아노 협주곡 9단조 op16
 페르귄트 모음곡과 함께 그리그의 대표작으로 니나와 결혼 후 장녀 알렉산드라의 출생과 함께 덴마크 코펜하겐 교외에서 행복한 생활에서 작곡된 곡이다. 피아니스트였던 관계로 화려한 기교와 서정적인 악상을 잘 표현하고 있다.
 △추천CD= 1)스비아토 슬라브 리히터(피아노), 로브로 폰 마타치치(지휘), 몬테카를로 국립가극 관현악단, EMI 7 47164 2
 ▲바이올린 소나타 op 8.13.45
 △추천CD= 1)드미트리 시트코베츠키(바이올린), 벨라 다비도비치(피아노) ORFEO 047 831 2)오귀스탱 뒤메이(바이올린), 마리아 조와오 피레스(피아노), DG 437 525-2
 ▲서정 소품
 △추천CD= 1)발라스 스콜라이(피아노), NAXOS 8 550450, 550577, 550650 2)에밀 길레스(피아노), DG 449 721-2
 ▲현악 4중주곡, G minor op 27
 △추천CD= Auryn Quartet CPO 999 729-2
 ▲가곡
 그대를 사랑해 op 5-3, 첫만남 op 21-2, 백조 op 25-2 등
 △추천CD= Anne Sofie von Otter(메노소프라노), Bengt Forsberg(피아노), DG 437 521-2

◇김윤호 원장 약력
△63년 이화경향 콩쿨 입상 (첼로)
△65년 서울시교향악단과 협연
△한양의대 오케스트라
`CHIRON` 초대단장
△77년 한양의대 졸업
△87년 김윤호 내과의원 개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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