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꾸짖지만 말고 잠재력 이끌어내라"

원장 노력따라 전문가로서 능력 200% 이상도 발휘

 흔히들 병원을 "전문가들의 집합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이 전부 신바람나게 일하고, 열정적으로 환자를 대하고 있는가? 병원에서 전문가의 자질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가?"를 묻는다면, 대부분의 원장은 대답을 망설일 것이다.

 그렇다고 직원, 또는 병원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원장 스스로의 노력에 따라 그들은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200% 이상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순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당장 우수 인력 채용에 급급하거나 잘못하는 직원들에게 큰 소리를 칠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숨어있는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어 병원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동기부여의 리더십"이 중요한 시점이다.
 

 
 얼마전 "모티베이터(Motivator)"란 책을 출간해 인기를 끌고 있는 KTF 조서환 부사장은 "동기부여자는 일상에서 가장 소중한 단어"라며 "똑같은 일을 해도 즐겁게 하면 생산성이 높아지지만, 반대로 기분이 나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하면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없기 때문에 동기부여 유무는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동기부여란 말 그대로 누군가의 동기를 유발시키도록 하는 작용인데,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히 직원을 만족시키는 것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LG경제연구원은 "급여에 만족하는 직원이 반드시 회사에 충성하고 성과 창출을 위해 열정적으로 일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만족 차원을 넘어, 적극적인 몰입을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동기부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성장 비전 제공 차원에서 수행하는 직무 가치의 제고(Right Job), 성과와 기여도에 대한 공정한 평가 및 합당한 보상(Right Reward), 장기적인 관점으로 실력을 키우는 육성가적 리더십(Right Leadership) 등 "3Rs"가 갖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앙대용산병원<사진 위>은
상반기 친절직원을 대상으로
"아름다운 다과회" 시간을 가졌으며,
365mc비만클리닉은
굿네이버스와 사회공헌 협약식을 갖고
"칼로리♡나눔 캠페인"을 시작했다.


 "Right Job"을 위해서는 직원들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에 흥미를 느끼면서 몰입할 수 있도록 실력을 키우게 하고 일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교육이지만 단순히 교육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것보다는, 평상시 담당하는 일에서 재미와 성취감을 느끼고 그 일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도록 배려해야 동기부여 효과가 극대화된다.

 분당차병원은 6시그마 경영혁신운동을 진행하면서 지난해 4명의 직원을 선발, 한국생산성본부가 인증하는 6시그마 전문
가로 탄생시켰다.

차병원 관계자는 "6시그마 전문가 4명은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에 투입돼 활동을 지원한다"며 "병원의 6시그마 강사로 활동하게 하고, 6시그마 경영혁신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핵심역량으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남대병원은 부서의 추천과 교육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직원들을 CS강사로 선발, 외부인력을 이용하지 않고 강사팀을 이용해 원내 모든 직원들에게 CS교육을 담당한다. 또한 매주 회의와 교육을 위한 모임을 통해 "병원 전체의 고객만족은 내가 담당한다"는 책임감을 심어주고 있다.

 "Right Reward"의 측면도 마찬가지다. 성과에 대한 보상의 측면이 병원계에도 받아들여져 환자 진료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제도가 어느 정도 정착화됐지만, 중요한 것은 보상의 절대적인 금액만이 동기부여를 이끌어내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은 올 초 연구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 인센티브 책정 방식을 진료실적 위주에서 연구실적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SCI논문상, IF상 등에서 시작된 현금 인센티브 외에 연구센터의 인력·시설·연구비용 등을 대폭 지원한다는 방침을 내걸었다.

이에 대해 교수들은 실질적인 인센티브 방식이라 호평하며, 연구의 열의를 다졌다.

 당장 성과보상의 체계를 갖추기 어렵다 해도, 원장의 사소한 노력으로 동기부여는 가능하다. 산재의료관리원 임호영 안산중앙병원장은 지난 4월 환자유치실적 최우수자인 임 원장이 받은 포상금으로 환자유치 우수팀인 원무팀, 경영기획팀, 간호팀 직원들에게 "김장훈 콘서트" 관람기회를 제공했다.

직원들은 복권이라도 당첨된 기분이라며, 하반기의 또다른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환자 유치에 열을 올렸다.

 중앙대용산병원 민병국 원장은 상반기 친절직원을 대상으로 "아름다운 다과회"를 통해 하나하나 이름을 부르고 격려하는 별도의 시간을 가졌다. 민 원장의 "친절직원으로 선정된 직원들의 노고와 선행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한다"는 말 한마디를 통해 친절한 용산병원 만들기 운동을 확산시켜, 결국 환자 증가의 효과도 이끌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Right Leadership"의 측면이다. 당장 눈 앞만 생각하지 않고, 임기가 끝나서도 직원들이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육성가적 리더십 발휘에 보다 각별한 관심과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즐겁게 일하면 생산성 "UP"
성과 대한 적절한 보상 필수


병원계에서도 이의 중요성을 깨닫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서울아산병원 박건춘 원장은 급변하고 있는 의료 환경과 함께 치열해지고 있는 의료서비스 경쟁에서 보다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핵심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병원내 "리더 육성 코스" 과정을 개설했다.

 또한 분당서울대병원은 인재개발 활동의 적극적인 평가를 통해 8개 영역, 47개 항목 중 1000점 만점 중 700점 이상의 "2008년도 공공부문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 인증제(Best HRD) 심사"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비전 및 경영전략에 따른 인적자원관리 및 교육시스템 운영 ▲장기적 경력 개발에 따른 직원 배치 및 전환시스템 운영 ▲CS 전문인재·6시그마 혁신전문인재·글로벌 핵심인재 등의 양성을 위한 맞춤 교육프로그램 ▲제안 제도 등 혁신활동에 대한 다양한 보상제도 운영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정진엽 원장은 "인증제를 통해 인적자원관리 수준을 객관적이고 구조화된 평가를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앞으로도 중장기 핵심 인재 육성의 틀을 갖추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환자들에게도 동기부여는 효과적인 치료와 병원의 충성고객으로 자리매김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 마세요", "먹지 마세요" 등의 권유로는 환자가 잘 따라오지 못하는 사례들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365mc비만클리닉은 최근 NGO단체인 굿네이버스와 사회공헌 협약식을 갖고 "칼로리♡나눔 캠페인"을 시작했다.

 클리닉을 찾은 환자들이 뺀 살만큼 고객의 이름으로 굿네이버스에 쌀을 기부, 저소득 가정 아동 및 결식 아동에게 전달하게 된다. 김남철 대표원장은 "건강과 아름다움을 위한 1kg의 감량이 사랑의 쌀 1kg으로 변환돼 이웃사랑을 실천함과 동시, 고객들에게 적극적인 동기부여를 통한 치료 효과의 극대화를 위한 행동수정 요법"이라며 의의를 밝혔다.
 동기부여 리더십은 "피그말리온 리더십"이라고도 말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이 여인상을 사랑하여 그 여인상이 생명을 얻게 된 얘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타인이 나를 존중하고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으면 사람은 기대에 부응하는 쪽으로 변하려고 노력해 결국 그렇게 된다는 믿음이 생긴다는 것이다. 지금, 피그말리온이 되고자 하는 수많은 직원들의 눈은 원장의 말과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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