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사원 상여금 매달 병·의원 처방 대가로


전현직 내부고발…이미지 실추로 주가 폭락

 올해 초부터 공격적인 영업으로 제네릭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해오던 유한양행이 불법 리베이트 제공 논란에 휩싸이며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유한양행은 창업주의 정신에 어울리는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며 그동안 깨끗한 제약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왔지만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리베이트 제공 대상 업체에 포함된 이후 또 다시 리베이트 제공 문제가 불거져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 병의원 리베이트 제공 의혹이 보도된 이후 유한양행 주가는 지난 20일 21만6000에서 23일(목, 오전 10시 현재) 15만5000원까지 떨어지는 등 30%가량 폭락했다.

 8, 9월 발표된 월별 원외처방조제액(유비케어자료 분석) 분석 자료에서 매월 25% 가량의 처방조제액 상승을 이어갈 정도로 소위 잘나가는 영업력을 과시했던 유한양행은 결국 리베이트 제공 의혹으로 큰 위기를 만난 것이다.

 특히 일부 증권사에서는 올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유한양행의 하반기 목표 주가를 26만9000원까지 설정했지만, 이 상태로는 주가가 반토막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KBS가 최초 보도한 유한양행의 병의원 리베이트 조성과 제공은 일부 지역의 영업사원들에게 매월 100만원에서 400만원의 상여금을 지급하고, 이를 병의원에 처방을 대가로 한 리베이트 명목으로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직 유한양행 영업직원과 모 지역 영업사원들의 제보에 의해 밝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일부 제약회사들은 지난해 말 부당고객유인행위 등 불법 리베이트 제공으로 공정위에서 고발 및 과징금 21억1000여만원을 받았던 유한양행이 또 다시 리베이트 자금 조성 및 제공 논란에 빠진 것은 내부적인 사정과 관리 부실 등에 원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새로운 사장 선임과 관련된 후보군에서 무리한 영업을 했고 이를 견제하기 위해 이번 제보건이 터졌다는 소문이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국내 제약시장에서 착실한 성장을 해왔던 유한양행이 갑자기 공격적인 영업을 한 이유를 도대체 알 수가 없다며, 치열한 제네릭 시장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내부적인 판단 아니었겠느냐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특별한 고발이나 제보가 없는 상황에서 공정위가 조사를 할 계획은 없지만 지속적인 제보가 있다면 사실 관계 확인 차원의 조사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제약협회 관계자는 현재 특별한 고발이나 수사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제약협회차원의 공정거래 확립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다음주 있을 협회 창립 63주년 기념심포지엄에서 국내 제약산업의 공정경쟁 확립 차원의 일종의 선언이 있을 예정이라며, 선의의 경쟁을 하는 제약회사들을 위해서라도 리베이트 근절에 적극 나서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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