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부터 시작"이 직원 이끄는 큰 동력
경영진 앞장서는 참여 조직원들에 의욕과 신뢰감 심어줘

 "리더는 특정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핵심적인 의사결정을 하며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다. 리더십이 없는 경영자는 경영자가 아니라 단순 관리자에 지나지 않는다." -엘리오앤컴퍼니 박개성 대표, "병원장은 있어도 경영자는 없다" 중에서….
 리더십이란, 집단의 목표나 내부 구조의 유지를 위해 성원이 자발적으로 집단활동에 참여, 이를 달성하도록 유도하는 능력을 말한다. 요즘 원장들은 "원장의 리더십이 곧 병원의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리더십 교육에 한창이다.
 리더십 강의에 여념이 없는 골든와이즈닥터스 박기성 대표는 "과거와는 달리 공동개원이 늘어나고 병원이 점차 네트워크화, 대형화 되면서 직원을 단순 고용해 관리하는 시기는 지났다"며 "원장들 역시 좀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함을 깨닫고, 리더십 교육이 병원으로도 많이 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는 과연 어떤 원장인가? 나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가?<표>.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시작으로 몇 가지 유형의 리더십을 살펴보고, 실제 병원에 적용된 사례를 살펴본다.




 솔선수범은 자신이 먼저 행동해 보임으로써 다른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다. LG경제연구소는 "초기의 경영혁신을 조직에 확산시키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경영진의 실질적인 참여"라며 "경영진은 혁신의 성공에 대해 의심하는 조직원들에게 믿음을 주며, 추진에 있어 걸림돌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며 솔선수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예컨대, 1997년 장기간의 노사분규를 거쳐 파산 직전이었던 회사를 3년 만에 35%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도록 만들었던 한국전기초자가 기적적으로 회생한데는 서두칠 전 사장의 리더십이 매우 중요했다. 부임 당시 회사 내에는 불신풍조가 팽배했는데, 스스로 운전기사를 없애는가 하면 골프회원권을 팔고 공장에 상시 주재하는 모범을 보였다. 직원들에게 경영정보를 모두 공개하고, 심지어 사원 가족에게까지 경영 실태를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신뢰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됐고, 회사는 결국 혁신에 성공했다.

 박개성 대표 역시 "병원장실이 터무니없이 넓고 별도의 전용회의실은 제대로 활용되고 있지 않으면서, 공간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원장이 직원들의 협조를 구한다면 직원들의 마음이 어디에 닿겠는가"라고 반문한다. 이렇듯 "솔선수범하는 원장"의 역할과 헌신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지난 4월 손님을 태우고 이화의료원에 도착한 택시기사들은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큰 병원 원장님이 어떻게 직접…"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서현숙 이화의료원장이 "사랑의 커피 배달" 행사를 통해 1일 커피 도우미로 변신, 택시기사들에게 커피를 나눠주고 있었던 것이다. 택시기사가 입소문의 근원지이며, 병원을 찾게끔 하는 하나의 주요 고객으로 인식한 터에 시작된 서 원장의 커피도우미 행사는 이후 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

 또한 최근 이대동대문병원과 이대목동병원의 통합을 기념해 교직원의 화합을 위해 열린 행사에서는 원장으로서의 위엄과 권위를 벗어 던지고 요리사로 파격 변신 김치전, 떡볶이 등을 직접 만들어 나눠주는 직원들의 "어머니"가 됐다. 보수적인 병원 문화를 혁신하고, 직원 화합을 위해서는 원장이 변화를 리드해야 한다는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여실히 발휘한 것이다. 서 원장은 "의료원의 발전은 결국 서로 다른 직종과 직책간, 부서별, 개인별 원활한 의사 소통과 협력을 통해 신바람 나는 직장 분위기가 조성될 때 가능할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런가하면 한림대의료원은 경비절감 차원에서 산하 5개 병원장의 관용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원장들은 큰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반기며, 스스로 솔선수범의 자세를 밝히고 있다. 얼마전 임기를 마친 현인규 전 한강성심병원장은 "미국에서는 원장이나 CEO가 직접 운전하는 것이 이미 관습화되어 있다"며 "그 영향으로 위엄과 권위보다는 친화적으로 다가서려는 젊은 원장들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관용차량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선호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대용산병원 민병국 원장은 최근 전직원을 대상으로 "육일약국 갑시다" 등 고객감동의 의지를 북돋아준 책 내용을 소개하며, 책 읽는 습관과 병원에 대한 주인 의식을 강조했다. 민 원장은 "내가 먼저 하지 않고 남이 하기만을 바란다면 잘못된 생각이고, 그 조직원들도 결코 따르지 않을 것"이라며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의 눈높이에서 고객과 같은 시선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스스로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JK성형외과 주권 원장은 "바른 정신, 바른 신체에서 바른 의술이 나온다"는 신념으로 체력증진 및 올바른 정신건강을 위해 모든 의료진에게 의무적으로 운동을 권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주 원장의 동부이촌동 자택에서 명동까지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다른 4명의 원장 역시 자전거 출퇴근을 생활화하고 있다. 세심하게 건강을 챙기고 고유가 시대에 경비를 절감하는 소탈한 주 원장의 행동에 깊은 감동을 받아, 자전거 출퇴근이 전직원으로 확산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담배없는 깨끗한 병원 우수병원에 선정된 전남대병원과 화순전남대병원의 경우도 원장이 직접 "금연캠페인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이행한 노력 끝에 직원들 모두 함께 참여할 수 있었다.

 이처럼 솔선수범은 작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아무리 많은 말을 쏟아내도 구성원은 원장의 행동을 보고 판단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원장의 행동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박개성 대표로부터 조언을 구해봤다. "첫째, 언행이 일치되고 솔직해야 한다. 둘째, 행동에 진실된 마음을 담아야 한다. 셋째,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일에 대한 모범이 되어야 한다."

 리더십 점검결과 "우려"로 나오지는 않았는가. 지금부터라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실천해 보자.

임 솔 기자 slim@kimsonline.co.kr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