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주사" 입소문에 시장 급성장


태반·마늘·감초주사 등 인기…충분한 임상연구 해야

 회춘주사, 불로주사, 수능주사, 보약주사, 정력주사 등 다양한 이름으로 개원가에 퍼져 있는 "웰빙주사"들이 참 많다. "도대체 무슨 주사일까?"하고 갸우뚱하는 것은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그렇지만, 원장들의 관심도 상당하다.
 실제 개원가에서는 지난 2005년부터 태반의 주요성분을 이용해 만든 태반주사와 마늘에 많이 든 비타민 B1을 함유한 마늘주사를 피로회복, 갱년기 증상 개선 등이 효과가 있다고 홍보, 대유행시켰다. 올 초부터는 감초주사까지도 퍼지기 시작하면서 또 한번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태반주사, 마늘주사 등은 일본에서 대대적인 인기를 끌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우리나라에 들여오기 시작했다.

태반주사가 출시되자마자 5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한 바 있으며, 이 열풍을 타고 마늘주사도 인기를 끌었다. 웰빙주사가 시장성 있다는 판단 하에 감초주사 등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군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감초주사의 주요 성분은 감초에 든 "글리시리친", "시스테인", "글리신"으로 식약청 허가의 정식 명칭은 "글루콜린에스주사"이다. 두드러기·습진, 알레르기성 피부질환, 약물 중독의 보조요법과 만성간질환의 간기능 개선으로 허가가 나있다.

 한 한의원장은 "감초는 말 그대로 "단맛이 나는 풀"이라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라며 "다른 약초와 배합이 많이 돼 "약방의 감초"라고 불릴 만큼 효능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감초주사를 홍보하고있는 마리클리닉 관계자는 "주된 효능인 항염증, 항산화 효과를 통한 간기능 개선작용, 항 알러지 작용 등 이외에도 약 1000여편의 논문을 통해 수많은 효능이 입증되고 있다"고 자신했다.

 웰빙주사가 제약사와 개원가의 마케팅을 힘에 업고 입소문을 통해 수요가 늘면서 대한미용웰빙학회 한공창 회장이 올 초 실시한 "태반주사, 마늘주사, 감초주사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임상적 병합요법" 강의는 단번에 신청자가 넘쳐날 정도로 원장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았다.

 특히, 3~1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웰빙주사는 원가의 70~80% 이상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욕심이 나지 않을 수 없다는게 개원가의 설명이다.

다른 주사와 섞어 효과를 극대화 했다는 칵테일 요법으로 비용을 추가하거나, 6주 과정·3개월 과정 등의 코스를 별도로 마련하면 이익을 극대화시킬 수도 있다고.

 이밖에 활성산소를 제거해 노화와 각종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어 갱년기의 활력 회복과 노화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비타민C주사가 있다. 또 노화방지에 이용하면 효과가 있다는 성장호르몬주사나 암 면역력 증가에 효과가 있다고 연구된 셀레늄 주사 등도 일부 개원가에 퍼져있는 상태다.

 그러나 각종 웰빙주사가 피로해소, 질병예방 등의 용도로 사용 허가를 받은 것이 아닌 만큼, 소비자가 쉽게 현혹되지 않도록 원장 스스로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인터넷을 통한 과대광고 행위를 점검한 결과, 인태반유래 의약품을 노화방지, 피부미용, 성기능 개선, 면역력증가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게재한 의료기관 홈페이지 31개소를 적발했다.

태반주사를 포함한 태반의약품은 갱년기 장애 증상 또는 만성 간질환, 체력저하, 육체피로 등을 개선하는 효과로만 허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앞서 식약청은 "마늘주사"와 "감초주사" 등 일부 주사제의 성분이나 효능·효과가 오인될 소지가 있어 의사협회와 제약협회, 약사회 등에 과장광고 영업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실제 "마늘주사"는 마늘에 함유된 "알리신"과 "비타민B1"이 결합된 푸르설티아민이 주성분으로, 비타민 B1 결핍증을 위해 허가됐다.

 주사할 때 마늘냄새가 나기 때문에 "마늘주사"로 통용되고 있지만, 일부에서 "정력에 좋은 마늘 수십개를 먹은 효과가 있다"는 식으로 광고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감초주사" 역시 두드러기와 습진,알레르기성 피부질환 등에 쓰이도록 허가가 났지만, 최근 불로주사, 수능주사 등 각종 수식어를 붙이며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주의대상에 올랐다.

식약청 생물의약품국 김광호 생물의약품관리팀장은 "주사를 맞게되면 일시적으로 영양소간 균형을 깨뜨려 호흡 곤란, 혈압 급상승 등의 부작용이 생길 확률이 있다"며 "특정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허가가 나있지만, 피로 해소나 미용 목적으로 시술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 각종 웰빙주사를 수입하고 있는 한 중소제약사 사장은 "남자는 정력, 여자는 피부에 좋다고 하면 수요가 많기 때문에 공급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알러지 반응이 있거나 특정 질환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하며, 무조건적인 시술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검증된 임상 연구 자료의 확보도 매우 중요하다. 태반주사가 5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대학병원에서 이를 도입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검증된 것이 없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미용웰빙학회 한공창 회장은 "웰빙주사를 포함한 미용웰빙문화는 이론적 배경에 충실한 의학적 마인드로 접근해야 되며, 지속적인 임상 연구를 통한 발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개원가에 있어 웰빙주사가 분명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상황에 맞는 적극적인 대처 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이론적으로도 충실한 임상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풍조에 따라 앞으로도 다양한 이름과 성분의 웰빙주사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이 시점에서 마냥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부작용이나 근거 자료 확보에 충실하지 않는다면, 웰빙주사 시장은 단숨에 사장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처럼, 단순히 1회 5만원짜리의 수익이 아닌, 비급여 상품으로서의 시장성을 내다보고 움직이는 지혜로움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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