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란유도·인공수정·시험관시술 단계 진행


성공확신 갖고 의학적 도움받으면 임신 확률 높아져


불임 치료의 현재

 불임이 최초로 언급된 문헌은 창세기이다. 아이를 갖지 못하는 야곱의 아내가 자신의 여종을 남편에게 보내 임신을 하도록 한 것이 불임 극복을 위한 유일한 해결책이었다면 이후 치료영역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왔다.

 불임시술은 원인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배란유도와 시기적절한 성교, 인공수정, 시험관시술의 단계로 진행된다.

 ◇배란유도

 배란이 되지 않거나 규칙적이지 않는 환자는 배란유도제인 경구용 클로미펜을 투약한다. 클로미펜은 시상하부에 작용하여 GnRH(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켜서 뇌하수체의 FSH와 LH 분비를 자극한다.

 일반적으로 4~6주기 반복시 6주기에 40~45% 성공률이 보고되어 있다. 그러나 다태임신(5~12.3%), 항에스트로겐효과(안면홍조, 자궁경관 점액 악화), 시야장애, 유방통, 골반통, 위장장애와 함께 난소암 위험이 있으므로 6주기 이상 반복하지 않기를 권장한다.

 자연주기나 클로미펜을 이용하는 주기에 임신이 안된 경우 성숙된 난자를 5~6개 만드는 것을 목표로 과배란을 시행한다.

과배란유도제를 지속적으로 주사할 경우 배란유도제를 복용하여 인공수정하는 것보다 임신율은 높지만 위험부담이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되고,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단점이 있다.

 과배란 유도제로는 성선자극호르몬(FSH, LH, hMG), GnRH 유사체. GnRH 길항제가 사용된다. 과배란 유도 후 인공수정시에는 난포를 성숙시키고 난자를 배란시키는 역할을 하는 hCG(Human Chonionic Gonadotropin)를 사용해야 하며, 황체기부전 등이 올 수 있어 황체호르몬을 투여하는 경우가 있다.

 성선자극호르몬은 직접적인 난소 자극을 통해 난포의 발달을 촉진한다. 뇌하수체 또는 시상하부 기능 이상자를 치료대상으로 한다. FSH는 난포내 과립층세포의 분열 및 증식을 촉진시키며, 난포액의 분비를 자극함으로써 난포를 발육시킨다.

 hMG(human menopausal Gonadotropin)는 FSH와 LH가 같이 들어있는 제제로 난포의 발달과 성장촉진을 통해 난자의 수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폐경여성의 뇨에서 추출했기에 불순물이 있고 균질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재조합방식의 생산을 통해 극복했다. 그러나 고가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GnRH 효능제는 GnRH보다 강력하고 긴 반감기를 가진다. 치료초기(투여 첫 주)에는 성선자극호르몬을 자극하나 그 이후에는 시상하부 탈감작으로 인해 내인성 성선자극호르몬 억제효과를 나타낸다. 이후 외인성 성선자극호르몬 투여로 배란을 유도한다.

 다태임신, 난소과자극과 같은 과배란유도제의 공통적인 부작용 외 에스트로겐 생성 감소로 인한 안면홍조, 질건조증, 성욕감퇴를 동반한다.

월경 예정일 7~10일 전부터 GnRH 효능제를 투여하기 시작해 월경주기 제3일째부터 성선자극호르몬을 추가하여 hCG 투여일까지 지속한다. 오랫동안 주사를 맞아야 하는 단점이 있으나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방법이다.

 GnRH 길항제는 성선자극호르몬과 성호르몬을 즉시 억제하는 약물로 시험관아기시술(IVF, in vitro fertilization)시 과배란 유도전 생체내 LH 농도를 기저상태로 저하시켜 미성숙 난자가 배란되는 것을 막아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사용된다.

월경주기 제3일째부터 성선자극호르몬을 투여하고 난포가 성장하여 배란이 임박하면 GnRH 길항제를 추가로 투여함으로서 조기배란을 막는 방법으로 난포의 성장이 고르지 않은 단점이 있으나, 투여기간이 짧고, 임신율도 장기요법과 유사하다.

 ◇ 인공수정

 배란유도를 통한 자연임신에 실패한 경우에는 인공수정을 시도한다. 자궁경관 점액 이상, 항정자항체, 정자의 운동성 및 수 감소 시에도 일차치료법으로 이용한다.

 정자를 자궁강내로 직접 주입하는 인공수정은 자궁경부를 통과하는 동안 정자의 수와 운동성의 소실을 방지할 수 있다. 시술방법이 간단하고, 비용부담이 적으며, 비교적 경미한 불임증의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으나 난관이 폐쇄된 환자에는 적용이 불가능하다. 시술당 임신율은 보통 10~15%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나팔관 인공수정은 복강경이나 질식초음파를 통해 채취한 난자와 시험관에서 미리 세척처리한 남성의 정자를 함께 복강경을 통해 수정 장소인 난관에 이식하여 체내수정으로 임신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이 시술방법에 의한 임신율은 28~35%로 IVF보다 다소 높은 임신성공률이 보고되고 있다. 여성의 연령 및 불임의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3~6회 정도 시행 후에도 임신에 실패한 경우에는 체외수정시술(시험관아기시술)을 시행한다.

 ◇시험관아기시술

 반복적인 인공수정 실패 및 중증의 자궁내막증 환자는 IVF를 선택한다. 시술과정은 과배란유도, 난자 및 정자채취, 체외수정 및 배양, 유전진단, 배아이식, 황체기보강 및 임신의 확인으로 이루어진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인공수태시술 의료기관 심사소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IVF는 불임시술 전체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ICMART(International Committee ofr monitoring Assisted Reproductive Technology)의 7차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국내에서 IVF의 난자채취주기당 생아 분만율은 21.6%였고, 미세정자주입술(ICIS;intracytoplasmic sperm injection)의 경우 18.6%였다.

 IVF는 남성측 원인인 무정자증의 정도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이용한다. 무정자증 환자는 부고환 또는 고환 생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자의 수가 매우 적으므로 하나의 정자를 난자의 세포질내에 직접 주입하는 ICIS을 이용한다.

정자는 생성되나 도관에 문제가 있는 폐쇄성 무정자증 환자는 이러한 방법을 이용해 높은 임신성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원형정세포 주입술은 고환 생검시 정자는 검출되지 않고 정자 생성 전단계인 원형정세포만 존재할 경우 이를 ICIS와 동일한 방법으로 난자내에 주입한다.

 원형정세포 체외배양 후 미세정자주입술은 고환조직내 원형정세포를 선별후 배양해 정자로 발생시킨 뒤 ICIS에 이용하는 방법으로 보다 심각한 상태의 남성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IVF시 이식하고 남은 잔여 배아는 냉동보존하고 착상에 실패했을 경우 사용된다. 1회의 과배란유도로 2회의 이식기회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신선배아에 비해 임신율이 다소 저하된다.

 ◇ 시술 부작용

 불임치료의 눈부신 발전뒤에 놓여진 부작용도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다. 첫째, 과배란유도는 난소과자극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난소과자극증후군은 경증에서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까지 다양한 임상양상을 보인다. 약 0.25~4%에서 나타나며 중증의 경우는 200명당 한명 꼴로 발생한다.

35세 미만, 다낭성난소증후군, 난소과자극증후군 기왕력, 저체중, 다태임신 환자가 위험군이며, 과배란유도중 난포의 수가 많거나 혈중 에스트로겐의 수치가 급격히 증가하는 경우 의심해야 한다.

 둘째, 난자채취 시술 자체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 난소 혹은 질 출혈, 복강내 감염, 골반 농양, 방광·장·혈관의 손상 등이 있다.

 셋째는 시술 후 임신에 관련되어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난자가 많이 배란되므로 쌍생아, 자궁외 임신이 흔히 관찰된다. IVF와 ICSI 시행주기에 출생한 총 생아중 단태아의 비율은 65.9%, 쌍태아는 32%, 삼태아는 2.1%였으며 사태아 이상은 없었다(대한산부인과학회지 2007;50:1615). 일반 인구에서의 쌍태아 빈도가 3%인 것과 비교하면 이는 매우 높은 빈도이다.

 ◇ 수술요법

 한편 수술적 방법도 이용된다. 여성의 경우 자궁내 유착, 자궁기형, 자궁내막 이상, 자궁내 폴립 치료시 이용하며, 나팔관 기형 및 손상시에도 나팔관 성형수술 및 복원수술을 실시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지병철 교수에 따르면 "난관폐쇄가 원인인 경우 젊은 환자는 수술적 교정을 일차적으로 실시하는 반면 나이가 많은 환자는 시간상의 문제가 있으므로 IVF를 선호한다." 수술적 교정으로 해결이 안될 경우 원인에 따라 인공수정 및 시험관시술을 진행한다.

 남성은 정관, 부고환 등의 사정관이 막힌 경우 수술요법을 적용한다.

 ◇보조약물요법

 브로모크립틴은 뇌하수체의 도파민 수용체에 작용하여 프로락틴의 분비를 억제하는 약물로 과프로락틴혈증 치료에 사용된다.

 배란장애 환자의 호르몬검사 결과 고프로락틴 혈증이 관찰된 경우 일차치료제로 사용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임상에서 이같은 환자는 드물게 관찰된다.

 저용량(100mg)의 아스피린이 IVF 시술시 난소의 반응성, 자궁과 난소 혈류속도, 착상, 임신율을 향상시켰다고 보고되어 있다. 지병철 교수는 "일부 보고에 근거해 과배란유도에 무반응 또는 저반응군에 일부 사용되어 온 것은 사실이나 2008년 최신지견은 효과가 없다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설명한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불임 진단 후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갖고 신속히 의학적 치료를 받았을 때 임신 성공 확률이 높았다. 이처럼 환자 본인의 노력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것이 불임치료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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