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의 불청객 호흡기 질환은 노인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보통 연령대의 사람들과는 다른 비중으로 문을 두드린다. 보통은 환절기 알레르기성 질환에서 그치지만 노인환자의 경우 상기도염으로 진행하기 쉽고 나아가 천식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노인환자에게 천식은 환절기에 국한되는 질병은 아니다. 보통 천식환자들이 알레르기성(외인성) 천식인데 비해 노인환자들은 내인성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도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쉬운 요즘 환경변화 적응에 취약한 노인환자의 유병률이 더 높은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심할 경우 사망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한 층 더 신경을 써야할 부분이다.


65세 이상 유병률 급증

 노령인구가 천식에 취약하다는 점은 통계가 보여준다.

 20~45세에서의 천식 유병률이 13%, 46~64세까지가 14% 정도인데 비해 65세 이상에서 천식의 유병률은 23.6%를 보인다(한국인 성인에서 천식양증상의 빈도, 보건사회연구원, 2001년). 사망자 수도 60~64세까지는 100명을 넘지 않으나 65세 이후부터 100명을 넘어(169명) 85세 이상에서 507명에 달해 나이가 들 수록 사망률이 현격하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사망원인 236항목/성/연령(5세계급)별 사망자수, 통계청, 2006년).

유사 질환과 감별 어려워

 노인천식도 기도과민성의 증가, 기도폐쇄에 의한 천명, 호흡곤란, 기침 등 일반 천식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다른 질환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이를 구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중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의 구분이 가장 힘들다. 노인환자가 흡연을 하는 경우 천식으로 인한 염증과 함께 폐기종, 만성기관지염이 병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GINA(Global Initiative for Asthma) 가이드라인에서도 정확한 구분은 어렵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정확한 감별법은 발표된 바 없지만 이를 구분하는데 도움이 될 수있는 일반적인 발병연령, 원인, 발현 등은 제시하고 있다<표>. 이외에도 결핵성 폐실질파괴, 폐암, 기관지확장증 등도 유사 질환으로 나타난다.

 노인연령대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호흡곤란 역시 천식의 정확한 진단을 힘들게 하는 요소다. 활동량도 적기 때문에 조기발견되는 경우는 드물고 폐기능검사를 통한 천식정도 측정에서는 실제 정도보다 과도하게 나오는 경우도 발생한다.

또 폐기능검사에서 1초강제호흡량(FEV1)의 감소가 없을 때 시행하는 비특이유발검사에서는 COPD나 심부전도 양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

 호흡곤란, 천명, 기침 등의 원인을 심부전, 상기도폐쇄로 잘못 진단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노인천식환자의 진단 시에는 폐기능검사, 비특이유발검사, 증상판별에만 의존하지 말고 병력, 신체상태 등에 대한 검토 및 관찰도 병행해야 한다.

흡입기 사용 교육 반복적으로 해야 

 과거에는 천식을 조절개념에서 다뤘지만 이제는 치료개념에서 관리한다. 노인천식도 보통의 천식과 같은 치료방법을 사용하지만 노인환자의 경우 폐기능의 회복보다는 최상의 폐기능 유지를 치료의 목료로 해야한다.

 천식의 우선되는 치료방법으로 흡입기(inhaler device) 사용을 꼽지만 노인환자들이 익히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최소 6개월마다 이에 대해 반복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특히 환자가 눌러서 사용하는 정량식분무흡입기(MDI)는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건조분말흡입기(dry powder inhaler)나 디스크흡입기(disk inhaler) 사용을 권장한다.

 흡입기의 사용이 원활하지 않을 때는 흡입제와 경구용 약제를 병행해 사용한다.

이때 다른 약제들과의 혼동, 오용방지, 정확한 사용을 위해 흡입기와 약제에 사용횟수·시간을 명시하고 흡입제용 용기(canister)와 같이 가지고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한 기억력 감퇴를 확인하기 위해 사용 중인 약제들에 대한 인지도를 확인할 필요도 있다.

폐경기 여성엔 골다공증 예방 조치 함께

 ◇ 흡입용 스테로이드(Inhaled glucocorticosteroid) = 흡입용 스테로이드는 현재 가장 효과적인 천식 치료제로 꼽히고 있다.

여러 연구들에서 거의 부작용 없이 천식증상완화, 폐기능 회복, 기관지과민성 감소, 천식 사망률 감소 등의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하지만 노인환자에서는 부작용이 증가할 수 있다. 치명적인 부작용은 없지만 구강 캔디다증(candidia), 치주염 등을 유발한다.

하지만 장기간 고용량 투여를 계속할 경우 골 대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폐경기 여성에게서 사용할 시에는 골다공증 예방조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드물지만 백내장의 위험도도 증가할 수 있다. 흡연환자의 경우에는 효과가 감소되어 고용량이 필요할 수도 있다.

 경구용 스테로이드도 사용되지만 이는 노인환자에게서 40% 정도 부작용을 높인다. 가장 큰 부작용은 골 대사에의 영향이다. 65세 이상 노인 3분의 1에서 척추골절이 발견될 정도로 그 빈도가 높다.

이와 함께 고혈압, 수정체피막하 백내장(posterior subcapsular cataract)도 축척량에 비례해 위험도가 상승함으로 주의를 요한다.

흡입보조기 사용해야

 ◇ β2-교감신경항진제 = β2-교감신경항진제는 기관지확장제로 흡입용 스테로이드와 병용요법으로 사용된다.

알레르기성 염증, 기도과민성에는 효과가 없고, 장기간 사용시 내성이 생길 수 있지만 스테로이드가 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β2-교감신경항진제도 흡입제와 함께 경구용, 정맥주사용이 있으나 흡입제가 떨림(tremor), 신경증, 빈맥 등 β2-교감신경항진제의 부작용이 적게 나타나 이를 권장한다.

하지만 기도발작 시 말초기관지까지 도달하기 어렵고 노인환자의 경우 MDI의 정확한 사용률이 10% 내외밖에 안되기 때문에 흡입보조기(spacer)의 사용이 거의 필수적이다.

조절 잘 안되는 경우 첨가

 ◇ 류코트리엔 조절제(Leukotriene modifier), 테오필린(theophyline) = 흡입용 스테로이드와 β2-교감신경항진제의 병용치료로도 천식이 조절되지 않을 때 첨가하여 사용한다.

류코트리엔 조절제는 병용치료제로 경증, 중등도, 중증환자에게 사용되며 다른 부작용 없이 폐기능 호전, 증상발작회수의 감소, 아스피린 과민 천식의 예방에 효과가 있다.

 테오필린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경구용 약제 중 하나로 증상이 재발하는 지속성 경증 이상의 환자에게 사용된다.

하지만 스테로이드를 사용 중인 환자가 테오필린 복용을 중단할 경우 증상의 재발이 나타나 저용량으로 시작할 것을 권장한다. 또 혈중농도를 쉽게 상승시키기고 부정맥의 빈도가 증가하는 것이 심각한 부작용으로 꼽힌다.

3차 이후 마지막 치료제

 ◇ 아미노필린(aminophylline) = 아미노필린의 경우 과거에는 1차 치료제로 사용되었지만 울혈성 심부전, 관상혈관장애, 신성부종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3차 이후 마지막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다.

아미노필린 복용 시에는 혈중농도의 관리가 필요하고 10~20㎍/㎖ 이상 증가하면 간질, 신부전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생활환경이 중요 원인

 노인천식은 노인환자의 환경에 대한 취약성이 바로 나타나는 질병이다. 게다가 삶의 질은 물론 생존의 문제까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의 관리에 충실해야 한다. 노인천식의 예방방법으로는 예방접종이 있다.

 기본적인 방법이지만 접종주기를 놓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 폐렴백신은 60~75세에는 5~7년 마다, 75세 이상에서는 3~4년 마다 접종하고 인플루엔자 백신은 매년 가을에 접종하도록 한다.

 노인천식의 경우 스트레스, 생활환경, 환경의 오염 등으로 인한 내인성이 많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여름의 경우 에어콘으로 건조해진 공기로 인해 감기의 발생이 급격히 증가했고 이는 노인천식으로 발전하는 중간단계의 역할을 하는 사례가 다수 나타났다.

 건조한 공기의 노출을 줄이기 위해 보통 가습기를 사용하지만 가습기의 분무농도가 50~60%을 넘어갈 경우에는 오히려 습도가 과해져 천식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환자·가족들에게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공기오염도가 높아진 요즘 외출 전 미세먼지농도 등을 고려하는 것도 환경오염으로 인한 천식을 예방하는 생활습관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도움말 : 박상면 한림의대 교수 강남성심병원·호흡기알레르기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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