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계열 신·증설…중장기 공급과잉 우려도

 지역 대학들이 앞다퉈 보건계열 학과를 확충하며 보건 분야 인재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간호학과의 증원 및 신설이 눈에 띤다.

 경남대는 간호학과 신설을 인가받아 내년부터 40명의 간호학과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를 위해 영어학부, 식품생명영양학과군, 관광학부, 경찰학부 등 인기학부에서 각각 10명의 정원을 줄여 간호학과 모집정원을 확보했다.

 올해 정원 40명의 간호학과를 신설한 우송대에 이어 충남대는 내년 의학전문대학원 출범과 함께 간호학과의 정원을 10명 증원 받아 정원 70명의 "간호대학"을 신설키로 했다. 건양대도 지난해 간호학과의 정원 10명을 증원한데 이어 올해엔 20명 증원을 인가받았다.

 중부대도 내년 간호학과 정원을 10명 늘렸으며 지난해 간호학과를 신설한 나사렛대도 올해 정원 10명을 증원한데 이어 내년에는 정원 20명의 임상병리학과를 신설하기로 했다. 또 한서대가 내년 간호학과와 치위생학과 정원을 각각 30명에서 40명으로 증원할 예정이다.

 선문대는 보건계열 3개 학과의 신설을 인가받아 내년부터 신입생 모집에 나선다. 신설이 확정된 학과와 모집인원은 간호학과 30명, 물리치료학과 15명, 치위생학과 20명이다.

 이처럼 간호학과 정원이 증가하는 이유는 국내 간호사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가 올해 간호학과 정원을 500명을 늘린데 이어 내년엔 970명의 정원을 늘리기로 한데 따른 것. 지역 대학들은 인기학과인 간호학과 및 보건계열 학과 신설로 우수학생 모집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보건계열 학과 정원을 동결하거나 소규모 증원하던 것을 현재와 같은 추세로 증원하면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와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간호사 공급 과잉 사태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학과의 입학정원을 증원한 것은 사실이나 교육일원화를 통한 질 관리 차원에서 4년제 대학에만 인가를 했다"며 "정확한 수급추계를 토대로 하지 않을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과잉 공급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병원계는 이같은 소규모 증원으로는 간호사 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병원협회 한 관계자는 "서울지역 3차 의료기관만 해도 내년에만 강남성모병원,서울보훈병원, 중앙대병원 등 2300여개 병상이 늘어날 예정이며 만 2년 이내로 한강 이남 수도권 지역에만 6개 이상의 대형병원이 신·증축, 최대 5000~6000병상이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로 인해 필요한 간호사 수만 3000명인데 수급이 제대로 되겠느냐"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대한간호협회는 "현재 유휴간호사만 7만5000명으로 이들을 현장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며 "간호사 부족현상은 낮은 급여와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에 빚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복지부 역시 한해 약 1만여명의 간호인력이 배출되고 있어 이들이 정상적으로 취업하기만 한다면 간호사 부족현상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 중소병원장은 "경영난에 간호사 인력난까지 겹쳐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선 수가 현실화가 이뤄져야 간호사 처우개선도 이뤄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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