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 용량으로도 반응낮을땐 약물교체 고려


올란자핀·클로자핀, 비만·당뇨병환자는 주의해야

 망상, 환각 등의 양성 증상과 제한된 정동, 사회적 위축, 무감동 등을 동반하는 음성 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정신분열병의 평생 유병률은 세계적으로 1~1.5% 수준이다.

100명 중 한 명이 정신분열병 환자인 셈이다. 발병시기는 남성 15~25세, 여성 25~35세로 빨리 발병할수록 예후가 나쁘다고 보고되고 있다.

 약물별 특징

 이 질환의 치료에 사용되는 항정신병약은 정형 약물과 비정형 약물로 구분한다.

 정형 항정신병약은 도파민 D2 수용체를 차단함으로써 작용한다. 그러나 강력한 도파민 D2 차단은 추체외로계 증상(EPS), 지연성 운동장애(TD;tardive dyskinesia), 프로락틴 증가 등의 부작용을 이끈다.

 이들 부작용은 각각 정좌불능증·근긴장증·파킨슨증후군, 입주위를 오물거리거나 혀를 낼름거림, 유즙 이상분비·무월경·여성형 유방·골다공증 등의 원인이 된다.

 한편 비정형 항정신병약은 EPS, TD의 부작용 빈도가 적으면서 효능은 유사하거나 약간 증가된 약물로 세로토닌과 도파민 수용체를 동시에 차단한다.

 부작용으로는 정형 약물이 가지고 있는 부작용들이 빈도가 감소되어 나타나고 체중증가는 약물에 따라 오히려 더 심한 경우도 있다.

 정형 약물의 시대가 1950년대 클로로프로마진과 함께 열린 이후 올해는 할로페리돌이 50주년을 맞은 해이기도 하다.

 반면 1990년대 클로자핀과 함께 시작된 비정형 약물은 클로자핀을 제외하고 효능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부작용이 적은 약물일수록 내약성을 개선하고 순응도를 높임으로써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기에 비정형 약물 각각의 특징과 부작용을 파악하는 것은 적절한 약물선택을 가능케 한다<표>.





















 클로자핀을 제외한 모든 비정형 항정신병약은 정형 약물에 비해 부작용은 적고 효능은 유사하거나 약간 앞서기 때문에 일차치료제로 사용하는데 임상적 합의가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수십원(정형 약물) 대 수천원(비정형 약물)이라는 가격차이 때문에 국가적으로 비정형 약물을 통제하여 의원에서는 자유롭게 쓸 수 없는 애로점이 있다.

하지만 비용-효과적인 측면에서 볼 때 정형 약물이 우수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정형 약물은 나쁜 약물, 비정형 약물은 좋은 약물로 보는 이분법적인 관점은 문제가 있다.

 클로자핀은 강한 효능 때문에 난치성 환자에 사용하지만 치명적 부작용인 무과립구증 때문에 일차선택약에서는 제외되곤 한다. 자살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다량 복용시 경련을 유발하므로 분복한다.

 리스페리돈은 비정형 약물 중 도파민 수용체 억제 작용이 가장 강하다. 이 약물은 특징적으로 근육주사제(리스페리돈 콘설타-얀센)도 출시되어 있어 순응도가 떨어지는 환자에 2주 간격으로 투약함으로써 순응도를 100%로 끌어올릴 수 있다.

 아리피프라졸은 도파민시스템을 안정화시키는 약물로 체내 도파민 농도에 따라 도파민 수용체를 부분적으로 자극 또는 억제한다.

그러나 불안 혹은 정좌불능증이 자주 나타나므로 벤조디아제핀과 동시에 투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개발된 아미설프라이드는 도파민에만 관여함에도 불구하고 비정형 약물로 구분한다. 과거에는 도파민에만 작용하면 정형, 기타 수용체에도 작용하면 비정형으로 구분하였으나 최근 들어 이들의 개념이 구약과 신약의 개념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양상을 반영하고 있다.

약물교체 어느 때 할까

 치료를 위해 항정신병약을 사용더라도 증상이 완전히 또는 영구적으로 치료되는 경우는 드물다. 이 경우 먼저 현 치료약물의 용량을 최적화시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응정도가 낮다면 약물교체를고려한다. 효능과 더불어 약물교체의 가장 흔한 이유는 부작용이다.

그중에서도 체중 증가는 약물교체의 가장 일반적인 원인(BMC Med 2008;6:17).

 일부 환자에서 대사증후군 및 2형 당뇨병 등 기타 질환과 연관성이 높고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만큼 가장 중요한 부작용으로 인식되고 있다. 체중 증가는 복용 후 수주 이내에 급속히 나타난 후 일정 수준을 유지한다. 그렇기에 약물교체 전략도 가능한 빨리 수립한다.

 교체전략 세워야

 교체전략 마련시에는 주의깊은 약물선택, 질환의 심각도, 금단 증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교체 스케줄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환자 교육은 부작용을 줄이고 기대 효능을 높일 수 있다.

 먼저 약물선택시에는 다음의 4가지 항목을 고려한다.

첫째, 환자의 특징 및 동반질환을 고려한다. 올란자핀과 클로자핀은 체중증가 부작용이 크므로 쉽게 살이 찌는 사람이나 비만, 당뇨병 환자에 처방시에는 주의를 기울인다.

둘째, 부모가 같은 질환으로 약물을 복용한 경우 약물에 대한 반응도 유전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가족병력을 청취한다.

셋째,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환자의 경우 과거약물 복용력 및 반응도와 부작용을 추적한다. 넷째, 환자의 순응도에 따라 투약간격을 고려해 약물을 선택한다.

 일단 약물교체가 결정되면 환자를 위해 개별화된 교체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질환의 정도가 심각한 경우에는 최초 삽화(first episode)이건 다중 삽화(multi-episode)이건 빠른 약물교체를 통해 적정용량에 빨리 다다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질환의 심각도 평가는 중요하다.

교체시 금단증상 고려

 금단증상은 교체약물이 기존약물보다 진정효과와 항콜린효과가 떨어질 경우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렇기에 항콜린성 작용이 있는 비정형 약물에서 항콜린성 작용이 없는 약물로 교체할 경우 기존약물을 너무 빨리 중단하지 않는다.
 또한 반동현상을 피하기 위해 기존약물과 교체약물을 중복 투약토록 한다. 드물지만 빠른 교체가 필요한 경우에는 항콜린성약물 또는 벤조디아제핀을 추가한다.

 한편 교체약물이 부분적인 도파민 효현제이거나 기존약물보다 반감기가 긴 경우에도 금단증상이 관찰된다.
 항정신병약 교체 스케줄은 4가지 옵션으로 요약된다<그림>.

▲기존약물을 급격히 중단하고 즉시 교체 약물 투약 시작
▲기존 약물을 점진적으로 감량하며 교체 약물 투약을 바로 시작
▲기존약물 서서히 감량하며 교체 약물 서서히 증량
▲기존약물의 용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교체약물을 점진적으로 증량시켜 적정용량에 도달시 기존약물 감량 시작.
▶출처; J Clin Psychiatry 2008;69[suppl 1]:4
▶도움말; 박영민 인제의대 교수·일산백병원 정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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