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활짝 열고 의료서비스 시장 뛰어들다


찾아가는 서비스를 통해 간단한 건강검진 및 만성질환자 방문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생활 속 스트레칭을 통해 요통, 오십견을 예방할 수 있는 토요프로그램.

 지난해 서울시청은 "보건소 운영개선 방안"을 토대로 "시민고객과 항상 함께하는 열린보건소"를 표방, 올해부터 단계적인 움직임을 시작했다. 특히 이달부터 그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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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25개 보건소에서 주소지 제한 없이 일차진료를 비롯한 ▲건강관리를 위한 각종 보건교육 ▲임산부 산전 진찰, 철분제 보급 ▲건강진단결과서 발급 ▲치과진료 ▲금연클리닉 ▲체력측정실 ▲예방접종(영유아 예방접종, 성인간염 등) ▲물리치료실 ▲운동처방 ▲결핵·호흡기 질환 관리 ▲한방진료 등을 이용가능하게 했다.

 진료비 및 수수료에 대한 신용카드 결제 또한 가능해졌다. 그동안 서울시의 일부 보건소에서만 신용카드 이용이 가능했으나, 전체로 확산된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용사회 구현과 시민고객 편의 증진에 기여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번 서비스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평일 조기진료와 토요일 진료 확대도 시작했다. 도봉구보건소 등 서울 18개 보건소에서 노인들의 진료 및 혈액검사를 위해 평일 진료시간을 1시간 앞당기는 한편, 주 2회하던 토요일 진료를 보건소 자율적으로 매주로 확대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이들 보건소는 "시범적으로 시행해본 결과, 직장인들에게 호응이 좋았다"며 "특히 주5일제 확산에 따라 가족과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토요일 특화프로그램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각 보건소별로 살펴보아도 내부 리모델링을 시작으로 기존의 보건소 이미지를 탈피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비만, 금연 등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면서도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고, 비용이 부담되지 않는 것이 인기다.

무료 진료나 강좌는 보건소에서 흔히 시행하는 것들. 강북구보건소는 매주 무료 한방진료를 실시, 진맥과 상담, 침·뜸 치료를 통해 노인들의 보건소 문턱을 낮췄다.

 송파구보건소는 9월부터 당뇨자기관리교실을 운영해 당뇨병의 일반적 이해 및 치료, 식사요법, 운동요법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과거 예방접종에 그치던 것을 벗어나 엄마와 어린이에게 친숙해지기 위한 프로그램도 늘어나고 있다. 강북구보건소는 최근 모유 수유의 우수성과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엄마 젖 먹는 건강한 아기 선발대회"를 가지는 동시, 이유식 상담, 산후 비만측정, 운동 상담 등을 실시했다.

구로구보건소는 어린이집을 방문해 아토피질환 어린이 현황과 실태파악에 나섰다. 양대웅 구로구청장은 "만성질환인 아토피는 이제 사회가 함께 관리해야 한다"며, "프로그램 결과를 토대로 아토피가 침범할 수 없는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환으로 생각하기 어려워 병원 문턱을 넘기 힘들어하는 비만 프로그램도 인기다. 강서구보건소는 비만으로 고민하는 주민들을 위해 체지방률 25%이상인 신청자를 대상으로 "비만관리-허리뱃살 1인치 줄이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조영희 보건지도과장은 "포괄적 비만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지역주민들이 체계적이고 안전하게 체중감량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해석했다.

 서초구보건소도 여름방학 어린이 비만교실을 운영, 운동이 부족한 어린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뛰놀며 다양한 놀이형운동을 배우게 해서 부모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금연클리닉 운영도 보건소의 한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금연클리닉 신청자뿐만 아니라 간접흡연으로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까지 막고자 부산 수영구보건소는 최근 광안리해수욕장에서 피서객을 대상으로 흡연량 측정, 혈압측정 및 금연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했다.

또 지난해 10월 선정된 금연아파트 1호인 중랑구 면목동 금호 어울림 아파트를 시작으로, 관악구·중랑구 등에서 추가 금연아파트 모집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진료 및 상담서비스뿐만 아니라, 향후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위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건강프로그램도 다채롭다.

강동구보건소는 지난 4월부터 시작한 "with 강동 토요 건강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상례 지역보건지도과장은 "해피바디는 생활 속 스트레칭을 통해 요통, 오십견을 예방할 수 있는 강좌이며, 키플러스는 키가 작아 고민인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운동을 통해 키를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예약이 필수일 만큼 인기가 많다"고 소개했다.

 이밖에 찾아가는 보건소 프로그램을 마련해 만성질환자에 대한 방문 진료가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서초구보건소는 최근 우면주공아파트 광장에서 이동보건소를 마련, 주민들의 혈액검사를 실시해서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구로구보건소는 지난 6월부터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을 위해 원격 화상진료를 시작해 화제를 모았다.

간호사들이 환자를 직접 찾아가 혈압과 혈당 등을 검사해 보건소로 전송하면, 환자는 화상으로 의사와 직접 대화하며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성북구보건소도 고대안암병원, 미래도시 U헬스사업단과 상호 협력을 통해 독거노인들을 방문해 혈압, 혈당 등을 측정해 온라인으로 보건소의 의사에게 자료가 전달되는 시스템을 가능하게 했다.

 이처럼 보건소의 한 차원 높아진 서비스는 외국인 환자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중구보건소는 외국인 환자 전담 인력을 구성하고, 보건소에 개설되지 않은 진료과목은 보건소 지정의원에서 치료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중구 관계자는 "보건소에서 영어처방전과 외국어 영수증 증명서를 발급하는 한편, 홈페이지를 통한 외국어서비스와 외국인 환자 진료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10월에는 보건소에서 간호로봇도 만날
수 있다.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보건소에는 스스로 움직이면서 환자들의 생체신호를 체크하는 기능을 가진 헬로봇(Hello-Bot)을 도입할 예정이다. 의사나 간호사는 이 로봇을 원격조종, 원거리에서 화면을 통해 환자의 맥박·혈압·심전도·혈당 등을 체크할 수 있게 된다.

 국민들은 보건소가 "언제나 문이 활짝 열려 있는 보건소"가 되고자 노력한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질병에 대한 진료나 예방접종, 건강검진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건강관리를 위해 언제든 방문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이는 1차진료를 담당하는 병·의원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도 많은 시사점을 남기고 있다.

우리동네 보건소에 무슨일이?
▶ 송파구 = 9월부터 당뇨자기관리교실 운영
▶ 강북구 = "엄마 젖 먹는 건강한 아기 선발대회"
▶ 구로구 = 원격 화상진료 시작
▶ 강서구 = "비만관리-허리뱃살 1인치 줄이기" 프로그램
▶ 서초구 = 여름방학 어린이 비만교실
▶ 성북구 = 온라인 통한 검사자료 전달 시스템 도입
▶ 강동구 = "with 강동 토요 건강프로그램" 운영
▶ 중 구 = 외국인 환자 전담 인력 구성
▶ 충북 청주시 청원군 = 헬로봇(Hello-Bot) 도입 예정
▶ 부산 수영구 = 피서객 대상 혈압측정 및 금연상담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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