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환자 뇌졸중 발생위험 1.8~6배 증가


혈압·혈중지질등 종합적관리 통한 예방에 힘써야









홍 근 식

인제의대 교수,일산백병원 신경과

증 례

 65세 김모씨는 가족들과 외출을 하려다가 갑자기 발음이 어눌해 지면서 우측에 힘이 빠지기 시작하였다. 가족들은 일단 김씨를 다시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와 팔 다리를 주무르고 바늘로 손을 따 보았지만 상태는 점점 악화되어 전혀 말도 못하고 일어설 수 도 없었으며 정신도 흐려지는 등 급속히 악화되었다.

김씨의 아들은 뇌졸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최근에 언론매체를 통해 혈관이 막히는 뇌졸중의 경우에 빨리 병원에 가면 막힌 혈관을 다시 뚫어주는 치료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을 떠올렸다. 김씨의 아들은 119에 연락을 하여 아버님을 응급실로 모시고 왔다.

 김씨가 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증상이 발생한 후 약 1시간 만에 도착하였다. 뇌촬영을 비롯한 혈액검사 등이 시행되었고 의료진은 김씨가 혈관이 막힌 뇌졸중, 즉 뇌경색이라고 하였고, 현재 발병한 지 채 2시간이 지나지 않았으므로 혈관을 뚫어주는 혈전용해술을 시행하겠다고 하였다.

혈관이 막힌 원인은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혈관에 동맥경화를 유발하고 있다가 혈전이 생기면서 혈관이 막힌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녹이기 위해 혈전용해술을 시행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뇌출혈등의 부작용이 일부에서 동반될 수 있지만 지금 상태에서 가장 최선의 치료는 혈전용해술이라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었다.

 다음날 김씨는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말하는 기능과 우측 팔다리 마비가 상당히 호전되었다. 1주일 후 김씨의 상태는 더욱 호전 되었고 열심히 재활치료를 받고 있었다. 김씨와 가족들은 의료진으로부터 꾸준히 재활치료를 하면 3개월 후 정도면 이전과 거의 비슷한 상태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당뇨가 있는 환자는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적게는 1.8배 많게는 약 6배 증가한다.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병 등도 뇌졸중의 주요 원인인데 당뇨가 있는 환자들은 이러한 질병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당뇨와 다른 위험 원인이 되는 질병을 같이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뇌졸중 발병 가능성이 더 증가한다.

 뇌졸중 치료에 대해 일차예방, 급성기치료, 이차예방으로 나누어 설명 드리겠다.

일차 예방

 일차예방은 뇌졸중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당뇨의 경우 혈당을 조절한다고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는 뚜렷한 증거는 아직 없다. 그러나 당뇨의 다른 여러 가지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혈당조절은 매우 중요하다. 당뇨환자에서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것은 혈압과 혈중 지질의 관리를 비롯한 종합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당뇨가 없는 경우 혈압 조절의 목표는 140/90mmHg 이하이다. 그러나 당뇨가 있는 경우에는 130/80mmHg 이하로 더 엄격하게 관리하여야 한다.

수축기 혈압을 10mmHg 떨어뜨리면 뇌졸중 사망의 상대적 위험도를 40% 줄일 수 있다. 고지혈증의 관리도 중요하다.

당뇨가 있는 경우 혈압과 마찬가지로 고지혈증에 대한 관리기준이 더 엄격해야 하는데 고혈압이나 흡연 유무, 그리고 나이 등에 식이요법, 운동 및 약물치료를 적절하게 조합하여 뇌졸중을 예방해야 한다. 최근의 보고에 의하면 고지혈증에 대한 적절한 약물 치료로 뇌졸중의 상대위험도를 약 48% 감소시킬 수 있었다.

 생활습관으로는 한번에 40분 이상 땀이 날 정도의 유산소 운동(빨리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을 일주일에 4회 이상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흡연은 뇌졸중 위험을 2배 정도 증가시키므로 담배를 피우는 분들은 절대적으로 금연을 해야 한다. 음식 섭취에 관해서는 과일과 채소 섭취량을 증가시키고 염분과 동물성지방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뇨 환자의 경우 과일은 영양사와 상의하여 혈당 상승이 적은 과일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당뇨환자에서 혈압조절은 매우 중요하며 염분섭취량을 줄이면 혈압을 3mmHg 이상 저하시킬 수 있는데 이는 뇌졸중을 최소한 8% 이상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권장되는 하루 염분섭취량은 나트륨기준으로 2.4g(소금 6.0g에 해당)이다.

2007년 발표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하루 염분 섭취량을 증가시키는 가장 주된 음식물들은 김치류, 면 및 만두류, 그리고 국 및 탕류가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세 가지 음식물을 통해 섭취하는 하루 나트륨섭취량이 2.5g을 넘고 있었다.

따라서 이들 음식들이 다른 측면의 장점이 있다하더라도 혈압조절과 중요한 염분섭취의 측면에서는 섭취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급성기 치료

 아무리 신경을 써도 뇌졸중은 100% 예방할 수 없다. 그러나 뇌졸중에 걸리더라도 현명하게 처신하면 뇌졸중에 걸리기 전으로 돌아올 수 있거나 뇌졸중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한 할 수 있다.

당뇨 환자는 뇌졸중 중에서도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의 위험이 증가한다. 혈관이 막히는 경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빠른 시간 안에 막힌 혈관을 뚫어서 혈류가 제대로 공급되게 하여야 한다.

문제는 막힌 혈관을 뚫는 혈전용해제는 3시간 안에 투여되어야 하는데 병원에 도착 후 뇌촬영을 비롯한 몇 가지 검사를 하는데 약 1시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되므로 늦어도 병원에 증상 발생 2시간 안에 도착해야 한다. 따라서 뇌졸중이 의심되면 절대 집에서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된다.

 당뇨 환자나 그 가족들은 평소에 뇌졸중의 증상에 대해 미리 알아두어 증상이 발생하면 곧바로 뇌졸중을 의심하고 빨리 병원으로 환자를 모시고 올 수 있어야 한다.

 여러 가지 증상을 일일이 기억할 수 없으며 후유증이 커서 혈전용해술과 같은 치료의 대상이 되는 증상은 한쪽 팔다리 마비, 언어장애, 그리고 의식장애 세 가지만 잘 기억하고 있다가 가족중에 이러한 비슷한 증상이 보인다 싶으면 지체하지 말고 119로 연락하여 병원으로 모시고 와야 한다.

이차 예방

 이차예방이라는 것은 뇌졸중이 한 번 걸린 후 다시 뇌졸중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뇌졸중이 있었던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하여 뇌졸중이 다시 생길 위험이 9배나 증가한다. 뇌졸중 뿐 아니라 심근경색의 위험성도 3-4배 증가한다.

뇌졸중 중에서 뇌경색 환자의 약 50% 정도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전혀 없는 정도로 회복이 된다. 그리고 약 70-75% 정도의 환자는 타인의 도움 없이 혼자서 걸을 수 있는 정도가 된다.

만약에 재발을 하는 경우 첫 번째 뇌졸중에 후유증이 훨씬 심해지므로 재발방지는 매우 중요하다. 이차예방에는 일차예방에 설명한 생활습관, 위험인자(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등에 대한 치료 뿐 아니라 혈전이 잘 생기지 않게 하는 항혈소판제제(아스피린 등등)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와파린이라는 항응고제가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의료진과 상의 후 자신에 맞는 약물을 선택해야 한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