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순환 부전·감염·창상부위 압력·영양분 공급 해결해야



PTA로 혈행회복·줄기세포 이식으로 창상 치유








한 승 규
고려의대 교수, 구로병원 성형외과
당뇨족센터장


 만성창상의 대표질환이라 알려진 당뇨병성 족부궤양(당뇨발)이 일반창상과는 달리 잘 치유되지 않는 이유는 창상치유에 필요한 여러 요건들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창상이 성공적으로 치유되기 위해서는 창상부위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해 줄 수 있도록 혈액순환이 만족스러워야 하고(최소한 경피산소분압이 40mmHg는 되야 창상치유를 기대할 수 있다), 세균 자체나 이들이 분비하는 독소에 의해 조직이 파괴되지 않아야 하며, 발의 감각저하로 인해 발생하는 압력손상을 피해야 한다.

 당뇨발 환자에게 내재된 이런 문제점을 흔히 VIP라고 하는데 즉 vascularity(혈액순환부전), infection(감염), pressure(창상부위에 가해지는 과도한 압력)이다.

이 외에도 당뇨발 환자들은 창상치유에 필요한 원천, 즉 세포들의 기능이 떨어져 있어 창상치유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인 세포분열이나 교원질 등의 기질합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창상치유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세포활동에 필요한 영양분들 중 부족한 부분을 찾아 공급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창상치유 능력이 뛰어난 세포 자체를 이식하여 창상부위의 환경을 개선하는 세포치료를 하기도 한다.

당뇨병 환자들 창상의 경우 이런 요소들에 대한 이해없이 당뇨발을 일반창상과 같이 단지 창상 자체만을 국소적으로 관리할 경우 창상치유가 지연되고 결국은 감염이나 괴사로 인해 창상부위를 절단하는 등의 심각한 상황으로 이르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경험한다.

 따라서 당뇨발 치료에 있어 간과하기 쉬운 이 네 가지 요소의 진단과 치료에 대하여 증례를 중심으로 기술하고자 한다.



증 례

 
병 력
 66세 남자환자로 16년 전 당뇨병 진단받고 조절 중인 분이다. 내원 4개월 전 특별한 이유 없이 좌측 발등에 작은 창상이 발생하였다. 새로 구입한 신발이 조여 생긴 것으로 추측되었다.

 이 창상은 병원치료에도 불구하고 점점 악화되어 타병원에서 필자에게로 전원되었다.

내원당시 소견

 발등에 6×5cm 크기의 중족골과 신건 등의 노출을 동반한 깊은 창상이 있었다.

육안으로 창상 가장자리의 상피화소견이나 바닥의 신생육아조직소견, 창상구축소견 등 창상치유가 진행 중이라는 어떤 증거도 찾아볼 수 없었으며, 발열이나 부종, 홍반 등 전형적인 창상감염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창상이 전체적으로 황백색의 필름층으로 덮여 있어 창상감염이 강력히 의심되었다.

 혈액검사상 백혈구수치는 4.8×10³/μL 및 정상적인 differential count 보였으나, ESR 120mm/hr 이상, CRP 250mg/L 이상으로 뚜렷한 만성창상의 감염소견이 있었으며, Hb 10.8g/dL, protein 5.8g/dL, albumin 2.2g/dL로 감소되어 있었다.

기타 창상치유와 관련 있는 요소들 중 vitamin A와 C가 각각 0.6μg/mL와 0.8μg/mL로 저하되어 있었고, Zn과 Cu도 40.9μg/dL와 50.1μg/dL로 정상보다 훨씬 낮은 수치를 보였다. Mg은 정상범위였고 Fe와 TIBC는 떨어져 있었다.

 혈관검사소견을 보면 doppler 검사상 anterior tibial artery만이 약하게 청취되었을 뿐 dorsalis pedis artery와 posterior tibial artery는 전혀 청취되지 않았고, CT 혈관조영술상도 이들 동맥의 완전폐쇄소견을 나타냈다.

창상 바로 옆 부위의 경피산소분압을 측정한 결과 22mmHg로 창상치유를 기대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골수염 진단을 위한 MRI 상 2, 3 중족골 및 관절에 골수염소견이 발견되었다. 괴사조직제거술시 시행한 창상의 미생물배양검사상 표층 및 심부골조직배양 모두에서 MRSA가 검출되었고, 추가로 골조직에서만 Proteus vulgaris와 Morganella morganii 등이 동정되었다.

진단 및 치료

 이 환자에서 창상이 치유되지 않는 주요한 문제점은 1) 혈액순환 부전 2) 골수염을 동반한 감염 3) 신발에 의한 압력손상 4) 그리고 창상치유에 필수적인 vitamin과 albumin, Zn, Cu 등의 영양소 부족이라 판단하였다. Fe의 부족도 감지되었으나 TIBC도 함께 저하되어 있어 인위적인 Fe의 공급은 도움이 될 상황이 아니었다.

 감염진단의 경우 발열, 동통, 부종, 홍반, 백혈구수치 상승 등의 고식적인 감염징후를 보이지는 않았으나 이들 증세는 세균감염에 대항하기 위해 우리 몸에서 나타내는 염증반응이므로 전신상태가 좋지 않은 당뇨병 환자들의 경우 이런 증상이 없더라도 감염을 의심하고 미생물배양검사로 감염을 진단해야 한다.

 먼저 감염진단 및 치료를 위해 감염된 골조직을 포함하여 외과적 괴사조직제거술을 시행했으며, 항생제 감수성 결과에 기초하여 ciprofloxacin과 vancomycin을 4주간 투여하였다. 감염치료 후 ESR은 10mm/hr, CRP는 3.38mg/L로 감소하여 정상소견을 보였다<그림 1>.



그림 1. 감염 치료 전과 4주 후 CRP의 변화



 감염치료와 동시에 혈액순환 회복을 위해 superficial femoral artery 이하의 simple ballooning에 의한 percutaneous transluminal angioplasty(PTA)를 시행하였으며, PTA 후 dorsalis pedis artery와 plantar arch 및 proper digital artery의 혈행이 회복되었고<그림 2>, 창상부위의 경피산소분압도 50mmHg로 향상되어 창상치유를 기대할 수 있는 상태로 호전되었다.

 혈액순환 및 감염 치료가 끝난 후 발등의 창상은 환자의 지방흡입조직에서 분리한 줄기세포 이식을 이용하여 치유를 유도하였다.
 

그림 2. PTA 시술 전(왼쪽)과 후(오른쪽)의 족부 혈행변화. 화살표 : 혈관폐쇄부분

세포이식 후에는 vitamin을 경구투여 하였고 Zn과 Cu의 보충을 위해 Furtman을 10일간 정맥주사하였으며 albumin도 보충하여 교원질합성이 용이하도록 하였다. 치료기간 동안 당뇨발 치료용 신발을 착용하도록 하여 압력손상을 최소화 하였으며 세포이식 5주 후 창상치유가 마무리되었다<그림 3>.



그림 3. 내원당시의 당뇨발 창상(왼쪽 위, 화살표는 노출된 중족골), 세포이식 직후(오른쪽 위), 세포이식 3주 후(왼쪽 아래), 세포이식 5주 후(오른쪽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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