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만족도 금메달은 우리병동"

 "금메달입니다, 금메달! 71병동 모두가 금메달입니다. 금메달의 영광을 차지한 71병동에 힘찬 박수를 보냅시다!"
 지난달 28일, 영남대병원에서는 지난 1년동안 최선을 다해 준비해 온 이들에게 금·은·동메달을 손에 거머쥐게 하는 화려한 올림픽이 열렸다. 야외에서가 아닌, 대강당에서 열린다는 소리에 다른 병원들로부터 "병원에서 무슨 올림픽이냐"며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다름아닌 병원에서 CS의식을 고취시켜 한 걸음 앞선 CS활동을 실천한다는 취지에서 올해 처음 열린 "CS 올림픽"이었다.

 실제로 은행, 백화점 등은 점점 높아만 가는 고객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멈출 수 없다는 생각에서 지난 2004년부터 전 영업점, 전 직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주제의 CS경진대회를 열고 있다. 경진대회를 통해 우수한 사례들을 발굴, 전파해 "고객만족도 1등"에 당당히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병원계에서는 의료의 질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QI(Quality Improvment) 경진대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연례행사로 자리매김한 경우가 많다.


 그 중 한강성심병원은 모두 고객을 위한 활동이라는 점에서 QI와 CS를 한데 묶어 매년 "QI&CS 경진대회"를 열고 있으며, 제일병원은 CS에 감성의 측면을 부각한 "감성 서비스 경진대회"를 열기 시작했다.

의료 질 향상 QI 경진대회 "붐"
영남대병원도 CS올림픽 개최

 영남대병원도 병원계의 무한 경쟁으로 나날이 높아져만 가는 고객만족에 대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CS만 별도로 분리, "고객만족으로 신뢰 받는 영남 최고의 의료원"의 비전을 조기 달성하기 위해 CS올림픽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CS올림픽을 계획한 CS팀 이승희 강사는 "병원에서는 전문직들이 종사하기 때문에 서비스 개념 도입이 어려웠던 부분이 사실"이라며, "전 직원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올림픽을 통해 서비스 개념이 잡혀 가는 데 토대가 됐다"고 의의를 밝혔다. 임상, 진료 시스템뿐만 아니라 환자들이 정서적으로 원하는 부분까지도 세심하게 배려할 줄 아는 "휴머니즘"에 한걸음 다가서겠다는 목표다.

 이 강사는 특히, "병원은 방문할 때부터 아파서 인상쓰면서 들어오는 환자들이 주 고객이기 때문에 백화점, 은행과는 고객의 성격이 다르다"며, "무조건 친절하기만 한 것이 전부가 아니라 신속한 진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면서, 환자의 불편한 마음까지 알아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병원만의 CS활동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병원만의 CS활동이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를 위해 영남대병원은 각 부서로부터 지난해 1년 동안 각 부서에서 추진하거나 실천했던 CS 활동. 각 부서마다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여온 내부 고객만족 향상활동, 외부 고객만족 향상활동, 고객 불만이나 절차 개선활동, 고객응대 태도 변화활동 등 활동 내역을 응모받았다. CS위원회의 예선심사를 거쳐 본선에 진출한 팀 중 71병동팀이 금메달, 52병동팀이 은메달, 영상의학과 지원팀이 동메달 그리고 입원팀이 스마일상 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디오 모니터링 자기 근무태도 진단
맞춤식 영상 교육 등 변화 높은 점수

 금메달을 차지한 71병동을 살펴보면, 병동 모임 활동을 시작으로 CS강사 초청 강의 듣기, 서비스 매뉴얼 개발 등의 활동을 통해 우선적으로 CS의식 향상을 위한 "변화"를 시도했다. 변화에 이어 비디오 모니터링을 통해 각각의 고객응대 태도를 진단하고, 환자에 편의를 제공하고자 담당 질환(뇌졸중) 팜플렛 제작 교육, 홈페이지를 통한 맞춤식 영상교육이라는 한 발 앞선 "전진"을 실천해 나갔다,

 또한 병동 까페를 제작하고, 정기적인 단합대회, 포상 등의 "화합"을 토대로 동기 유발에도 힘썼다. 이로써 환자, 보호자와 의료진과의 원활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상호 신뢰 구축으로 내·외부 고객 만족 향상을 이루어, 병원 이미지 향상에 지대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비디오 모니터링"의 시도는 신선하게 다가온 CS활동으로 꼽혔다. CS 모니터링은 백화점, 마트 등에서 흔히 행하고 있는 모니터 요원이 고객인 척 다가가서 해당 직원의 태도를 살펴보는 "미스테리 쇼핑"의 유형이 많다. 예컨대, 갤러리아 명품관에 모니터 요원이 다가서 ▲맞이 인사와 전송 인사를 한 문장으로만 인사할 경우 -10점 ▲선 고객과 방문 고객의 경우 동시에 응대했는데도 양해의 말을 구하지 않음 -10점 ▲무표정으로 응대 -5점 등의 매뉴얼을 토대로 직원을 평가한다.

 의료기관 평가에서도 모니터 요원이 환자인 척 방문해 불시에 들이닥치는데, 자체적인 의식 향상을 위한 CS평가에까지 이를 적용할 경우 부담감과 불만감이 팽배해 왔던 것도 사실. 따라서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캠코더로 담아 찍어본 뒤 고객응대, 나아가 회의 모습까지도 문제점을 진단해 본다는 취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내 모습이 이랬구나" 스스로 개선
환자 눈높이로 응대하는 자세로

 "저도 모르게 환자가 부르는 데도, 차트 기록에 정신이 팔려 환자를 쳐다보지 않고 응대했지 뭐에요. 제 모습이 찍힌 비디오를 보고 나니, 얼마나 부끄러웠던지 몰라요. 비디오 모니터링 이후 환자가 부르면 꼭 환자의 눈을 마주치고 응대하게 됐어요."

 "회의 중간에 다른 직원이 고객만족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있는데,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턱을 괴고 책상만 쳐다보고 있는 거에요. 발표하는 사람들을 쳐다 보지도 않고 말입니다. 비디오 모니터링 이후에는 경청하는 자세를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단 한번의 CS올림픽으로 인해 CS활동이 극대화됐다고도, 또 모두 끝났다고도 볼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이런 작은 활동을 통해 고객만족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사실은 영남대병원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병원들도 공감하고 있다. CS올림픽이 해를 거듭할수록 고통을 호소하며 울부짓는 환자들에게 단순한 약이 아닌, "마음의 약"을 제공할 줄 아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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