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성격따라 서비스 효과도 달라

환자 유형 한눈에 알아 볼 수 있게 몸에 익혀야




 "환자가 자신에게만 신속히 반응하고 우선적으로 대해주길 요구할 경우?(Feeling형) - 논리적으로 이해시키기 보다는 최대한 호의적으로 표현하고 협조를 구했더니 환자가 만족해 하는 모습이었다."

 "병원의 주요 인물(원장 등)과 각별한 사이임을 거론한다거나 사회적 경제적 지위나 신분을 드러내고 특별 대우를 요구한다면?(Form형) - 무시하지 말고, 전통과 권위를 인정해주면서 요구에 응했더니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에서 고객을 맞이하는 순간, "외형보다 더 큰 비중으로 병원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것이 있다면?"하고 묻는다면, "직원이 얼마나 친절하게 응대했는가"라고 답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 친절하다고 해서 고객에게 무한대의 만족감을 심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객의 유형을 한 눈에 파악하고, 고객이 원하는 대로 알아서 행동하는 "고객 맞춤형 응대"가 뒤따라야만 고객을 진정한 "충성도 높은 우리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서비스 업종, 행정기관에서 행해지고 있는 이같은 노력은 일부 병원에서도 시도되고 있다. 4~5년 전부터 삼성서울병원에서 "고객 유형별 맞춤 응대법"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CS아카데미 전장식 소장(경영학 박사)은 "사람마다 보고 듣는 것이 다 다른데, 고객에게 무엇이 어떻게 보이고 들리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도입 이유를 밝혔다. 고객과 만나기 시작할 때부터, 말 한 마디 건낼 때부터 고객 만족을 위한 노력이 시작되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


 특히,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과정 중 효과적인 채널을 알기 위해 창의성 연구의 대가인 미국 Ned Herrmann 박사의 Brain dominance theory에 근거해 제작된 Brain color(개인 스타일 진단)를 이용했다.

 Brain color는 생각하고 기억하고 판단하는데 관여하는 뇌부위가 좌뇌와 우뇌, 대뇌피질과 변연계 피질의 4개 채널을 사용하고 있으며,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채널이 발달해 각각 4가지 성격 유형을 가진다는 논리다. 이를 서비스테크/코너스톤코리아 김병선 심리학 박사의 논문을 통해 한국인 상황에 맞게 재해석됐으며, 전 소장이 병원 상황에 맞게끔 응대 매뉴얼을 만든 것이다.

 Brain color는 Fact(사냥꾼), Form(행정가), Feeling(양육가), Future(공상가)형의 4F유형으로 나뉜다. 전 소장은 "4가지로 단순하게 나눠서 생각하는 것이 적용이 간편하고 관리가 쉽다"며 "초진과 재진 중에 고객 파악을 위한 연습을 하다보면 효과적인 응대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Fact형의 행동 특성은 ▲무정한 사람이라는 평을 듣는다 ▲원칙적이며 무뚝뚝 ▲칭찬을 아낀다 ▲의사결정이 느리다 ▲같은 말의 반복을 싫어한다 등의 사실 중심의 사고를 한다. Form형은 ▲관습과 전통을 따른다 ▲의사표현 분명 ▲규칙, 규정, 제도 중시 ▲결론부터 말하길 바란다 등의 특성을 가지며, Feeling형은 ▲친절하며 사교적 ▲논쟁, 갈등, 대립을 피한다. ▲감상적이며 쉽게 흥분한다 등의 유형이다. Future형의 특성은 ▲전통과 관습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다방면에 관심을 가진다 ▲답답한 것을 싫어한다 등이 있다.

 예컨대, "수술비는 얼마인가? 할인은 안되는지?" 등 숫자에 민감하게 반응하면 Fact형, "결론 먼저 말해달라"고 하면서, 불필요한 사적인 대화를 싫어하는 Form형, "이 수술은 아프지 않나요?"라며 감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Feeling형, 병원 내 리모델링까지 간섭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는 Future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전 소장은 "이들 각각 유형에 따라 효과적인 응대 포인트가 다르다"며 "한번 익혀두면 고객의 기대 가치를 키워주게끔 만드는 학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화 과정을 통해 고객 유형을 파악했다면, 각 유형별 응대 포인트는 어디에 두어야 할까.

 "치료진에 대해서 불신을 가지며, 사사건건 따지고 처방에 의문을 제기한다면? - Fact형이므로 무조건 들어주고 미안하다고 하기보다는 하나하나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면서 이해를 시킨 후 의사와 연결해야 한다."

 "필요한 말 외에는 하지 않고 무뚝뚝하기만 하다. 사적인 관계를 원치 않는 것 같다면? - Form형이므로 성격 탓이려니 하거나 똑같이 공식적으로 대하기보다는, 한 번 더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Brain Color외에도 서울대병원, 영남대병원, 인제대 평생교육원 등도 DISC를 이용한 고객 유형별 맞춤 응대 교육을 시도하고 있으며, MBTI, 레인보우 분석법 등도 있다. 특히 이런 유형별 분리는 부서 배치나 인사 배치, 부서간, 팀원 관리 등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신입사원 채용시 이런 유형의 인·적성 검사를 실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록 Brain color 위주로 소개했지만, 다른 진단 유형보다 더 우수하다는 것은 아니다. 또한 특정 병원의 응대 매뉴얼을 그대로 암기해서 고객응대를 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고객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원하는 것 역시 다르다는 것, 각각의 고객 만족을 위해서는 스스로 조금 더 생각하고, 학습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이다.

 고객 유형별 맞춤 응대를 위한 CS활동은 고객만족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만족, 나아가 병원 성공으로 이어지는지름길을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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