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난 외길통로…하나의 자극에만 익숙



인터넷 중독 80~90%가
게임이 원인

정신적 기저질환 있는 경우가
대부분

음주·흡연 첫경험 연령 점차 낮아져
핸드폰 중독도
위험 수위






인터넷 중독

 인터넷 중독은 알코올, 니코틴 등의 물질 중독이 아닌 쇼핑, 도박같은 행위 중독에 포함되고 DSM-Ⅳ(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편람)에 따라 조절능력을 잃는 충동장애로 분류하고 있다. 향후 DSM-Ⅴ에는 가상현실장애(cyber disorders)도 추가될 예정이다.

 특정행위를 과도하게 반복하는 강박증의 유형으로 보자는 의견도 있지만 내성과 금단현상을 보이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양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중독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중독이 기존 정신병리의 다른 증상인지 새로운 정신병리로 봐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들이 일치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3443만명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사회문화적으로 밀접하게 스며들어 있는 인터넷에 대해 중독이나 병으로 치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2007년 6월 현재).

심한 경우 하루 평균 7시간 30분동안 인터넷을 사용하고 3번의 일상활동 중에서 1번은 인터넷을 통해 일을 수행하고 있을만큼 의존도가 높다는 연구결과는 이를 뒷받침 해준다.

 하지만 이런 인터넷의 의존적인 사용양상은 인터넷 중독에 쉽게 빠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만 9~39세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 중독 조사결과는 이런 우려를 잘 반영해준다.

 전체의 1.7%가 인터넷 중독 고위험 사용자, 7.5%가 잠재 위험 사용자에 해당되었고 청소년층의 경우 14%가 중독의 위험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정보문화진흥원, 2006).

 또 만 9~12세에서는 1.5%, 만 13~15세는 2.6%, 만 16~19세는 2.9%가 고위험사용자군으로 나타나 성장과 함께 중독위험도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2007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인터넷 중독의 증상으로는 탈억제(disinhibition), 고양된 친밀감(intense intimacy), 경계의 상실(loss of boundary), 시간개념의 상실(timelessness), 통제로부터 벗어나는 느낌(feeling out of control) 등이 나타났다.

 청소년들도 시력저하, 수면부족 등의 건강악화(82.0%), 생활파괴(77.3%), 성격변화(36.7%) 등을 부작용으로 꼽을만큼 인터넷이 심신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히 높다(2007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청소년 인터넷 중독의 80~90%는 충동을 유발하는 게임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중 인터넷만을 통해서 중독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10% 내외고 정신적인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을 야기하는 기저질환으로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우울증을 들 수 있다.

 ADHD는 일상생활이나 학습활동 등에서는 쉽게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인터넷 중독으로 표출되는 경우에서는 진단이 어렵다. 인터넷은 능동적이기 보다는 피동적인 사고와 집중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일상생활에 대한 낮은 적응도의 원인을 인터넷에서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우울증 역시 현실에서의 좌절감, 스트레스, 대화단절 등의 문제를 가상현실에서의 성취감, 커뮤니티나 온라인 채팅 활동 등을 통한 만족감으로 해소·대체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는 방치되기 쉽다.

 최근에서야 정부가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치료적인 방면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정책이나 실행도는 아직 낮은 상황이다.

 인터넷 중독에 대한 진단척도로는 현재 "Young 척도"나 "K-척도"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척도들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이는 인터넷 중독이나 변수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척도에 대한 수정·개발은 계속 진행 중이다.

물질 중독


 국내에서 청소년의 물질 중독 위험도 역시 인터넷만큼 높다. 담배, 주류는 물론 본드 등의 약물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흡연의 경우 1998년부터 교육을 통해 흡연청소년의 비율이 많이 낮아졌지만 2003년을 기점으로 다시 소폭 상승하고 비슷한 비율로 유지되고 있다.

 최초로 흡연하는 연령도 98년 15세에서 2006년에는 12.5세로 낮아졌다. 5년마다 1세씩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최초 음주연령도 15.1세에서 13.1세로 낮아져 역시 5년마다 1세씩 감소하는 양상이다(질병관리본부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 2006).

 ▲ 알코올 중독

 국내 18~65세 알코올 중독의 평생유병률은 15.9%로 약 200만 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국립서울병원. 서울대 정신과, 정신질환 실태조사 2001).

알코올 중독의 진단은 알코올의 남용과 의존으로 나눠서 진단한다. 

 최근 발표된 청소년기의 알코올 노출이성인시기에 술에 대한 거부감을 줄인다는 연구는(Alcoholism, 2008; 31: 2020-2027) 알코올에 노출된 청소년이 성인으로 성장했을 때 알코올 중독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18세 청소년의 음주 비율은 약 50%고 이 중 절반가량이 과도한 음주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주고 있다(질병관리본부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 2006).

 ▲ 니코틴 중독

 담배로 대표되는 청소년의 니코틴 중독에 대한 심각성은 국내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 5월 31일 세계보건기구(WHO)의 "세계 담배 없는 날 2008" 주제인 "담배에서 자유로운 청소년(Tobacco-Free Youth)"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흡연을 포함한 담배 사용의 위험도에 대해서 많은 연구들과 교육이 있었지만 담배에 관련한 광고물, TV, 인터넷 등을 통해 청소년들이 담배 사용을 당연시하고 담배에 별다른 경계심 없이 쉽게 접근·사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청소년들이 담배로 인한 니코틴 중독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흡연자들이 18세 이전부터 흡연을 시작하고 나중에는 의존도가 높아져 끊기 힘들어진다는 점을 WHO는 강조하고 있다.

그 외 중독

 휴대폰도 인터넷과 함께 중독의 대상으로 등장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자신을 "심각한 중독" 혹은 "중독에 가깝다"고 답변한 비율은 11.4%(2007)였다. 전년도(10.1%, 2006)에 비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고 성인의 2배의 비율로 나타났다(2007 인터넷 중독 실태 조사, 한국정보문화진흥원).

 휴대폰 사용은 내성과 금단현상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를 중독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지만 최근 14~20세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과도한 휴대폰 사용(하루 문자메시지 200건 이상)이 컴퓨터의 사용시간을 늘리고, 알코올·탄산음료의 소비량을 증가시켰다.

 이와 함께 스트레스, 피로감을 유발하고 나아가서는 수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SLEEP 2008, abstract No.: 0249).

 이외에도 비만도 중독 개념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과도한 식욕을 충동으로 보고 음식을 탐닉하는 행위가 내성·금단현상을 동반한다고 설정한다는 것. 이런 개념에서 병행치료 했을 때 단독으로 비만치료를 시행했을 때보다 효과가 더 좋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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