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치료에서 예방으로패러다임 바뀐다

독일 암연구소 헤럴드 하우젠 박사 발표


 감염에 의한 암 환자는 연간 201만6920명으로 전체 암 환자의 18.6%에 달한다.

이들 환자를 분석해 보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37%,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27.9%, B/C형간염 바이러스(HBV/HCV) 24.8%,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10.3% 순으로 관찰된다.

 암종별 원인체를 살펴보면 구강암 HPV(25%), 자궁경부암 HPV, 간세포암 HBV/HCV(80%), 위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80%), EBV(10%), 비인두암 EBV, 비호킨스 림프종 EBV(10%), 호킨스 림프종 EBV(30%) 등 다양한 암이 여러 감염원을 통해 유발됨을 알 수 있다.

 자궁경부암과 성적 접촉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들은 1920년대부터 활발히 이루어졌고, 1967년 허피스 바이러스 2형이 원인체라는 보고가 이루어졌다.

1982년에 보고된 대규모 연구를 통해 이같은 상관관계는 다시 한번 규명됐다.

 한편 하우젠 박사는 1972년부터 HPV와 자궁경부암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여 1980년 생식기 사마귀와 후두유두종에서 HPV 6, 11형의 역할에 대한 보고를 하게 된다(Int J Cancer 1980;25:605).

 1983~84년에는 자궁경부암, 보웬병과 HPV 16, 18형의 상관성에 대한 보고가 이어진다. 이후 제약회사들은 자궁경부암 백신 개발에 착수했고, 2006년 6월 미식품의약국(FDA)은 최초의 자궁경부암 백신을 승인했다.

 1980년대 초 자궁경부암의 원인인자로써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확인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패러다임을 이동시킨 것이다.

HPV 6, 11, 16, 18형에 대한 예방백신은 생식기 사마귀에 대해 최고 90%, 고위험형 HPV(16, 18형)에 의한 병변 형성에 대해 70% 이상 예방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16, 18형은 31, 45형과 교차반응하므로 추가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하우젠 박사는 "저위험형 역시 발암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무위험형 또는 양성형으로 생각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백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매년 47만명의 자궁경부암을 예방함으로써, 향후 20년에는 자궁경부암 유병률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기타 항문성기암(항문암, 항문주위암, 전정암, 외음부암, 질암, 음경암) 역시 자궁경부암보다 빈도는 적지만 고위험형 HPV 감염과 관련이 있다. 그렇기에 HPV 백신은 이들 암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는 부가적인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백신접종은 성경험이 없는 연령에 권고되지만 성경험이 있더라도 백신이 함유하고 있는 HPV 타입에 모두 감염되지 않았다면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비강분무 백신 등 다양한 개념의 차세대 HPV 백신에 대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 박종섭 교수팀은 lactobacillus에서 clonning한 차세대 백신을 개발중이다. 한편 일본에서는 치료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중에 있다.

 또한 현재 논의되고 있는 group-specific HPV 백신 개발이 성공한다면 지금까지 확인된 112개 HPV 타입의 대부분을 예방하는 것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자궁경부암은 매년 49만3000명에서 새로이 발생하고 있다. 2005년 한국암등록역학연구에 따르면 매년 4000명의 여성에서 자궁경부암이 새로이 발생하며 1100명이 이로 인해 사망한다. 스크리닝을 통한 조기검진이 활발한 국가의 경우 자궁경부암 발생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그러나 스크리닝 시 고등급 병변(high grade lesion)이 관찰될 경우 원추절제술과 같은 산부인과적 중재술이 요구되며, 이같은 수술적 중재는 불임, 조산과 같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한계를 동반한다.

 그렇기에 근본적인 감염 예방으로의 패러다임 이동은 환자에게는 상당히 의미있는 변화인 것이다.


























남성대상 4가 백신 임상 내년 완료

패널토의 

Q. 남성에게도 HPV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가?

 A. 현재 HPV 4가 백신(가다실, MSD)은 남성의 생식기 사마귀에 사용이 허가되어 있다. 그러나 남성의 경우 감염이 암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만일 백신을 접종한다면 herd immunity의 개념에 입각한 접근일 것이다. 여성으로의 전염을 막기 위해 백신을 접종한다는 것이 의학적으로나 비용효과적으로 적절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 그렇지만 성적 정체성에 문제가 있는 남성 또는 호모에게는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 박종섭 가톨릭의대 산부인과 교수

 A. 현재 HPV 4가 백신의 남성 대상 연구가 진행중이며 2009년 완료될 예정이다. 임상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자. - 하우젠 박사

 Q. 추가접종이 필요한가?

 A. 현재 5~10년 후까지 항체가 지속되는 것이 확인되어 있다. 아직까지 추가접종의 필요성은 대두되고 있지 않다.
- 하우젠 박사

 Q. 면역저하 여성, 임신부, 수유부에도 접종이 가능한가?

 A. 면역저하 여성에게는 접종할 수 있으나 면역형성 정도는 낮을 것이다. 임신부에는 접종이 권고되지 않고, 수유부는 접종이 가능하다. - 김영탁 울산의대 산부인과 교수


■ 하우젠(Harald Hausen) 박사는
"HPV, 자궁경부암 주범" 밝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특성 규명 및 다수의 HPV 타입을 분리함으로써 HPV가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임을 밝힌 학자이다. 또한 100여 개가 넘는 HPV 중에서 6, 11, 16, 18형을 분리, HPV 16, 18형이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고위험군임을 입증하기도 했다.

 자궁경부암 백신의 기틀을 마련하여 세계 최초의 암예방백신을 탄생시킨 그는 "Journal of Cancer"의 편집장을 겸임하고 있으며,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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