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삶은 평생 살아있는 성자와 같았다"












지난 21일 오전 9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선우경식 원장의 장례미사
< 자료제공 = 평화신문 >



 26년간 영세민, 노숙자, 행려병자, 외국인 노동자 등 소외계층에게 참인술을 베풀며 온국민의 존경을 한몸에 받던 이 시대의 참의료인으로, 빈자들의 슈바이처로 불린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부설 요셉의원 선우경식 원장(63세)이 18일 오전 4시 강남성모병원에서 영면했다.

 선우 원장은 1969년 가톨릭의대를 졸업(10회)하고 Jewish Memorial Hospital N.Y.C 에서 내과학을 전공(1978~80)한 후 귀국, 한림의대 교수(1980~82)를 거쳐 성프란치스코의원(1982~83)을 운영했다.

 의원을 운영하던 중 후배의 요청으로 신림동에 소재한 사랑의 집 진료소에서 무료 활동을 하게 됐는데 이것이 인연이 돼 인생의 절반을 결혼도 하지 않은 채 무료 의료 활동에만 전념했다.

 이 활동이 있은 후인 1987년부터 작고 직전까지 요셉의원을 운영하며 본격적으로 노숙자 등 소외계층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며, 연 인원 42만 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대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생전에 "가난한 환자를 도와야 한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무료 진료 사업을 시작했는데 돈이 없어 아프다는 말도 못하는 환자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봉사의 길로 들어선 이유를 설명하고, 이를 행할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늘 이들에 감사를 표했다.

 요셉의원을 개원하고 월 1000만 원의 적자가 나는 어려움을 겪자 직접 의약품을 얻으러 다니기도 하는 노력을 한 결과 후원인이 늘어 정상적인 진료를 할 수 있게 됐으며 1997년에는 신림동에서 영등포역 뒤편 쪽방촌으로 진료 장소를 옮겨 노숙자들과 함께하는 인생을 살았다.

 이곳에서는 병원 외에도 알코올중독자를 위한 목동의 집과 재활센터를 갖추고 이들이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이같은 그의 봉사가 알려지면서 가톨릭의대 동창회는 2001년에 자랑스러운 가톨릭의대인 봉사상 대상을 수여했으며 서울시의사회와 한미약품은 2002년 1회 한미참의료인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외에도 호암상 사회봉사상, 결협 복십자 대상, 가톨릭대상도 수상했다.

 특히 2006년 위암 수술을 받고 통원과 입원 치료를 번복하면서도 틈나는 대로 자신의 고통을 뒤로 하고 요셉의원에서 이들에게 진료를 하다 지난 15일 뇌출혈로 쓰러져 마지막 가는 길까지 참의료인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정진석 추기경은 18일 애도메시지를 통해 "선우경식 원장은 평생 살아있는 성자와도 같았다"고 추모했다.

 고인의 장례는 사회복지법인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장으로 치러졌으며 21일 오전 9시 천주교 서울대교구 명동성당에서 장례미사를 갖고, 경기 양주 천주교 길음동성당내 묘원에 잠들었다.

 가난한 이웃과 함께 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성자 선우 원장의 봉사와 희생의 뜻을 이어 받을 제2의 선우경식 원장이 의료계 내에 많이 탄생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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