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사회 미래 달려…의료전달 체계 확립부터


 "재활의학과가 부럽다"라는 말을 수도 없이 많이 듣는다. 최근 들어 몸값이 최고 2억까지 뛰고, 갈 데 없어도 개원만 하면 충분히 먹고 살만해 보인단다.

 그러나 아직도 이런 말이 맞는 것 같아 괜스레 우쭐해지는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있을까?

 지난호(428호)에서 살펴봤듯 제대로 된 전문재활치료를 해보겠다고 나설수록, 수가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탓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책정된 수가도 난립한 요양병원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많아 재활치료의 "꽃"인 재활의학과가 정작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는 현실에 처해 있다.

 그렇다고 현실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선택한 재활의학과의 초심을 살려, 스스로의 질적 향상을 꾀해야 한다. 향후 재활의학과의 중요성이 점차 커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재활의학과 모두의 자정노력과 결집이 필요한 때다.

 러스크병원 이규한 원장은 "고령화가 될수록, 재활서비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은 적자일 수 있어도 미래를 보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한재활의학과개원의협의회 박명희 회장(희민재활병원장)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라봤을 때, 지금의 재활의학과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지금 끈은 놓는다면 정작 시장이 커진 뒤에는 다른 진료과에서 재활치료 영역을 넘볼 수 있는 소지가 충분하다.

 특히, 재활의학과가 재활치료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치료는 기대할 수 없어 더욱 분발해야 한다. 재활치료는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물리치료사, 언어치료사, 사회사업가, 심리치료사, 재활간호사 등 각 전문 부분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총괄, 조율하는 "리더"의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재활병원이 자칫 도산할 수 있다는 두려움만으로 주춤한다면, 피해를 입는 것은 재활의학과와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들 모두에게 돌아간다. 보바스병원 손성곤 원장은 "장애평가, 경제적인 측면까지 고려하는 것이 재활의학과"라며 "다른 진료과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 재활의학과는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격려했다. 물론, 그간 재활의학과 스스로 아무 것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재활치료의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제대로 된 재활전문치료를 해보겠다고 뛰어드는 이들도 늘어났다. 아직은 수가체계가 턱없는 수준이지만 수가의 요구와 함께, 양질의 의료제공을 위해 삭감을 감수하며까지 바른 진료에 나서고 있다.

 요양병원과 재활병원의 종별 구분이 필수라고 주장하며, 재활병원 인증제 도입으로 차별화도 꾀하고 있다. 또한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해 만성 환자 대상의 간호 제공 시스템까지 폭넓게 생각하고 있다.

 재활의학과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

 그렇기에 관심도 뒤따라 온 것이고, 여기저기서 재활의학과 영역에 군침도 삼키고 있는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이제는 한번쯤 뒤돌아 볼 때라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급성기-아급성기-만성기 환자의 구분된 재활치료를 담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요양병원 증가에 편승하지 말고 제대로 된 재활전문치료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

 더 나아가 고령화의 미래도 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

 오늘날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나가며 내실을 기한다면, 재활의학과가 재활치료의 미래를 책임지는 진정한 "꽃"으로 피어날 것이다. 정부의 현실적인 수가 반영까지 뒤따른다면, 다가오는 고령화 시대, 건강한 국민 의료와 행복한 삶을 이끄는 든실한 지킴이로 확고히 자리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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