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기 병원 "60% rule"…보험적용 대상 제한


美 보험급여제도 현황


 미국은 OECD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전국민 의료보험이 없는 나라로 의료비 지출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단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노인의료보험제도인 Medicare(전국민의 13%)와, 65세 미만의 저소득자·신체 장애자를 대상으로 하는 국민의료보조제도인 Medicaid(3~4%)가 공보험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Medicaid의 경우 진찰비가 아주 낮게 책정되어 있으며, 상당수의 Medicaid 환자들은 시립병원을 찾게 된다. 나머지 국민은 사보험 대상자이지만, 일부 중산층 중에는 경제적 여건이 안되어 무보험으로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의 수는 5000만 명에 달한다.

 하루 입원비는 800~5000달러로 국내 의료수가와는 비교할 수 없이 높은 수준이다. 그러므로 국가(공보험)에서는 DRG(Diagnosis Related Group) 제도를 도입하여 진단코드에 따라 입원일수에 제한을 두고 있고, 사보험도 이 제도를 따르고 있다.

 CMS(Center of Medicare&Medicaid Service)는 2004년부터 단계적으로 "75% rule"을 도입해 급성기 재활병원에 입원한 Medicare 환자의 75%는 13개 환자 조건 중<표> 한가지 이상을 충족하도록 했다. 이 조항은 입원환자의 재활비용을 줄이기 위한 시도로 재활의료계에서 비난받아 왔다. 암, 심장질환, 폐질환(예, COPD)에 대한 재활이 예외 기준에 속하는 것 역시 문제였다.

 올해부터는 그 비율이 60%로 낮춰져 혜택받는 환자의 범위가 늘어나게 됐다. 병원측은 60% 기준을 맞추지 못할 경우, 그 해 Medicare 입원환자에 대한 환급을 받지 못할 수 있다. 그렇기에 재활병원들은 그 기준을 맞추기 위해 무단히 노력한다.

 현재 이같은 문제점에 대한 대안으로 외과의 경우 "Day hospital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입원 해당이 안되는 환자를 외래로 수술하여 낮시간 동안 병원에서 머무르며 식사와 함께 수술 후 처치를 받게 하는 시스템이다.

 지난 7월부터는 Medicare법에 의해 재활 입원시 기능회복의 목표 및 퇴원시점을 알려주는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 환자는 알 권리를 챙기고 정부는 보험급여를 줄이는 목적을 가진다.

▶도움말
- 안정환 미국 뉴욕의대 교수(뉴욕대학병원 재활의학진료분야 수석·러스크 인스티튜트 진료원장)
- 이강우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국제진료소 소장, 대한재활의학회 차기회장)
- 백남종 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미국 의사들 한가지 전문 영역에 집중"

한국서 일할 기회 생기면 긍정적으로 고려할 것


존스홉킨스대병원 재활의학과 이 승 복 전문의

 - 재활의학 시스템에 있어 미국과 한국의 차이는.

 미국 의사들은 EMG(electromyography), 뇌졸중, 보철술(의수족), 보조기(orthotics) 등 한 가지 전문 영역에 집중하는 반면, 내가 초청받았던 한국의 일부 의료센터는 자신의 전문영역 외 일련의 일들을 다 처리하고 있었다.

이는 인력부족 때문일 수도 있지만 한국 의료계의 인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내 경험에 의하면 환자들은 여러 영역을 두루 관장하기보다는 한가지 영역에서 보다 전문화된 의료진을 선호한다. 그러나 이같은 미국과 한국의 재활의학 환경은 각각 장단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국내에서는 재활의학과 인기가 높아가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는.

 재활의학은 매우 특이하고도 유망한 분야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아직까지 대중 및 의료인들로부터 의학 전문가로서 명성을 얻거나 존경받는 분야는 아니다.

 한국과 미국 모두 매우 강하고 가치있는 재활의학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가치있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훌륭한 교육 및 훈련과정에 재활의학에 대한 열정이 더해질 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는 의료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의사로서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일들은 "예술"이지 "기술"이 아니다. 비록 더 노련하고 현명한 의사들이 내 의견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지만 기술은 어디서나 어떤 방식으로나 항상 얻을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예술적 혼이 담긴 기술이다.

이같은 부분은 가르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완벽히 배우는 것도 불가능하다.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내면과 사고를 깊이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 최근 근황은.

 15개월 전 한국인 아내와 결혼 후, 인생의 전환기를 맞아 함께 도전하고 배우고 성장해 가고 있다. 현재 존스홉킨스병원에서 다발성 경화증, 횡단성 척추염 등 척수질환 환자 진료에 전념하고 있다.

 최근에는 척수손상 임상연구에 매료되어 존스홉킨스의 공중보건대학원에서 임상역학 박사과정을 밟을 계획을 가지고 있다.

향후 신경손상 장애인에 대한 임상치료 및 연구 등 장애인에 대한 세계적 전문가가 되는 것이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비젼이다.
 
 - 한국에서의 의료활동 계획은.

 현재 한양의대 외래 교수(adjunct professor)로 제의를 받은 것을 비롯, 서울의대, 경북의대 등 여러 의과대학에서 몇차례 강의를 한 경험이 있다.

 만일 한국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긍정적으로 고려해 볼 생각을 갖고 있다. 아직까지 한국으로 돌아가 근무할 만큼 비전있는 제안은 받지 못했다.

 앞으로도 한국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객원강사 역할을 계속함으로써 미래의 의사들에게 내가 배우고 훈련받은 것을 전달하는 일은 계속하고 싶다.

 최근 한국 드라마 "뉴하트"를 시청하면서 한국의 의료시스템과 의사들의 마음가짐에 대해 상당히 많은 것을 알게 됐다. 그 중에는 미국 의사 사회와 유사한 부분도 있었지만, 드라마를 통해 묘사된 많은 부분을 통해 한국의 의사들이 어떻게 대학병원에서 근무하게 되는지에 대한 정보를 일부나마 얻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광희대학교의 자부심은 매우 높고 드라마의 한 등장인물은 그가 타학교 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항상 경원의 대상이 된다.

 미국에서 이같은 행위는 차별대우로 인식하며 비합법적인 행동으로 간주된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내가 한국에 있었다면 의과대학에 입학해 졸업 후 의사로 활동하는 것이 가능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러한 차별적 시스템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승복 선생은…

 초등학교 시절 미국으로 이민가 체조선수로서의 꿈을 키우던 중 불의의 사고로 인해 일순간 사지마비 장애인이 되어버린다. 고통과 좌절이 없지 않았을 20여년 간의 긴 터널을 헤치며 다트머스의대, 하버드대학병원 인턴, 존스홉킨스대학병원 레지던트 및 펠로우 과정을 거쳐 재활의학과 전문의로서 우뚝섰다. 삶에 대한 넘치는 열정과 유난히 자존심이 강한 그의 앞에서는 "가혹한 신의 거짓말"도 무릎을 꿇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