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콜레스테롤 치료제로 "스타틴" 지지 목소리 커져


"ENHANCE" 결과 발표

 지난달 29일부터 4월 1일까지 시카고에서 열린 제57차 미국심장학회(ACC) 연례 학술대회에서 바이토린(Vytorin) 효과의 실체가 도마위에 올랐다.

 심바스타틴(simvastatin)과 심바스타틴+이제티마이브(ezetimibe)의 치료효과를 비교한 "ENHANCE" 연구가 바이토린 논쟁의 가운데 있다.

연구가 끝난 후 2년 동안 발표를 지연하고 제약사가 연구종료점을 바꾸려고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해 비판을 받은 바이토린의 연구가 기대한 바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연구 결과가 발표되자 의사들 사이에서는 스타틴에 무게를 실어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NEJM(2008; doi:10.1056/NEJMoa0800742)"에 발표된 이 연구는 720명의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를 363명의 심바스타틴 단독치료군+위약군과 357명의 심바스타틴+이제티마이브 병용요법 치료군으로 나누어 치료효과를 비교한 것이다.

 24개월 동안 단독치료군에게는 매일 80㎎의 심바스타틴만, 병용요법 치료군에게는 같은 용량의 심바스타틴에 10㎎의 이제티마이브를 추가투여하여 경동맥의 내막-중막 비후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단독치료군에서는 0.0058㎜(±0.0037), 병용요법군에서는 0.0111㎜(±0.0038)의 두께를 보여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을 보였다.

 부작용에 있어서도 두 그룹이 비슷한 양상을 보였지만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141.3mg/dl(±52.6㎎), 트리글리세라이드(triglyceride)와 C-반응성 단백질(C-reactive protein)의 감소에 있어서는 병용요법군이 25.7%로 차이를 보였다. 단독치료군은 각각 192.7㎎/dl(±60.3㎎)과 6.6% 감소의 수치를 보였다.

 연구팀은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게 실시한 이제티마이브와 심바스타틴 병용치료는 심바스타틴 단독치료와 비교했을 때 경동맥 내막-중막 두께를 유의하게 줄여주지 못했다"며 병용요법의 효과가 뛰어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연구를 이끈 카스텔레인(John Kastelein) 박사 역시 "뛰어난 효과도, 부작용도 없이 그야말로 특별한 점이 없다"고 연구를 평가했다.

하지만 "LDL 콜레스테롤과 C-반응성 단백질의 감소에 있어서는 효과적이었다"며 병용요법의 효과를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았다.

 이 연구결과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이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것"이라는 기존의 메커니즘에 의구심을 던져주고 있다.

 "NEJM(2008; doi:10.1056/NEJMe0801608)" 같은 호에 평론을 쓴 브라운(Greg Brown) 박사는 "지난 20년 동안 "LDL 콜레스테롤은 낮을수록 좋다"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며 "이번 연구결과와 추후 나올 생물학적·임상적인 증거들이 LDL 콜레스테롤 저하로 인한 효과의 메커니즘에 대해 확증해줄 것"이라고 앞으로의 연구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한편 이번 연구발표로 인해 "고콜레스테롤 환자의 치료제는 역시 스타틴"이라는 의견들이 분분해지고 있다.

 과거 ACC 회장이었던 니센(Steven Nissen) 박사는 "스타틴의 효능은 이미 입증이 되어 있다. 어떤 약제가 위험을 줄여주는지 알고 있다"고 말하며 스타틴 사용을 적극 지지했다.

 또한 "ENHANCE" 연구 토론패널 대표인 크룸홀즈(Harlan Krumholz) 박사 역시 "바이토린 사용을 뒷받침할 만한 새로운 증거가 없는 이상, 스타틴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를 통해서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것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연구팀은 1만8000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인 "IMPROVE-IT"을 통해 명쾌한 답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결과 발표는 2012년으로 계획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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